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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샷은 테마파크 같은 퓨전 FPS게임”

‘크랙샷’ 최초공개 ③ 스튜디오나인 조구 대표 인터뷰

안정빈(한낮) 2013-08-15 18:00:00
스튜디오나인의 주요 개발자들이 참가했던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국내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들의 신작 <크랙샷 온라인>(가칭, 이하 크랙샷)에서도 같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과연 국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스튜디오나인 조구 대표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인정했다.
 
“하지만 <크로스파이어>의 경험이 있는 만큼 중국만 나가면 성공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구 대표의 답변이다.
 
그래서 <크랙샷>은 국내 흥행에도 목적을 뒀다. 각종 모드를 이용한 차별화와 FPS게임에서 보기 드문 스토리텔링으로 국내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스튜디오나인 조구 대표


■ 시간여행과 다양한 모드의 만남
 
스튜디오나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한다. <크로스파이어> 개발팀 출신을 비롯해 다양한 경력자들로 구성된 개발사다. <크로스파이어>에서 메인 서버를 담당했던 손정호 CTO를 비롯해, 기획총괄이었던 문재성 PD, 메인 클라이언트를 맡았던 조성준 책임 등이 합류해 있고 <디젤>과 <스페셜포스> 등 다른 FPS게임을 만들었던 개발자도 있다. 현재 30명 남짓한 인원이 게임을 개발 중이다.
 
 
솔직히 FPS게임 시장은 포화됐다는 말을 들은 지 한참이 지났다. <서든어택> 같은 장기집권 게임도 있고. 후발주자가 뛰어들기 쉽지 않을 텐데. 결국 어떻게 차별화하느냐의 문제다. 그런데 또 국내 FPS게임에서 밀리터리 소재를 벗어나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밀리터리로 가자니 이미 너무 많고. 당연히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너무 튀지 않게 차별화를 하라는 말이니까.(웃음)
 
 
그래서 선택한 게 시간여행이라는 콘셉트인가? 맞다. 그렇게 고민하던 어느 날, 한 미국영화를 접했다. 현재의 미국비행단이 어찌어찌 하다가 2차 세계대전 직전으로 시간이동을 하게 되고, 진주만 폭격을 눈앞에 둔 비행단이 이를 막고 역사를 바꿀 기회를 얻게 된다. 영화에서는 결국 많은 고민 끝에 역사를 거스르지 않고 끝났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간여행을 콘셉트로 내세우면 밀리터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배경을 마음껏 넣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덧붙여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면서 역사를 바꾸고 이에 따라 게임이 달라지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했고. 지금의 <크랙샷>에 히스토리 모드로 구현된 부분이다.




게임을 잠깐 보니까 모드가 상당히 많다. 시간여행은 소재의 다양화를 위한 것이고, 그것을 게임의 재미로 푼 게 다양한 모드다. 일단 클로즈 베타테스트까지 7~8개의 모드를 선보일 예정이고, 기획 중인 모드까지 합치면 40개가 넘는다. 아마도 현존하는 온라인 FPS게임의 모드는 모두 들어가 있을 거다.
 
좀비부터 디펜스, 탈출, 기본적인 폭파와 데스매치, 요인암살, 공룡, 1:1까지, 있을 건 다 있다. 여기에 추가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전투가 이어지는 엘리베이터 모드나 전투결과에 따라 다음 전투의 모드나 상황이 달라지는 히스토리 모드처럼 <크랙샷>만의 모드도 많이 들어간다.

 
굳이 그렇게 많은 모드가 필요할까? FPS게임의 진입장벽은 생각보다 높은 편이다. 고레벨 유저의 이른바 ‘양민학살’도 심하고. 유저의 실력이나 취향도 전부 다르다. 각각 요구하는 난이도와 원하는 플레이 환경도 천차만별이다. 그런 부분을 다양한 모드로 풀어내고 싶었다.
 
