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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뷰] TCG와 야구의 앙상블, 마구마구

마구마구 정식 서비스 버전 리뷰

현남일(깨쓰통) 2006-07-20 17:59:13

대한민국 금수강산이 월드컵 열기에 한껏 취해있던 지난 6 14(축구 국가 대표팀이 토고를 꺾은 그 다음날입니다), 소리소문 없이 아주 조용~하게 정식 서비스(부분 유료화)를 시작한 온라인 스포츠 게임이 있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그 게임의 이름은 바로 <마구마구>(魔球魔球)! , 그렇습니다. 네오플에서 개발한 <신야구>와 함께 국내 온라인 야구 게임의 양대산맥으로 손꼽히는 게임이었습니다. 비록 상용화 시기가 조금 미묘하긴 했지만 어찌됐든 이 게임은 그로부터 한 달이 흐른 지금까지, 축구광풍에 휩쓸리지 않고 고정팬들을 늘려가면서 꾸준히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픈 베타 석달 그리고 정식 서비스 한달. 이제는 사실상 ‘완성됐다’고 봐도 좋은 이 온라인 야구 게임을 찬찬히 뜯어보고 평가해볼까 합니다. /디스이즈게임


 

 

Point 1. 한국 프로야구 팬들을 위한 게임

 

<마구마구>는 ‘한국 프로야구’의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각종 요소들로 중무장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이 중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것은 바로 TCG와 같은 방식의 ‘선수카드 수집’ 부분입니다.

 

이 게임에는 1983년부터 2005년까지, 23년간 국내에서 활약한 거의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이 실명 그대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게이머는 이런 선수들을 마치 문방구에서 야구선수 카드를 뽑듯이 수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열심히 게임을 해서 게임머니(거니)를 많이 벌었다면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수집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런 카드수집은 한국 프로야구를 오랫동안 봐온 팬들이라면 정말 푸욱 빠질 수 있을 정도의 재미를 보장합니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선수카드를 뽑았을 때의 기쁨이란… 아마 어릴 적, 문방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선수의 카드가 나올 때까지 돈을 쏟아 부었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마구마구>에서는 상점에서 무작위로 선수카드를 뽑을 수 있습니다. 또한 거래채널에서 게이머들이 매물로 내놓은 카드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마구마구>는 각 구단의 응원가와 응원구호를 게임의 효과음으로 사용하는 등, 한국 프로야구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가득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이지 <마구마구> = 한국 프로야구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팬들의 게임’ 이라는 공식을 세워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좋기만 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런 요소들은 ‘한국 프로야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말짱 꽝’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야구선수라고 하면 ‘타자=이승엽, ‘투수=박찬호’ 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박동희가 누구인지, 장호연이 어떤 선수인지 알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선수의 카드를 뽑았을 때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요기껏해야 '와, 능력치 좋은 선수 뽑았다' 정도로 끝날 것입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마구마구>는 의도됐든 의도돼지 않았든, 너무나도 마니악한 게임이 돼버렸습니다.

 

만약 게임에 '선수 육성' 요소가 있어서 자신만의 팀을 꾸밀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키울 수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마구마구>에는 그런 것들이 전혀 없습니다.

 

<마구마구>에는 카드 수집만이 있을 뿐, 선수나 팀의 ‘육성’이 없습니다. 자신의 친구들로 한팀을 구성하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Point 2. 다양한 게임 모드와 시스템

 

<마구마구>는 지원하는 게임모드가 정말로 많습니다. 단순한 일반 1:1 야구 모드 외에도 ‘스펠카드 모드(각종 스펠카드를 사용하는 모드), ‘풀카운트 모드(무조건 풀카운트에서 시작하는 모드), ‘정면승부 모드(오직 스트라이크만 던질 수 잇는 모드), ‘홈런 레이스’, ‘다대다 게임 모드(게이머들이 최대 3:3으로 게임을 하는 모드)’ 등이 준비되어, 있으니 단순히 그 개수로만 따지자면 전체 야구 게임 중에서도 가장 많은 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덕분에 게이머들은 게임을 아무리 오래 즐겨도 '지루하다'라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게 됩니다.

 

최대 3명의 게이머가 팀을 짜고, 돌아가면서 타격과 투구를 하는 다대다 게임 모드. 야구 게임에서 이런 방식의 다인 플레이 모드는 오직 <마구마구>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구마구>는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야구 게임들 중에서도 게임 시스템이 가장 복잡한 축에 속하는 게임입니다.

 

가령 ‘타격’을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때 게이머가 신경을 써야 할 사항들을 단순히 나열해보면….

