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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의 심장 밸런스? 아직 맞지 않는다”

블리자드 데이비드 킴 밸런스 디자이너 인터뷰

안정빈(한낮) 2012-10-05 16:16:48

“현재 <군단의 심장> 베타테스트의 밸런스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테란의 지나친 약화로 논란이 된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이하 군단의 심장) 베타테스트에 대한 데이비드 킴 디자이너의 답변이다. 하지만 아직 밸런스보다는 새로운 유닛들의 디자인을 보는 단계로 봐달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다.

 

블리자드는 5일 본사 회의실에서 <군단의 심장> 베타테스트와 관련해 블리자드 밸런스 팀의 데이비드 킴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의 궁금증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기존 블리자드 타이틀과 마찬가지로 장기간의 피드백을 거쳐 최고의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데이비드 킴 밸런스 디자이너를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군단의 심장> 베타테스트 밸런스 안 맞는 게 당연하다

 

<군단의 심장>은 지난 9 5일부터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프로토스에는 모선 제어소와 예언자, 폭풍함이, 테란에는 화염차의 전투모드와 거머리지뢰가, 저그에는 군단숙주와 살모사가 추가됐다. 베타테스트 이후 4번에 걸친 밸런스 패치를 진행한 결과, 최근에는 신규 유닛의 활약이 부족한 테란이 가장 약체로 꼽히고 있다.

 

 

<군단의 심장> 신규 유닛의 밸런스 대한 불만이 많다.

 

맞다. 지금의 밸런스는 나도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밸런스보다는 각 유닛의 상성이나 디자인을 맞추고 난 후 밸런스를 조절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프로토스의 예언자는 지금도 충분히 강력하다고 생각하고, 저그의 군단숙주와 살모사는 유닛의 성격이 자리 잡은 만큼 밸런스만 맞추면 된다.

 

반면 테란의 거머리지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번 터지고 끝나는 유닛이 아닌 지속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유닛으로 탈바꿈시켜볼 예정이다. 밸런스는 디자인을 충분히 다듬고 난 후에 처리할 문제다.

 

 

테란의 신규 유닛으로 등장할 예정이던 투견이 삭제됐다.

 

베타테스트에서는 저그에 2, 테란에 2, 프로토스에 3종의 유닛이 추가됐다. 유닛의 종류를 걱정하는 의견도 많은데, 단순히 유닛의 종류를 맞추기보다는 유닛마다 개성적이고 새로운 전략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키가 되기를 바랐다. 투견을 삭제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금의 테란 유닛만으로는 더는 강해질 수가 없다고 판단되면 투견을 되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 투견은 기존 투견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유닛으로 게임에 선보일 것이다.

 

베타테스트 시작 전 삭제된 테란의 투견. 토르와 역할이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삭제될 예정이던 우주모함은 그대로 등장했다.

 

처음에는 폭풍함이 우주모함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베타테스트를 시작해보니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 폭풍함은 사용하기 어려운 유닛이고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우주모함은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유닛으로, 폭풍함은 조건에 맞춰서 전략적으로 쓸 수 있는 유닛으로 노선을 바꿨다.

 

 

현재 베타테스트의 밸런스는 어떻게 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베타테스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저그가 강력했다. 프로토스는 약하다는 의견도 많았는데 패치를 반복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예언자는 굉장히 강력해졌고, 모선제어소도 처음에는 포톤캐논 수준의 방어 건물로 취급받더니 이제는 이를 이용한 견제도 많이 나오더라. 프로토스도 슬슬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문제는 테란인데, 내부에서도 테란이 가장 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규 유닛(전투화염차와 거머리지뢰) 중 거머리지뢰가 효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다른 유닛처럼 강하게 만들고 싶다일단 다음 주 패치를 통해 수정할 예정인데, 거머리지뢰가 만족스러운 강력함을 보일 때까지 계속 지켜볼 것이다.

 

테란의 거머리지뢰. 유닛처럼 움직이거나 원하는 위치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많은 피드백이 필요하다

 

<군단의 심장>은 현재 프로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받기 위한 포럼을 운영 중이다. 포럼은 영문과 한국어 포럼 두 종류로 운영되며 데이비드 킴이 직접 답변을 남기고 있다.

 

그는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피드백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시간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지는 영문포럼에 비해 한국어포럼의 피드백이 적은 만큼 의견 청취도 어려운 탓이다.

 

 

<군단의 심장>에서 종족별로 추구하는 목표가 있다면?

 

프로토스는 견제 유닛이 적다.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보면 해병 드랍처럼 확실하고 강력한 견제기가 없다. 그래서 이를 고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프로토스 VS 프로토스에서는 거신 VS 거신으로 끝나는 싸움이 많아서 거신을 견제하기 위한 폭풍함이 도입됐다. 프로토스 VS 저그에서는 모선의 활용에 따라 게임이 지고 이기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수정하려고 한다.

 

테란은 처음 개발했을 때 군수공장 위주의 전략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그런데 정작 군수공장 의존도가 높다 보니 적에 대한 대응이 느리더라. 그래서 군수공장 위주의 전략이 옳은지 고민하고 있다. 이후에는 군수공장과 병영을 합친, 더 풍부한 조합을 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고 싶다.