예를 들어 컨트롤이 부족한 유저는 엘리베이터 모드나 3~4인의 파티로 즐기는 탈출모드, 디펜스 모드 등을 통해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어설픈 실력으로 무리해서 다른 유저와 싸우는 것보다 훨씬 재미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자신의 실력이 늘었거나 다른 유저와의 싸움에 흥미가 생긴다면 데스매치나 히틀러 암살 모드 같은 PVP를 즐기면 되고, 여전히 자신이 없거나 PVE가 더 좋다면 탈출 모드와 디펜스만 계속 즐겨도 된다.


PvP가 좋은 유저는 이전처럼 계속 게임을 즐기고? 그렇다. 처음부터 줄곧 PvP만 즐기는 유저도 있을 거다. 40개의 놀이기구를 펼쳐 놓고 원하는 걸 골라서 즐기는 테마파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 “맛있는 것만 편식해도 되는 FPS를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PvE 콘텐츠를 내세운 FPS게임들의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PvE가 지나치게 정형화된 탓이 아닐까? 사람끼리 싸울 때는 확실히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놀라는 재미가 있는데 PvE는 대부분 같은 미션이나 전투를 반복하게 된다. FPS게임에서 RPG처럼 반복을 하려니 지루해지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크랙샷>에서는 PvE에서도 다양화를 추구했다. 일단 랜덤맵 시스템이 들어가고, 맵 하나에 다양한 모드가 추가된다. 디펜스 모드를 예로 들자면 몬스터의 종류나 개체 수, 웨이브 횟수가 매번 다른 식이다.
 
 
결국 PvE는 있지만 성장은 없다는 뜻인가? 맞다. 굳이 FPS게임에 성장이 필요할까? 순전히 짧은 시간에 조작의 즐거움을 느끼러 오는 유저가 대부분이다. 같은 PvE라고 RPG처럼 성장을 원하는 유저는 거의 없다. 게다가 요즘은 다들 모바일게임에 익숙해져 있는데 강제적으로 무언가를 시키는 건 더 어려울 거다. 그냥 유저들이 원하는 걸 다양하게 제공하고 입맛에 맞춰서 놀 수 있도록 만들어야지.
 
 
모드 중 참신한 것들이 있으면 몇 가지 소개해 달라. 굳이 어떤 모드가 참신하다기보다는 모든 모드에 스토리텔링을 집어넣은 부분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 대표적인 게 히스토리 모드인데 과거로 돌아간 유저가 히틀러 암살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다르게 흘러간다.
 
계속 성공하면 히틀러의 추종세력을 물리치고 서방세계와 악의 집단(?)과의 대규모 RvR이 시작되고. 반대로 실패하면 역사 그대로 다음 위협인 빈라덴이나 후세인 암살을 시도하게 된다.
 
각기 다른 모드들을 모아 놓은 일종의 연계 퀘스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에 걸맞은 연출도 이어질 테고, 하나의 이야기를 끝내는 성취감도 있을 거다.




히스토리 모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모드의 스토리텔링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제일 단순한 엘리베이터 모드만 하더라도 건물 10층에 빈라덴이 위치하고 몇몇 유저가 각기 다른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서 누가 빨리 빈라덴을 잡는가를 겨룬다. 암살 모드에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히틀러를 처치하는 방식이고, 폭파 모드는 2차 세계대전 도중 나일강을 파괴해 적의 진군을 막는 식이다.
 
그냥 ‘요인A를 먼저 처치하는 쪽이 이긴다’, ‘10층에 제일 먼저 도착하는 유저가 승리한다’와 히틀러, 빈라덴을 내세우고 이야기를 넣는 건 와 닿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이런 식으로 모드마다 스토리텔링을 이어갈 생각이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도 결국은 다들 몇몇 모드만 편식한다. 그래도 충분히 다행이다.(웃음) FPS게임은 모드 하나하나가 콘텐츠다. MMORPG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를 자주 업데이트하듯 유저 반응을 보고 우리도 많은 유저가 오래 즐기는 모드를 집중적으로 업데이트하면 된다. 어느 정도 반응을 보고 나면 다음에 어떤 모드를 만들지도 자연히 알게 될 거다.
 