 

1. 투수의 날씨 속성과, 타자의 날씨 속성

2. 구장의 크기

3. 풍향과 풍속

4. 타자의 컨택과 파워 능력치

5. 노려치기의 사용여부

6. 파워스윙의 사용여부

7. 스펠카드의 사용여부

8. 공의 구질과 코스에 따른 스윙의 선택(어퍼스윙, 레벨스윙, 다운스윙 중 택 1)

9. 여기에 주자가 있다면 도루여부와 ‘주자 리드’의 사용여부 등등.

 

이래저래 <마구마구>는 머리 나쁜 사람이 고수가 되기 힘든 게임입니다.

 

물론 이렇게 게임 시스템이 복잡한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그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게임이 단순해지는 것을 막고 있으며, 매번 지루하지 않은 박진감 넘치는 머리싸움이 전개된다는 이점이 더 큽니다.

 

다만 문제는 튜토리얼이 너무나도 빈약하기 때문에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적응하기가 정말로 힘들다는 점입니다. 게임은 현재 ‘투구 연습’과 ‘타격 연습’ 모드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앞서 나열한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들을 수가 없습니다.

 

가령 ‘날씨 속성’이란 것이 존재하는데, ‘어떤 속성이 어떤 날씨와 상극인지’ 이에 대한 설명은 게임이나 홈페이지 매뉴얼,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팁 게시판을 검색해야 겨우 나옵니다).

 

이 때문에 초보자들은 ‘깨져가면서’ 스스로 배워나가야만 하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합니다. 이래저래 이 게임, 야구 게임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적어도 수비하는 법 정도는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Point 3. 초보채널은 타고투저, 고수채널은 투고타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구마구>가 초보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게임은 초보자 랭크에서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쉬우며, 상위 랭크로 올라갈수록 타격이 어려워지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초보자 시절에는 별 생각 없이 타격을 해도 쉽게 점수를 뽑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여집니다. 게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초보자라고 해도 일단 처음에는 그럭저럭 점수를 뽑고,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동네 채널(초보자 채널)에서 15점 넘어가는 배구 스코어 구경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다만 랭크업하면 게임의 난이도뿐만 아니라 밸런스까지 너무 급격하게 바뀐다는 문제가 발생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가령, ‘아마추어’ 랭크에서는 아무리 좋은 투수가 등판해도 타자의 파워가 좋다면 정말 쉽게 홈런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게이머들은 좋은 투수보다도 파워가 좋은 타자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프로’ 레벨이 되면 이런 게이머들은 낭패를 보게 됩니다. 타자의 파워보다는 투수의 능력치가 훨씬 중요해지기 때문에 라인업 자체를 새로 짜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이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은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랭크업하면 이를 버티지 못하고 게임을 접던가, 프로임에도 아마추어 채널에서 애꿎은 ‘저렙학살’을 하게 됩니다.

 

프로 채널, 그리고 올스타 채널(고수 채널)에서는 반대로 투고타저 현상이 심합니다.

 

 

Point 4. 정식 서비스 시작. 한층 완성도 높은 게임이 되다

 

앞서 말했다시피 최근 <마구마구>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정식 서비스에 대규모 패치가 빠질 수는 없는 법! 이번에는 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마구마구>의 정식 서비스 업데이트 내용을 살펴 보면 일단 게임의 밸런스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새로 추가된 ‘캐시 아이템’도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거의 없습니다.

 

대신 UI가 대폭 정비되고, 게이머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카드 정렬’ 같은 기능들이 추가돼 이전에 비해 게임을 하기가 한층 편해졌습니다. 특히 ‘거래 채널’이 게이머들간의 ‘1:1 거래 방식’에서 ‘경매 방식’으로 바뀐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카드 거래가 한층 수월해졌고 또한 활성화됐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업데이트는 여러모로 게임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봐도 괜찮을 것입니다.

 

게이머들 간의 직접적인 1:1 거래가 차단됨으로써 게임머니 현금거래도 (원칙적으로는)차단됐습니다. …그런데 왜 캐시로 게임머니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일까요?

 

 

마구마구, 분명 지금은 최고의 온라인 야구 게임

 

, 그러면 이제 슬슬 결론을 내볼까 합니다. 애니파크에서 개발하고 넷마블∙파란에서 서비스 중인 <마구마구>는 분명 현존하는 온라인 야구 게임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으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될만한 멋진 게임임에 틀림 없습니다.

 

다만 초보자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마니악한 게임성, 채널 별로 들쑥날쑥 하는 게임 밸런스 그리고 ‘스포츠 게임’이 아닌 ‘온라인게임’ 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게임 속 경제 문제(게임머니 작업과 그에 따른 게임머니의 가치하락, 현금거래 등)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한국 프로야구를 좋아한다면, 또 야구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이 <마구마구>는 한 번쯤 꼭 해봐야만 할 것입니다. 방어율 0.99를 기록한 86년의 동열, 56호 홈런을 때린 2003이승엽을 뽑는 그날을 꿈꿔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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