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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게임의 재미에 대한 고민, X-SPIN

액토즈 소프트 엄재원 PD

태무 2007-05-11 18:57:48

 

여러 스포츠게임을 취재하고 다녔지만 온라인 탁구게임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물론 락스타의 <테이블 테니스>나 아케이드 탁구게임이 있었지만 국내 업체에서, 그것도 온라인으로 개발되는 탁구게임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탁구가 온라인게임으로서 적절한 소재일까요? 테니스 게임들의 잇딴 실패 이후, 가운데 '네트'를 두고 플레이하는 스포츠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는데요. 탁구게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액토즈 소프트에서 <X-SPIN>(가칭. 변경예정)의 개발을 총괄하는 엄재원 PD를 만나 탁구게임의 가능성을 들어봤습니다. /군대에서 탁구로 포상휴가를 받았던 태무


 

TIG> 탁구라는 종목이 대중적이지는 않은데,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탁구가 지금은 비록 비인기 종목이지만 한때 우리나라에서 붐이 일었던 스포츠였다. 스포츠로서의 재미는 충분하다고 본다. 또 빠른 공과 스핀에 감각적으로 반응하며 플레이하는 탁구의 몰입감을 게임 속에 구현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많이 연구되지 않은 종목이라 새로운 재미를 무궁무진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TIG>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원래는 개인적으로 창업했던 개발사에서 오랫동안 기획했던 프로젝트였다. 그러던 중 온라인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프로토타입을 개발했고, 이것을 가지고 액토즈소프트에 제안을 넣어서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그 때가 지난해 6월쯤이었다. 한참 개발하다 보니 락스타의 <테이블 테니스>도 출시되고, 나름대로 시장이 형성된 것 같아 때를 잘 만났다 싶었다.

 

 

TIG> 탁구에 대한 자료나 관련지식은 어떻게 얻었나?

 

실제 탁구 코치와 선수를 섭외해서 조언도 구하고, 모션 캡쳐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앞으로 더 많은 탁구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을 예정이다.

 

 

TIG> 온라인게임으로서, <X-SPIN>의 가장 큰 특징이나 컨셉은?

 

가장 큰 특징, 또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조작감이었다. 탁구라는 스포츠를 게임 속에서 살려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조작감이라고 판단했다.

 

유저가 진짜 탁구를 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또 탁구의 핵심인 빠른 스피드에 대응하려면 캐릭터의 이동도 빨라야 한다. 심지어 조작감을 위해서 캐릭터가 아예 화면상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상업적인 요소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마우스 라켓 시스템’이다. <X-SPIN>에서는 모든 조작이 마우스로만 이루어진다. 그냥 마우스를 조작하면 캐릭터의 스텝을 움직일 수 있다가, 버튼을 누르고 마우스를 해당 방향으로 조작하면 라켓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 덕분에 탁구의 재미를 거의 다 구현할 수 있었다.

 

마우스 라켓 시스템. 평소에는 캐릭터를 움직이다가, 마우스 버튼을 누르면 라켓과 마우스가 동기화되어 움직인다. 

 

 

TIG> 그렇다면 드라이브, 스핀 같은 구질을 어떻게 구분해서 조작하나? 조작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우선 마우스의 양쪽 버튼을 누르는 것에 따라서 백핸드와 포핸드가 구분되고, 캐릭터의 정면에 공이 있을 때는 그냥 쇼트(받아 넘기기)가 된다. 강한 공격을 하고 싶다면 일부러 캐릭터의 좌우에 공이 오도록 만들어서 백핸드나 포핸드로 쳐야 하고, 또 버튼을 오래 누를수록 강력한 드라이브를 구사하게 된다.

 

스핀을 주고 싶을 때는 <Shift>키를 누른 채로 마우스를 조작하면 된다(마우스 외에 키보드가 사용되는 것은 스핀이 유일하다). 이때도 마우스를 어떤 방향으로 휘두르는가에 따라서 백스핀, 좌우 스핀을 모두 구사할 수 있다.

 

서브는 마우스 버튼을 한번 누르면 준비자세(길게 누르면 스카이 서브)가 되고, 여기서 마우스로 방향을 맞춘 다음, 한번 더 마우스 버튼을 누르면 서브가 구사된다.

 

 

TIG> 이거… 캐주얼게임이 아닌 것 같다.

 

겉모습은 캐주얼이지만 속내용은 굉장히 진지하다. 상대가 어떤 방향으로, 어떤 구질의 공을 어떤 속도로 보낼지 항상 예측하고, 공의 궤적을 눈에 담으면서 플레이해야 한다. 물론 말로 설명하면 굉장히 복잡해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그 감각을 익히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순간적인 판단과 반복적인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TIG> 그래도 게임이니만큼 의외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같은 위치의 공을 같은 힘으로 때린다고 해서, 매번 같은 결과가 나오면 재미 없지 않을까?