그리고 우리는 한참 후발주자인데 인기 있는 부분만 가져가겠다는 편한 생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까놓고 말해서 유저들이 ‘실력도 좋고 레벨도 높고, 아이템도 많이 사놓은 데다가 친구들도 많이 하는 <서든어택>’ 대신 우리 게임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줘야 하는 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고, 조금이라도 더 다른 재미를 줄 필요가 있다.
 
 
인원도 적은데 개발이 너무 어렵지는 않을까? 사실 모드라는 게 재활용되는 부분이 매우 많다. 같은 맵, 같은 몬스터라도 방식을 바꾸면 새로운 모드가 나온다. 예를 들어 엄청나게 거대한 시공간의 균열이 생기고 거기서 공룡부터 독일군, 외계인까지 모두 쳐들어오는 모드를 만든다고 치자. 그때는 그냥 기존 모드의 적들을 총동원해도 된다.(웃음)




■ 이번 목표는 국내 성공, <크로스파이어>의 경험을 살린다

모드도 모드지만 결국 FPS게임의 핵심은 쏘는 맛이다. <크로스파이어> 시절에 배운 노하우가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총기 난이도 조절이 쏘는 맛의 핵심인데 당연히 쉽지 않다. 반동에 따라 총구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탄착군은 또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일일이 점검해줘야 한다.
 
<크랙샷>에서는 기존의 노하우를 살려서 무기마다 적응은 쉽지만 마스터는 어려운 절묘한 난이도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권총을 쓰더라도 손에만 많이 익으면 다른 무기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식이다.
 
너무 잘 맞는 것도 곤란하지만 초보자 입장에서 너무 안 맞는 것도 짜증 나니까. 일단 총은 잘 맞는데 치명상을 입히려면 고민 좀 해야 하는, 그런 밸런스를 맞추는 중이다. 다행히 이 부분에 대한 노하우는 정말 많이 갖고 있다.


듣기만 해도 밸런스에 골머리 빠지는 장면이 연상되는데,(웃음) <크랙샷>에는 과거의 무기까지 등장하지 않나? 사실 과거와 미래의 무기를 많이 넣지는 않을 생각이다. 밸런스 문제도 있고 어디까지나 플레이어는 현대의 군인이라는 설정이니까. 게다가 미래 무기는 전부 레이저총만 연상하다 보니 넣어도 크게 와 닿지 않는다.(웃음)
 
활 같은 곡사형 무기를 몇 종류 넣을 예정인데 지형이나 상황으로 많이 해결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서 과거로 돌아간 부대원 5명이 활을 든 궁수 50명과 싸우면 꼭 이긴다는 보장이 있을까? 거기에 상대가 성벽 위에 있다면?
 
플레이어끼리 전투를 벌인다면 엄폐물이 많은 맵에서 활이 과연 총보다 약할까? 사운드를 듣고 위치조차 알아채기 어려운데? 사실 플레이어 입장에서야 어쩔 수 없이 총이 더 효율적이긴 하겠지만 PvE에서는 변수를 넣어서 약한 무기도 조건에 따라 잘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대전 무기의 밸런스는… <크로스파이어>가 동시접속자 수 백 만 명을 기록할 때도 그 많은 의견들을 보며 맞춰왔다. 유저의 요구와 서버 기술 하나는 자신 있다.(웃음)




중국 흥행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을 듯한데, 국내시장에 대한 자신감은 어떤가? <크로스파이어> 때 국내에서 제대로 흥행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서든어택>이 국내에서 흥한 건 난입모드와 낮은 진입장벽 덕분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장점은 무엇일까? 분석도, 고민도 많이 했다.
 
