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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기획]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는 어떻게 출시 1주일 만에 성공했나?

캐릭터성 & 팀플레이 강조한 배틀로얄… 국내 서비스 전부터 화제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19-02-12 15:18:04

배틀로얄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가 2019년 2월 5일 깜짝 등장했다. 게임은 서비스 72시간 만에 천만 유저와 백만 동시 접속자를 확보했으며 메타크리틱 스코어 평균 88.6점 오픈크리틱 스코어 86점을 받았다. 트위치, 유튜브 등 사이트의 인기 게임 방송에 <에이펙스 레전드> 실황이 올랐으며, 한국에서도 VPN으로 접속 지역을 우회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오늘(12일), <에이펙스 레전드>가 2,500만 유저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이 2천만 유저를 모으는 데 2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게임은 서비스 초반 폭발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공개 일주일도 안 된 <에이펙스 레전드>는 어떤 게임이기에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게임이 되었을까?  

 


 


 

# <에이펙스 레전드>는 어떤 게임?


 

이미 <에이펙스 레전드>와 관련된 정보가 많이 나왔지만, 최근 공개된 작품인 데다 한국에는 정식 출시를 하지 않은 게임이니만큼 게임의 성격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에이펙스 레전드>는 EA 산하의 리스폰 엔터테인먼트가 <타이탄폴> IP를 바탕으로 개발한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이다. 게임은 지난 2월 5일 PC, PS4, Xbox One에 깜짝 출시됐으며 사전 마케팅은 일절 하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클라이언트는 한국어화가 완료되었지만 12일 현재까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심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오리진에 등록되어있지 않다.

 

게임은 최종 1팀이 승리를 독식한다는 배틀로얄 룰을 가지고 있으며 3명의 플레이어가 1개 스쿼드를 이루게 된다. 각각의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패시브 스킬, 액티브 스킬, 얼티밋 스킬(궁극기)를 보유한 8명의 레전드를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 이들 레전드의 역할은 <오버워치>에 '탱커', '딜러', '힐러'가 있는 것처럼 공격, 지원, 수비, 정찰 네 가지로 나뉜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전장 '킹스 캐년'

 

총기, 방어구, 백팩(인벤토리 추가) 등을 비롯한 아이템은 여타 배틀로얄 장르와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파밍할 수 있으며 상대 플레이어를 처치하면 상대 인벤토리에 있는 물건을 가져갈 수도 있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이하 포트나이트)의 폭풍에 해당하는 제한구역은 '링'으로 설정되어있다.

 

축적이 공개되지 않아 정밀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에이펙스 레전드>의 맵 '킹스 캐년'은 <배틀그라운드>의 에란겔이나 <포트나이트>의 맵보다 작은 사이즈다. <타이탄폴>의 보행병기 타이탄, 자동차, 오토바이를 비롯한 탈것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레전드는 제약 없이 달리기와 슬라이딩, 벽타기를 할 수 있으며 집라인과 점프슈트 하강을 활용할 수 있다. 또 레전드는 추락사를 하지 않는다.

 

<에이펙스 레전드>에서는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는 달리 교전 중 팀원이 사망하면 나머지 팀원들이 시간 내에 사망한 팀원의 배너를 수거, 비콘에서 부활시킬 수 있다. 또 게임에는 상황(적, 무기, 위치)에 따라 팀에게 알려줄 수 있는 핑 시스템이 존재하며 아나운서와 캐릭터가 스쿼드의 현재 상황, '킬 리더' 변동 여부 등을 음성으로 말해준다. 킬 리더는 게임에서 가장 많은 킬을 획득한 플레이어로 킬 리더를 죽이면 경험치를 추가로 획득한다.


게임의 레전드 선택 화면
게임의 메인 화면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8명의 레전드. 앞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

 

 

# <에이펙스 레전드>는 어떻게 끓어올랐나?

 

인터넷상에서 <에이펙스 레전드>를 소개하는 표현 중에는 '옵치로얄'이 있다. <오버워치>의 성격을 <배틀그라운드>로 대표되는 배틀로얄 장르에 잘 녹여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이펙스 레전드>는 <오버워치>와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 사이에서 독창적인 재미를 만들어냈다. 

 


 

<배틀그라운드>는 ⓐ 많이 죽이는 게 아니라 최종 생존을 목표로 하며 ⓑ 한 번 죽으면 리스폰이 되지 않고 ⓒ (장비를 갖추거나 '존버'를 하려면) 실력 못지않게 운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는 이전까지 있었던 슈팅 게임과 비교되는 지점이며,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배틀로얄 게임이 히트한 배경이기도 하다.

 

후발주자로 나선 <에이펙스 레전드>도 최종 생존을 목표로 하지만 '리스폰' 자체가 가능하게 방향을 바꾸었으며, '역할'과 '협동'으로 만든 전략적 플레이를 통한 새로운 배틀로얄 모델을 구축했다.

