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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류 "한국게임 창의성 문제있다."

고려무사 2005-11-11 17:01:11

EA에서 게임 그래픽을 총괄하고 있는 제니 류가 한국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제니 류는 한국 게임 디자이너들은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없다좋은 그래픽의 게임이 하나 나오면 아류작이 100개는 쏟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아트웍을 보고 게임을 들어가보면 속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아트웍만 화려하게 그려놓고 실제 게임은 형편없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 중에 실력 있는 사람을 한명도 못봤다. 솔직히 그렇다. 끈기 있게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근성은 인정하지만 실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많이 부족하다.

 

 

비슷비슷한 게임 왜 이리 많나?

 

결국 비슷비슷한 실력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많아지면서 블루오션게임들이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또 한국 온라인게임의 최근 경향에 대해 그래픽에만 너무 집착하는 게임이 많아 안타깝다고 충고했다.

 

게임 그래픽은 상품의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픽만을 앞세우는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안타깝다.

 

하지만 제니 류는 한국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단순히 ‘GOOD’에 머무느냐 아니면 ‘GREAT’ 수준으로 한단계 넘어서는가는 디자이너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다.

 

제니 류는 남코에서 게임그래픽을 시작했고 코나미에서 <캐슬바니아> 등의 그래픽을 총괄했다. 3년 전 EA로 옮긴 후 <반지의 제왕: 리턴 오브 킹>을 맡았고 최근에는 <대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제니 류와의 일문일답.

 

 EA에서 게임그래픽을 총괄하고 있는 '제니 류'

 

 

TIG> 한국 게임의 그래픽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처음에는 훌륭한 수준의 작품이 많은 것으로 알았다. 게임 아트웍을 보고 놀란 게임들이 꽤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트웍의 퀄리티는 정말 좋은데 실제 게임에 들어가보니 전혀 다른 그래픽이었다아트웍에서 본 캐릭터를 게임 안에서 본 일이 없다. 문제다.

 

 

TIG> EA 같은 경우 컨셉아트와 실제 게임의 그래픽이 동일한가.

 

EA에 들어가서 첫번째 한 일이 게임 캐릭터를 그대로 홍보영상으로 옮길 수 있을 정도로 만드는 것이었다. 홍보용 캐릭터와 게임속 캐릭터가 달라서는 안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개발사가 게이머를 속이는 것 밖에 안된다.

 

 

TIG> 한국의 게임그래픽 디자이너 중에 탐나는 사람이 있나?

 

솔직히 말해서 한명도 없다.

 

 

TIG> 한국에는 훌륭한 게임이 없다는 말로 들어도 되나?

 

좋은 게임이 없다는 게 아니다. 좋은 게임이 하나 나오면 그 다음에 100개의 비슷한 게임이 나온다. 결국 블루오션을 개척했다고 생각했는데 곧바로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린다. 쉽게 모방하기 때문에 블루오션을 찾아 떠나는 개발사들에게는 힘빠지는 일이다.

 

 

TIG> 한국 그래픽 디자이너한테 안 좋은 기억이라도 있나?

 

최근 EA에서 한국의 모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기 프로젝트에 대한 그래픽 작업을 맡겼다. 다행히 기존의 만났던 업체와는 달리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공동작업을 시작했는데 업체선정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우리는 파트너십을 맺고 전략적인 관계로 가길 원했는 데 대부분의 한국 업체는 외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대충 한번 일해주고 끝내겠다는 생각이다. 그래픽 작업을 맡겼다는 것은 일종의 공동개발인데 한국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TIG> 최근의 한국 게임 그래픽의 경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래픽만 앞세우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 게임 그래픽이 상품의 질을 좌우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안에 채워지는 컨텐츠 역시 중요하다. 그래픽만 내세우다 보니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컨텐츠가 부실한데 그래픽만 내세울 경우 그래픽 컨셉이 비슷한 게임들은 아무런 특성도 없는 밋밋한 게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TIG> 제작환경이 열악한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 같다.

 

동의할 수 없다. 물론 비슷비슷한 게임을 만들 수밖에 없는 심정은 이해한다. 단기간에 획기적인 그래픽의 게임을 만들기는 힘들다. 하지만 아류작을 발판 삼아 자금을 마련하고 이후에 자신이 정말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그 다음에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런 사람에게 앞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처음부터 자신이 만드는 게임 그래픽 하나 하나를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만 한다.

 

 

TIG> 아까 한국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어떤 면에서 그런가?

 

그래픽 디자이너는 창의력과 근성이 중요하다. 창의력 부분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자신의 자질을 높였는가도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한국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좋은 교육기회가 제공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한국 디자이너들은 근성이 있다. 캐릭터의 폴리곤 수를 줄이라고 지시하면 비슷한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그 일을 해내는 것이 한국 디자이너다.

 

 

TIG> 좋은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방법은 뭔가.

 

한국에는 ‘GOOD’ 수준의 디자이너들이 많다. 문제는 ‘GREAT’ 단계로 올라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GOOD’ 디자이너가 많다 보니 비슷비슷한 게임밖에 나올 수 없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GREAT’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노력해보지도 않고 어차피 해봐야 안돼라고 포기해서는 안된다. 블루오션으로 가기 위해서는 ‘GREAT’가 되어야 한다.

 

 

TIG> 한국 게임 디자이너에게 아쉬운 점이 있나?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하더라도 영어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갖췄으면 한다. 한국에는 잠재력이 높은 인력들이 많다. 그런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외국 개발자들 앞에서 설명할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갖춘 사람이 드물다. 게임시장은 글로벌화되고 있는 데 한국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점점 국내에서만 안주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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