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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

[인터뷰] 엠게임 손승철 회장의 고민

고려무사 2007-05-02 13:52:55

 

 

10년 이상 대표 자리를 유지하면서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게임 개발에 참여하면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중 한명이 엠게임 손승철 회장이다.

 

이런 손 회장에게 요즘 ‘큰 고민’이 생겼다. ‘잘못된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큰 고민은 개발사들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다. 단순히 비용을 적게 들여 돈을 많이 벌겠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부터 그의 고민을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게임업계가 우울하다.

 

 

 

 

게임업계가 우울한 것 같다. <홀릭>과 <풍림화산>의 PM(프로덕트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된다. ‘블록버스터 게임’이라는 타이틀로 시장에 선보인 MMORPG가 모두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 와중에 ‘바다이야기’ 사건이 터졌다. 게임업계가 힘을 잃는 것 같다. 게임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고 게임을 하는 전체 인구도 서서히 줄어드는 것 같다. 엠게임도 매출은 늘고 있지만 동시접속자 수가 줄고 있어서 왜 그런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개발환경

 

 

 

 

요즘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들을 살펴보면 게임 하나를 만드는 데 개발비가 너무 많이 든다. 30억원 정도면 만들 수 있는 게임을 3번 이상 갈아엎다 보니 결과적으로 90억원이 들어가기도 한다. 프로세스의 문제인 것 같다. 개발비를 줄이면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개발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엠게임의 경우에도 <홀릭>에 3년, <풍림화산> 개발에 5년이 걸렸다. 아직 개발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 것 같다.

 

 

게임개발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와 같은 고민의 연장선에서 어떻게 하면 훌륭한 게임을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까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게임개발사가 공통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단지 비용을 적게 들여서 게임을 만들고, 돈을 벌겠다는 뜻이 아니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정착되고 있는 게임시장에서 다 같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시기인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다. 지금처럼 대형 프로젝트 하나에 100억원을 쏟아붓고, 이마저도 흥행을 보장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모든 게임업체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 게임개발이 언제부터 이처럼 ‘로또 시장’이 됐는지 모르겠다. ‘잘, 많이, 저렴하게’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기존의 엠게임 개발시스템은 모두 버린다.

 

 

 

 

엠게임은 개발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꾸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게임 개발팀이 세팅되면 그래픽, 기획, 프로그래밍 등 여러 파트가 하나의 프로젝트 아래에 세팅됐다. 하지만 엠게임은 이 같은 시스템을 바꿀 생각이다. 프로젝트 별로 개발팀을 따로 꾸리는 것이 효율적인 개발 시스템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앞으로 엠게임의 모든 프로젝트는 프로모션팀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로모션팀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그 다음에 프로그램팀이 일단 구현해보는 형식으로 간다. 여기에서 걷고, 뛰고, 때리는 등의 기본적인 내용이 구현된다면 다음 팀이 기획을 더욱 구체화시킨다. 인스턴트 던전팀, 몬스터팀, 하우징팀 등 게임의 세부내용을 담당하는 팀에서 게임을 좀더 세부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물론 각 단계별로 평가시스템을 작동해서 계속 후속 팀으로 프로젝트를 구체화시킬지에 대해서 논의하게 된다. 최초에 프로모션팀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심사하고 ‘걷고 뛰고 때리는’ 것을 구현하는 프로그램팀에 3개월의 기간을 주려고 한다. 이 기간은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시기다. 프로토타입이 심사를 통과하면 다음 팀으로 프로젝트가 이어진다. 그리고 몇 단계의 과정을 더 거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소비자에게 선보여도 될 정도라고 판단이 되면 이때부터 대규모로 자금이 투입된다.

 

 

버퍼링 개발시스템 만들겠다.

 

 

 

 

게임을 만들다보면 개발자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금까지의 개발시스템에서는 그야말로 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새로운 개발환경은 개발자가 이탈하더라도 버퍼링이 되는 구조다. 개발자들은 젊다. 꿈이 많다. 기존 개발조직에서 나가서 새로운 꿈을 펼치는 것에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큰 손해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회사를 떠나는 개발자의 몫이 아니라 회사가 떠안아야 할 몫이다.

 

 

1년에 12개 게임 내놓고 싶어

 

 

 

 

이런 형태로 1년에 12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매달 한 개씩 만들어볼 생각이다. 캐주얼게임의 경우 1년 안에 무조건 오픈베타테스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오는 6월 20일께 새로운 개발환경에서 만든 게임을 공개할 생각이다. 6월에 공개하는 게임은 사내공모전을 통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총 11개 게임이다. 게임에 대한 영상을 간단하게 공개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7월에는 11개 게임에 대해 임원진 심사 30%, 직원 심사 30% 외부 심사30%, 기타 10% 형식으로 게임을 평가해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게임을 정할 생각이다.

 

이 같은 시스템이 정착되고 해당 프로젝트를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결정이 이뤄진 후에는 개발자들을 별도 회사로 분사시킬 생각도 가지고 있다. 엠게임 안에서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내부에 남아서 게임을 만드는 것도 막지 않겠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원한다면 분사를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밖에 손승철 회장이 고민하는 것들

 

* 2008년에 코스닥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요즘 이와 관련한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 일본에 있는 엠게임재팬이 올해부터 흑자를 낼 것 같다. 별도법인으로 분리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증시에 도전하고 싶다. 역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일본에서 네오위즈와 어떻게 연합전선을 펼칠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 북미 스튜디오를 세우려고 한다. 미국 시애틀에 만들지 아니면 캐나다 쪽에 만들지를 놓고 저울질중이다. <웜즈>나 <봄버맨>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했던 것처럼 기존의 해외 패키지게임을 온라인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구름인터렉티브에 감사한다. 엠게임의 품을 떠나 새로운 회사를 만들 때에는 솔직히 위기를 느꼈다. 새롭게 회사를 추스리고 세팅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엠게임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던 것 같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두 회사 모두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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