 

<배틀그라운드>의 통곡의 다리
<포트나이트>에선 쉬지 않고 건물을 지어야 한다

 

 

1. "죽지 않아! 그것도 두 번이나" 쉽게 죽지 않는 배틀로얄 <에이펙스 레전드>

 

배틀로얄 게임에서 불가항력적인 죽음을 겪은 유저는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에서 플레이어는 굉장히 쉽게 죽는다. <배틀그라운드>에서 파밍을 하다가 멀리서 쏜 저격총에 비명횡사하는 일은 자주 일어난다. 보다 가깝고 빠른 전투를 추구하는 <포트나이트>에서는 상대방이 순식간에 건축물을 올리고 3차원 기동으로 머리를 쏘면 손쓸 도리 없이 죽는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바로 이 두 가지 요소에서 앞선 두 게임과 구별된다. 먼저 <에이펙스 레전드>의 레전드는 쉽게 죽지 않는다. 체력이 앞선 두 게임보다 월등히 많으며 <포트나이트>와 유사한 쉴드를 보유할 수 있다.

 

이렇게 레전드의 기본 '맷집'이 강한 가운데, 맵 킹스 '캐년'이 말 그대로 개활지가 적은 산악지대로 되어있어 긴 거리에서의 교전이 드물다. 저격총으로 상대를 쏴도 한 방에 죽지 않으며 재사격할 때는 상대들도 대개 진형을 갖추고 대비를 할 수 있다. 전설급 저격총(+8)을 보유한다면 한 번에 헤드샷을 노릴 수도 있지만, 아이템 자체도 귀한 데다 팀원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도 있다.

 

무엇보다 레전드는 부활할 수 있다. ​게임에서 레전드는 한 번에 죽지 않고 팀원의 응급 처치로 회복 가능한 '출혈' 단계와 팀원이 비컨으로 데려가면 부활할 수 있는 '배너' 단계를 거쳐야 완전히 죽는다. 배틀로얄 게임에서 팀원만 잘해준다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두 번이나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서로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옵션은 팀플레이를 유도하는 강력한 장치다. 실제로 게임은 팀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팀원 두 명 다 트롤이 아니라면) 교전에서 승리한 뒤 패스파인더를 구하러 올 것이다. 제발

 

  

2. "나는 밧줄을 쏠 테니 너는 은신을 하거라" 8명의 레전드가 가지는 롤플레이

 

배틀로얄 장르의 출연 이후 추가된 '듀오'나 '스쿼드' 옵션에는 플레이어끼리 서로 뚜렷한 역할이 없다. 즉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에서는 '팀을 이룬 플레이어끼리 함께 살아남는다'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정도지 '누구는 탱커', '누구는 딜러'와 같은 역할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에이펙스 레전드>는 공격, 지원, 수비, 정찰 등의 '역할'이 있는 레전드의 3인 '협동'을 기본으로 한다. 각기 다른 기능을 갖춘 게임의 레전드는 <오버워치>의 영웅들을 연상케 한다.​ 3인조 스쿼드는 패시브 스킬과 일반 스킬, 궁극기를 조합해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다.

 

게임에는 현재 밧줄을 연결해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패스파인더', 힐을 주고 궁극기로 보급품이 담긴 케어 패키지를 드랍하는 '라이프라인', 적의 흔적을 찾아내고 궁극기로 시야의 적들을 볼 수 있는 '블러드하운드' 등 ​8명의 레전드가 있다.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의 캐릭터가 외모만 다를 뿐 능력치 차이가 없는 '스킨'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구별된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배틀로얄 게임에 <오버워치> 등 팀 슈터 장르에서 보던 능력이 다른 캐릭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재미를 준다.

 

패스파인더가 집라인을 설치하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캐릭터들의 팀플레이가 중요한 <오버워치>


3. 힐만 해줘도 1/3은 한다! 전략적 플레이로 한계 극복


현재까지 등장한 주요 배틀로얄 게임에는 대부분 슈팅 요소가 있고, 다시 말해서 조준을 잘할 수 있는 피지컬이 중요하다. <배틀그라운드>나 <포트나이트>에서 에이밍을 못 하는 동료는 그다지 큰 쓸모가 없다. 이것은 초보자가 게임에 진입하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3인조 스쿼드의 협동을 강조하는 <에이펙스 레전드>에선 에이밍에 자신이 없는 플레이어도 역할 분담을 통해 배틀로얄에서 제 몫을 할 수 있게 된다. 비유하자면 <오버워치>에서 에임에 자신 없는 플레이어가 루시우나 라인하르트로 힐 주고, 벽 쌓으면서 '밥값'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래 두 예시는 <에이펙스 레전드>의 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case 1]

 

적과의 교전 상황. 코스틱이 '가스 수류탄'으로 적의 시야를 막는다. 블러드하운드가 여기 뛰어들어 궁극기 '사냥의 야수'를 써 시야의 적들을 모두 표시한다. 때마침 다른 적들이 몰려온 것을 확인한 레이스는 포탈을 설치해 아군을 엄폐물 뒤로 옮긴다.
 