 

게임 자체적으로 쿨 존과 쿨 프레임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쿨 존이란 안정적인 타격이 가능한 거리(캐릭터의 몸통과 라켓 사이의 거리)이고, 쿨 프레임은 쿨존 안에서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타이밍을 말한다.

 

모든 타격시에 쿨존과 쿨프레임을 계산하는데 쇼트는 1~10, 드라이브는 1~20까지 나눠져 있다. 캐릭터와 공이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 또 얼마나 정확한 타이밍에 타격하느냐, 버튼을 얼마나 누르느냐에 따라서 정확도가 모두 달라진다.

 

레이싱 게임에서 고수들은 매 트랙을 돌 때마다 드리프트 바퀴 자국이 똑같다고 한다. 아마 <X-SPIN>에서의 고수는 드라이브의 궤적이 매번 똑같지 않을까?

 

 유저에게 보이는 화면은 간단하지만, 내부에서는 엄청난 경우의 수가 계산되고 있다.

 

 

TIG> 그렇다면 여러가지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다.

 

사내 테스트에서도 여러가지 플레이 스타일이 나왔다. 랠리에서 스핀, 스핀으로 넘기다가 갑자기 드라이브를 친다거나 실제 탁구에서도 나오는 장면인데 캐릭터를 탁구대 옆으로 보내서 살짝 네트를 넘기는 등(캐릭터는 전후좌우 모두 조작 가능) 재미 있는 경우가 많았다.

 

 

TIG> 캐릭터 성장으로 넘어가보자. 레벨이나 능력치 개념이 있나?

 

없다. 승률에 따라서 뉴비, 아마추어, 주니어, 시니어, 프로 등으로 등급이 나뉘어져 있고, 그에 따라 채널이 나뉘기는 한다. 고수와 초보자는 구분해줘야 하니까. 하지만 레벨이 높아진다고 해서 캐릭터 속도가 빨라지거나, 타격이 정확해지는 등의 성장 요소는 없다.

 

캐주얼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부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순수하게 실력으로 겨루고, 만약 지더라도 조금 더 노력하면 이길 수 있는, 그런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TIG> 그럼 고수가 되면 무엇이 좋은가?

 

아무래도 게임머니가 많이 쌓였을 테니 더 멋있는 옷을 입을 수 있고, 더 좋은 서포터즈 카드, 더 좋은 라켓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템 샵. 라켓이나 공 등의 용구는 물론 의상, 카드 등을 판매한다. 

 

 

TIG> 서포터즈 카드? 아이템적인 요소인 것 같다.

 

아무래도 정통성을 많이 벗어나지 않는 게임이니까 테이블 위에 박스가 ‘뿅!’ 튀어나오는 식으로는 구현 못한다. 그래서 서포터즈 카드 같은 시스템을 생각해 봤다.

 

상점에서 서포터즈 카드를 구입해놓으면, 게임중 랜덤하게 그 효과가 발휘된다. 예를 들어서 ‘누구에게 A라는 서포터즈가 드라이브 응원을 했습니다’라고 선언되면 20초간 드라이브 정확도가 10% 높아진다는 식이다.

 

이때 서포터즈 카드가 언제 그 효과를 발휘하는지, 유저는 알 수가 없다. 즉 패시브 스킬인데 언제 발휘될지 모르는 스킬이다. 또 10개의 서포터즈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그중에 어떤 효과가 발휘될 지도 모른다. 게임중에 해당 유저가 유리하거나, 불리할 때를 파악해 그 유저에게 어울리는 서포터즈 효과가 발휘되는 식이다.

 

 

TIG> 서포터즈 카드 외의 아이템은 없나?

 

아직 기획중인 사항이다. 공의 색깔을 테이블의 색깔과 똑같게 만들거나, 복식경기를 할 때는 우리 편끼리 부딪히게 되는데 이를 부딪치지 않게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템이 유저의 실력을 뛰어넘지 않는다는 원칙은 계속 지켜나간다.

 

 포인트가 쌓이면 다양한 캐릭터의 의상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TIG> 상점의 내용물에 대해 설명해달라. 커스터마이징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머리, 얼굴, 체형, 피부, 상의, 장갑, 하의, 신발, 악세서리, 문신까지 가능하다. 이런 의상에 추가 능력치가 붙을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매우 미약할 것이고, 능력치보다는 비주얼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다.

 

제대로 능력치 플러스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라켓이 유일하다. 라켓에는 드라이브용 라켓, 수비용 라켓처럼 각각의 특징이 있다. 이를 고려해서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그런데 라켓은 원하는 것을 골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뽑기’와 같은 개념이다.