그래서 찾은 게 모드다. 기존에 많은 부분을 만들어 둔 FPS게임은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기존 시스템에 유저들이 너무 익숙해진 탓이다. 반면 후발주자인 우리는 도전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크랙샷>에는 각 모드에 모바일게임처럼 쉽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추가할 생각이다. 엘리베이터 모드를 예로 들면 얼마나 많은 층을 올라갔는가를 겨루고, 탈출 모드에서는 차량으로 얼마나 멀리 도망갔는지를 친구끼리 경쟁하는 식이다. 카카오톡 게임처럼.
 
내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크랙샷>에서는 해외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부분을 인정받고 싶다.


새로 만드는 FPS게임이라고 하면 일단 그래픽부터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래픽이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솔직히 그래픽 욕심이 없는 개발사가 얼마나 되겠나? 그런데 그래픽 퀄리티로 승부를 낼 수 있을까? 까놓고 말해서 우리 같은 개발사로는 무리다. 그래서 현재 서비스 중인 온라인 FPS게임보다 20%만 좋은 그래픽으로 만들자는 게 목표다.
 
억지로 무리한 그래픽을 넣고 게임은 그냥 그런 모양새로 만드느니 한쪽에 확실히 집중하고 싶다. 차기작을 만들 때는 또 다르겠지만 그때는 이렇게 아껴가며 만든 실력이 확실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갖가지 모드의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일일 듯하다. 일단 나는 영화나 만화 등에서 다양한 콘셉트를 얻는다. 개인적인 경력 자체가 방송과 영화에서 시작하기도 했고. 여담이지만 영화 <용가리>의 배급도 맡아 봤다. 이번 <크랙샷>의 세계관도 솔직히 내 취향이 강하게 묻어나 있다.
 
다만 아이디어 전부를 내가 내는 건 아니다. 개발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게 내부설득과 공감대인데, 개발자가 이 게임이 어떤 재미를 주느냐를 이해하고 만드는 것과, 이해의 과정 없이 그냥 맡은 일만 하는 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재미에 대한 공감대와 교집합이 클수록 좋은 게임이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발회의부터 전원 참여하는 중이다. <크랙샷>이라는 이름도 아침 회의 때 한 사원이 낸 아이디어다. 모드에 있어서도 다들 재미나 보이는 의견이 있으면 곧바로 화이트보드에 쓰고 다음 날 회의를 통해 점검한다.




현재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됐나? 이번에 영상으로 공개한 게 딱 1년 3개월 동안 개발한 버전이다. 그런데 사실 제대로 인력을 투입한 건 이제 3개월째다. 이전에는 20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기획과 개발을 동시에 했다.


타깃층은 역시 20대 초반 위주인가? 테마파크에 가까운 게임인 만큼 누가 오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난이도도 모드마다 천차만별이니까 총 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런 부분에서는 <서든어택>이 정말 고맙다. 연령층을 확 늘려줬고, 여성 유저의 참여도 많이 이끌어 냈으니까.


<크랙샷>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다른 FPS게임을 찾지 않아도 여기에 오면 다 있더라.’ 그리고 ‘여기에 있는 것들이 다른 게임에는 없더라.’ 유저가 우리 게임을 즐기며 그런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그렇지만 남들이 만들지 않는 걸 개발하고 싶다. 그런데 시스템은 친숙해야 하니까 대신 비슷한 걸 만들어도 남들과 다른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좀비를 만들어도 좀비가 천장을 타고 달려오거나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월드워Z>처럼 산을 쌓으며 흘러 넘친다거나.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올해 말까지 7개의 모드 나온다. 그러면 CBT 준비는 되는 셈이다, 그 후에 퍼블리셔와 손잡고 조율하는 것이 6개월 정도. 이렇게 보면 내년 여름 정도면 일단 테스트가 가능하지 않을까? 운이 좋다면 내년 안에 OBT도 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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