[case 2]

 

라이프라인이 적의 총에 당했다. 지브롤터가 시체 주변에 15초 동안 모든 공격을 차단하는 '보호의 돔'을 씌우고 주변에 자신의 분신들을 뿌려 적의 눈을 분산시킨 미라지가 쓰러진 팀원의 배너를 회수한다. 되살아난 라이프라인은 H를 눌러 '고맙다'라는 말을 한 다음 궁극기를 써 레어 아이템을 보급한다.

 

라이프라인의 얼티밋 스킬(궁극기) '케어 패키지'는 보급품을 드랍해 스쿼드가 고급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돕는다

<에이펙스 레전드>에선 팀원이 아무리 '신이 버린 에임'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보통은 살려놓고 보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팀원의 배너를 중심으로 놓고 교전이 자주 벌어지는 편이다. (<배틀그라운드>만큼 탄도학 적용을 많이 받지도 않는다) 점점 줄어드는 링 속에서 팀원의 시체를 놓고 일어나는 총력전은 팀원이 죽으면 가차 없이 버리고 다음 지점으로 향하는 다른 배틀로얄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던 장면이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플레이는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의 듀오나 스쿼드에서 보던 것 이상으로 전술적이고 또 화려하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에이펙스 레전드>에도 운이 작용하지만, 앞서 언급한 라이프라인의 궁극기를 비롯한 극복 요소가 있다.

 

3명의 협동 플레이를 설정한 배경에 대해  <에이펙스 레전드> 총괄 PD 드류 맥코이(Drew McCoy)는 "테스트 끝에 결정한 배틀로얄에 알맞는 깊이와 전략 범위"라고 밝혔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역할'이 다른 레전드의 '협동'으로 배틀로얄 게임에 팀 슈터의 매력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4. "에이펙스 레전드의 핑 시스템은 팀 슈터 게임의 모범이 될 만하다"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의사소통 시스템은 이러한 팀플레이를 아주 쉽고 섬세하게 지원한다. 

 

플레이어는 '여기로 가자', '좋다', '싫다'뿐만 아니라 적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적이 다녀갔다는 정보까지 핑으로 공유할 수 있다. 조작은 지칭을 원하는 대상에 커서를 놓은 뒤, 마우스 휠을 클릭하면 끝. 이 핑 시스템은 굉장히 섬세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 데다 캐릭터 음성, 자막까지 동반된다. 게임스팟은 <에이펙스 레전드>에 9점(superb)을 주면서 "게임의 핑 시스템은 팀 슈터 게임의 모범이 될 만하다"라고 극찬했다. 

 

또 <에이펙스 레전드>는 <오버워치>와 마찬가지로 오픈 마이크 역시 지원한다. 이 설정은 자유롭게 끄고 진행할 수 있으며, 아나운서도 게임의 팀리더의 교체와 사망, 링 축소 등에 대한 각종 정보를 꼼꼼하게 전달한다. 굳이 오픈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게임 내에서 충분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에이펙스 레전드>이 만든 의사소통 시스템은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으로 뛰어나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핑 시스템은 편리하고도 섬세하다

게임은 시각 정보 역시 충실하게 제공한다. 일반, 레어, 에픽, 전설 등 4가지 아이템 레벨은 색깔로 보기 좋게 표시되어있으며, 파밍할 때 이 아이템이 현재 아이템보다 좋은지, 부착물의 경우 착용 가능한지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게임의 그래픽과 최적화 역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의 옵션. 컨트롤러는 물론 화면과 게임 플레이에서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다

 

5. 무엇보다 이 게임은 무료로 제공된다

 

이런 식으로 <에이펙스 레전드>는 기존의 배틀로얄이 가지고 있던 난점들을 개선했다. 그리고 <에이펙스 레전드>는 무료로 할 수 있다. 많은 유저에게 이것은 큰 장점이다. 

 

같은 부분유료 배틀로얄​로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포트나이트>를 뛰어넘은 <에이펙스 레전드>의 반 성적은 이를 증명한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무료 설치, 무료 플레이인 덕에 입소문을 타게 됐고 누구나 금전적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게 됐다. 게임은 사전 마케팅을 하나도 하지 않고​ 일주일 만에 2,500만 명의 플레이어를 모았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인게임 스토어
현재 2명의 레전드를 게임 포인트, 캐시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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