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큐라레> 코스프레 팀 촬영을 진행하면서 2차는 계획했었다.
이렇게 급하게는 아니었지만.
숨 쉴 틈도 없이 다시 한 번 모집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근본적인 원인이 된 것은
바로, 지인의 소개로 받게 된 코스프레 전문 매체의 인터뷰 요청 때문이었다.
흔쾌히 내가 해 온 세월이 몇 년이냐면서
어려울 것 없다, 하자, 그러자꾸마 얼쑤덜쑤 하긴 했는데…
인터뷰를 준비하다 보니
문제는 사진이었다. ㅇㅁㅇ!!
너무 예스러운 사진들이 탐스럽게(…) 사진첩에 켜켜히…
아아 옛날 냄새..
정말 오래 쉬었구나.
아아 차마 나의 추억의 옛 사진 같은 사진들은 대부분 꺼내어 쓸 순 없더라. ㅠ0ㅠ
적어도 최근 코스프레 성향과 발은 맞춰야지.
게다가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국내외 코스프레어들을 보니
사진들이 죄다… 무척 신경을 쓴 아름다운 작품들이더라;
생얼에 그야말로 순수 담백한…
테크놀로지라곤 쭉 빠진 청순하리만큼 순결한 내 옛날 사진들을 보니 차마…
아니 됨. 절대 아니 됨.
그래설라무네,
어차피 2차를 계획했던 터라,
2차까지는 아니고 1.5차로 급하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차를 준비하기에는 뭐랄까, 시간도 급하고.
큰 프로젝트로 하기에는 도저히 ‘무리’ 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어정쩡하게 1.5차.
이왕 하는 거, 하려던 거 급하게 당겨서 하자! 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이 무모하고 급한 도전에 함께할 수 있는 멤버들을 무척 급히 소환했다.
영리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그냥 함께 뭔가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아서 뭉친 내 친구들.
이번에 생각한 것은 야외 촬영이 아닌 렌탈 스튜디오 촬영.
최근 쇼핑몰 촬영이라든지 일반인들의 촬영이 많아지면서
스튜디오와 장비를 빌려주는 렌탈 스튜디오가 많아지고 있다.
배경이나 소품 등을 사용해 다양한 스튜디오 공간을 꾸미고,
렌탈 비용은 시간당 그리고 기본 인원에 추가 인원 비용으로 계산하는 곳들이다.
요런 곳도 렌탈 스튜디오!
어떤 공간이 있는지, 소품이나 가구가 되어 있는지
스튜디오 룸의 사진은 보통 해당 스튜디오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곳의 조건은
1/ 야외 촬영할 때와 같이 자연광이 잘 드는 스튜디오.
그리고 2/ <큐라레> 게임에 맞는 배경이 무난한 곳,
그리고 3/ 교통이 용이한 곳이었다.
코스프레 촬영인지라 사실 배경은 딱 들어맞는 것들을 찾기란 힘들었고,
비용 문제도 잘 생각해보아야 했기에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인원도 인원이고 급박한 시간도 시간인지라 멤버들과 연이은 회의를 거듭했고,
아카리가 제안한 ‘그레이포그’라는 자연광 스튜디오를 찾았을 때는 “만세!!” 를 외치고 싶더라.
레트로한 배경과 소품들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
중간중간 앤틱 느낌의 나무 계단이나 장식장들.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무튁튁’ 회색 벽돌벽!
마냥 순수하고 순백의 느낌의 예쁘장한 스튜디오가 아니라
앤틱하고 레트로하고 그리고 어딘가 묘한 분위기의.
약간은 야릇한 느낌의 공간이라,
오히려 이편이 <큐라레>엔 더 맞을 것 같았다.
<큐라레> 배경 자체도 오래된 책 내음이 가득할 듯한.
어딘가 수많은 공간이 뒤틀려있는 기묘한 공간이니까.
가장 중요한 확정 인원이나 정확한 날짜, 그리고 참가 가능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우선적으로 스튜디오부터 확정 짓고 넘어갔다.
이렇게 급박하게 그리고 불확실하게 프로젝트를 가동하다니…
사실 촬영을 가능하게 할지 안 할지 결정할 수 있는 건
코스프레 의상 제작 가능 여부인데도.
한 달도 채 안 남은 일정이라 굉장히 급박해서… ㅠ0ㅠ
제안 자체도 굉장히 급하게 이루어졌고
가능할 지 안 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어서
회의 할 때도 이렇게 하자! 저렇게 진행하자! 이거보다는
이렇게 하면 좋을 거 같다. 가능만 하면.
이라는 if절이 난무했다.
캐릭터 선정도 그래서 굉장히 긴급하게 정해졌는데.
나는 이전에 이미 스퀼러와 할9000 두 개 다 진행했었기에,
새롭게 캐릭터를 선정해야 했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우선은 1차 진행 시
서브 캐릭터로 생각했던 캐릭터들을 타깃으로 최대한 빨리 준비해보기로 했다.
나는 이번에도 직접 제작은 힘들었기에 지현님에게 긴급 연락을…
일단 연락해서 가장 먼저 물어본 것도 뭘 할 지 정하지도 않았고
예상 촬영일도 몇주 안 남았지만, “혹시 제작이 가능할까요??”였으니까.
시간 내 제작 가능 여부가 가장 중요했기에 지현님을 붙잡고
이 아이는 가능할까요, 저 아이는 어떨까요 한참 고민을 함께했다.
나의 우유부단함에 낑겨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 지현님… 죄송해요. 크흑.
게다가 캐릭터를 놓고 이 아이 저 아이 고르면서
점점 고르는 캐릭터의 퀄릿은 높아져만 가고(…)
지현님의 안색은 차디차게 백색으로 질려갔더랬지.
그리고 욕심이 디글디글’많은 나는 혼자서도 준비할 수 있는 서브 캐릭터 하나도 함께 계획했다.
모토는 ‘미싱이 하나 없는 (지금의 나) 사람도 기성복 리폼만으로 코스프레 준비하기!’였으니까.
욕심 많은 나 같으니라고.
이렇게 안개와 미궁 속에 쌓인 채. 스튜디오만 확정 짓고는
<큐라레> 프로젝트 1.5차가 시작됐다.
[Haru, Gemini, Photography by J]
[Haru, Copernicus, Photography by Fazz]
[Haru, Gemini, Photography by Ma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