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가 한국 문화재 보호에 총 5억 원을 투자한다.
라이엇게임즈와 문화재청은 26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중명전에서 ‘한 문화재 한 지킴이’라는 이름의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라이엇게임즈는 총 5억 원에 달하는 왕실 문화재 보존 후원 계약을 문화재청과 맺었고, 청소년 문화유산 교육에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 대표는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9월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수익 일부를 한국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약속을 지키게 되어서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서 “라이엇게임즈는 ‘세상에서 가장 플레이어를 중심에 두는 게임회사’를 모토로 하기 때문에 사회환원에 있어서도 무엇보다 한국 플레이어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그리고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우리가 가진 훌륭한 문화유산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다면 그보다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후원의 배경을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한국형 챔피언인 아리의 6개월치 판매 수익금과 추가 기부금을 합쳐 총 5억 원을 한국사회에 기부한다.
5억 원의 후원금은 문화재 보존처리 및 국립고궁박물관 관람 시설 개선에 사용된다.
또한 청소년 문화체험 교육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에도 활용된다.
김찬 문화재청장은 “솔직히 외국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가 우리나라 문화재를 지키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정말 뜻밖이었다. 하지만 정말 잘하신 선택이며, 또 의미 있는 후원계약이라고 말하고 싶다. 게임은 ‘문화 콘텐츠’ 산업이며, 그 문화 콘텐츠의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문화재와 유구한 역사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높은 라이엇게임즈가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 앞으로도 많은 기업이 우리의 문화 유산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노력을 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아시아 대표와 문화재청 관계자의 주요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Q: 이번 후원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인가?
오진호 대표: 아니다. 이번에 후원을 시작으로 라이엇게임즈는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를 위한 환원계획을 마련할 생각이다. 이 다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회환원을 시행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다시 좋은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Q: 여러 방법이 있는데, 문화재 보호를 선택한 이유는?
오진호 대표: 여러 방법이 있고, 정말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게임은 역시 문화산업이고,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선보인 한국형 챔피언 ‘아리’의 경우 댕기머리 같은 한국적인 디자인이 굉장히 많이 적용됐는데, 사실 한국도 한국이지만 해외에서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 이런 것을 보면서 게임을 통해 세계에 우리의 문화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이 문화재 보호로 연결된 것이라고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Q: 5억 원의 후원 규모는 문화재청 입장에서 얼마나 큰 금액인지 궁금하다.
문화재청 관계자: 지금까지 문화재청은 약 40건 이상의 협약을 맺었다. 이 중 단일 후원으로 5억 원 규모라고 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액수라고 할까. 이번에 라이엇게임즈가 후원한 금액은 우리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알리는 데 정말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이번 협약식은 대한제국 시절 지어진 문화재인 중명전(사적 제 124호)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