 

설명하기가 좀 애매한데, 상점에서 라켓을 만드는 할아버지에게 가진 돈을 주고 ‘라켓을 좀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오늘 컨디션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 않은가. 또 라켓의 재료가 되는 원목이나 러버가 그날 유독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말로 표현하기가 좀 어렵다. 나중에 직접 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라켓에 능력치가 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실제 유저의 조작능력을 뛰어넘지는 않는다. 어떤 아이템도 조작능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단지 약간의 도움을 줄 뿐이다.

 

 

TIG> 능력치도 없고, 레벨개념도 없다면 랭킹이 매우 중요해지겠다.

 

랭킹과 대회에서 많은 부분을 풀어나가려고 한다. 유저가 게임에 접속하면 래더 채널과 대회 채널로 나뉜다. 예를 들어서 ‘아마추어 오픈’ 같은 식으로 매달 대회가 열린다. 여기에 참가하는 유저는 매 경기마다 승률이 기록되고, 월말에 이를 결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물론 대회에서의 랭킹은 매달마다 갱신되고, 지난달의 랭킹은 명예의 전당에서 표시된다.

 

래더 채널은 ‘시즌’의 개념으로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지면 래더 점수가 깎이고, 이기면 당연히 점수를 받는다.

 

 

TIG> 대회에서 우승하면 어떤 보상이 주어지나?

 

아직 고민하고 있는 중인데 1위에서 3위까지는 라켓을 만들 때 자기 이름을 넣을 수 있다거나, 랜덤으로 지정되는 라켓의 능력치를 지정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보상은 확실히 주어진다.

 

 

TIG> 라켓에서만 제대로 된 능력치 효과를 볼 수 있다니, 라켓 사재기가 벌어질 것 같다.(웃음)

 

자신에게 필요한 능력치의 라켓을 구하기 위해서 유저끼리 개인상점을 통해 사고 팔기도 하고, 경매를 붙이는 등의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생각하는 수준이다.

 

 단체전에서는 복식 파트너까지 바뀌는 등 엄청난 경우의 수를 경험할 수 있다.

 

 

TIG> 3:3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탁구를 세 명이 치나?

 

그건 좀 잘못 전달된 것 같다. 한 테이블에서는 2:2(복식)까지 가능하고, 보통은 1:1로 진행된다. 다만 단체전에서는 1:1이 연속되는 식으로 최대 8:8까지 가능하다.

 

즉, 한 체육관에 테이블 4개를 놓고, 4개의 게임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이때는 4개 게임 중 3개를 이기는 편이 이긴다.

 

그런데 단체전에서는 7점마다 상대가 바뀐다. 선두 테이블에서 7점이 생기면 작전타임이라는 자막이 나오면서 일시중지가 되고, 다른 테이블의 랠리가 모두 끝나면 상대가 바뀌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복식에서는 파트너도 바뀐다는 점이다. 상대도 바뀌고, 파트너도 바뀌니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된다.

 

 

TIG> 그렇게 바뀌는 것은 랜덤인가? 가령 상대방의 어떤 선수가 너무 잘하니까, 우리팀에서 제일 잘하는 내가 상대해야지 하는 식의 전략은 없나?

 

그 부분은 우리가 정하는 것보다 유저가 결정할 사항 같다. 나중에 테스트를 해보고 유저의 반응을 살펴서 전략적으로 지정해서 바꿀지, 임의로 바뀌게 만들지 결정하려고 한다.

 

 

TIG> 우리 편을 도와줄 수는 없나?

 

먼저 알아둘 것은 다른 테이블의 경기가 모두 실시간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옆 테이블에서 드라이브를 치면 그 화면이 실시간으로 그대로 보인다. 또 다른 테이블의 상황을 자막으로 중계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만약 내가 상대를 여유있게 잡아나가고 있고, 다른 테이블의 우리 편이 불리하다면 도와줄 수 있다. 내 서포터즈를 우리 편에게 보내는 식이다. 여태까지 나를 응원해주던 서포터즈를 우리편에게 보내서 조금이나마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난번 공개된 플레이영상에 캐릭터들이 클럽룸(처럼 보이는 곳)에서 춤추는 장면이 있었다. 혹시 리듬액션 미니게임이 들어가는 것일까?

 

 

TIG> 단체전이라니, 클럽이나 길드 운영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아직 기획중인 내용이라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적인 클럽 운영 기능(클럽대전, 클럽랭킹, 클럽마크)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X-SPIN>만의 특징인 클럽만을 위한 공간이 제공된다.

 

 

TIG> 끝으로 <X-SPIN>을 기다리는 TIG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스포츠게임은 스포츠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양만 스포츠가 아니라, 그 종목이 갖고 있는 특징, 몰입감, 승부요소를 게임속에서 모두 느낄 수 있어야 한다. <X-SPIN>은 이런 점에서 아주 치열한 고민을 했고, 그만큼 스포츠게임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많이 기대와 성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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