 

저그는 지금까지 공성전차나 역장 같은 방어 위주 전투를 하는 유저들을 상대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군단숙주와 살모사처럼 방어라인을 무너트릴 수 있는 유닛을 추가했다.

 

적을 자신의 위치로 끌고 올 수 있는 살모사

 

 

베타테스트가 1:1만 진행된다. 이유라도 있나?

 

최고 수준에서는 1:1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최고 수준의 밸런스를 맞추고 이후 시간이 남거나 필요성이 느껴지면 2:2 혹은 3:3 테스트도 도입하게 될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이 뭔가?

 

종족과 상관없이 자기 종족은 약한데 다른 종족이 강하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웃음).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는 어떻게 밸런스를 조절 중인가?

 

아예 다른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다. 밸런스 맞추는 사람도 다르다. 멀티는 밸런스 팀이 있어서 디자인 및 밸런스를 맞추고, 싱글은 아예 다른 팀에서 담당한다. 덕분에 같은 유닛이라도 싱글이냐 멀티냐에 따라 밸런스가 다르다.

 

예를 들어 군단숙주는 싱글에서 잠복했을 때 자동으로 식충을 보내 적을 공격한다. 하지만 멀티에서 이렇게 했다가는 속도가 빠른 유닛으로 식충을 모두 다른 곳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자동 추격기능을 뺐다.

 

 

국가별 피드백은 어떻게 받나?

 

프로게이머를 위한 포럼이 있다. 한국은 한국포럼을, 외국은 미국과 유럽을 합쳐 영문포럼을 이용한다차이를 느낀 점이 외국 선수들은 포럼에서 특정 유닛이 강하다, 약하다 논의를 굉장히 많이 한다. 댓글도 2~3페이지를 훌쩍 넘길 때가 많다. 하지만 한국은 그런 피드백이 약해 아쉽다.

 

 

클랜시스템과 맵 에디터에도 변화가 있다고 들었다.

 

일단 <군단의 심장> 출시와 동시에 클랜시스템이 적용된다. 그리고 그룹의 개념도 추가된다. 클랜과 달리 그룹은 한 유저가 몇 개씩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그룹에 가입해 해당 팀의 경기일정을 확인하거나 선수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맵에디터는 편의성이 많이 개선됐다. 에디터 내에서 지역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능 등이 추가됐고 이 밖에도 많은 부분을 개발 중이다.

 

적의 자원 채취를 방해하거나 아군의 모습을 숨지는 예언자

 

클랜과 그룹 도입, 신규유저 접근성 높이겠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DoTA 장르의 게임들이 쏟아지면서 <군단의 심장>은 신규유저들에게 상대적으로 어려운 전략시뮬레이션이라는 인식을 받고 있다. 걱정은 없을까?

 

데이비드 김은 서로가 다른 게임인 만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신규 유저들의 적응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뜻에는 동감했다.

 

 

신규유저나 DoTA 장르에 익숙한 유저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인가?

 

우리는 1:1 위주의 게임이고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은 팀플레이 위주의 게임이다. 처한 상황이나 신규 유저를 위한 해결책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재 베타테스트에서도 신규 유저를 위한 몇 가지 특징을 실험 중이다. 예를 들어 공격과 이동, 유닛의 능력만을 표시하도록 커맨드 창을 심플하게 바꾸는 식이다.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더 쉽게 게임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외에도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블리자드도 규모가 크다 보니 전략시뮬레이션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직원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을 불러서 하나씩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처음 전략시뮬레이션을 접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게임을 더 쉽게 배울 수 있을까 매번 고민하며 개발 중이다.

 

 

싱글플레이는 어느 정도 분량인가?

 

미션이 20개 있다. 각 미션마다 플레이하기 나름이라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는 말할 수는 없지만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싱글플레이는 알다시피 케리건의 복수에 관한 이야기를 담으며 자세한 내용은 향후 싱글플레이 이벤트에서 공개 될 것이다.

 

<군단의 심장>에서 케리건은 특수요원과 저그의 타락 등 다양한 능력을 사용해 복수를 이뤄나간다.

 

 

연내 출시가 가능할까?  제이 윌슨이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2> 개발자들이 <디아블로 3>에만 빠져 있다고 말하던데?

 

고칠 부분이 아직 많다. 끝이 안 보이기 때문에 아직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다. 사실 팀 내에서 <디아블로 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많이 하는 건 맞지만, 그것 때문에 일정이 밀리는 건 아니다(웃음).

 

다들 일은 일로, 게임은 게임으로 확실히 구분하고 있다. 아직 출시날짜를 정한 것도 아니니 최고의 게임이 될 때까지 블리자드 방식으로 계속 개발할 듯하다.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에서는 맵핵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핵은 최선을 다해서 고치는 부분이다. 맵핵에 대한 해결책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군단의 심장> 출시에 맞춰서 모두 없애겠다고 확답은 못하겠지만 계속 줄여나가는 단계다.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국에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으니까 베타테스트에서 좀 더 활발히 참여하고 더 많은 피드백을 줬으면 한다. 보는 재미가 좋은 게임, 지나치게 강력한 전략이 없어서 더 재미난 게임을 위해라도 많은 피드백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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