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서비스하던 게임, 인증 절차를 밟다가 결제가 막힌다면 누구 책임일까?
구글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의 결제가 막히는 일이 발생했다. 개발사 결제 계정을 인증하는 과정 중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 2014년 설립되어 <쿠킹 어드벤쳐>, <마이 리틀 셰프> 등의 요리 시뮬레이션을 서비스 중인 그램퍼스 게임의 결제는 나흘 동안 막혔다.
그램퍼스의 김지인 대표는 이 일을 두고 "구글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구글플레이 앱의 결제 업무를 담당하는 구글페이먼트코리아는 각 개발사에 수시로 계정 인증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는 통상적인 과정이다. 계정 인증(Account Verification)이 필요하다는 플랫폼 사업자의 영문 메일을 받으면, 그에 따른 서류를 제출해 심사를 받는 구조다.
그램퍼스는 지난 11월 1일, 구글 측의 인증 요구를 받았다. 이에 따라서 그램퍼스는 은행계좌, 주주명부, 사업자등록증, 대표이사의 신분증 등을 제출했다. 그러나 12월 13일, 구글은 "정상적인 자료를 냈으나 제출한 문서의 발급일자가 확인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해당 인증을 받아주지 않았다.
김지인 대표는 "통장표지(통장사본)는 금융권에서 자료를 떼어도 발급일자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황당함을 표했다. 그리고 거절 메일을 받은 것으로부터 사흘이 지난 12월 16일부터 그램퍼스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에 결제가 막혔다.
이후 김지인 대표는 인게임 공지를 통해 결제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구글에 증빙자료를 다시 제출했다. 사흘간 이들 게임에는 단 한 건의 결제도 발생할 수 없었다. 매출에 타격이 발생한 것이다. 김 대표는 소명했지만, 12월 18일 구글은 다시 한번 "은행계좌 증빙자료를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구글은 은행계좌 증빙자료에 대해 "90일 이내에 발행된 전자 양식의 통장 표지"를 요구했다. 연결된 고객센터 링크는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램퍼스 게임의 결제는 인터넷뱅킹을 통해 발급한 통장표지를 인쇄해서 일반등기로 보낸 뒤에야 풀렸다. 매출 정상화가 급한 상황에 '링크'에도 'Error: Page not found'가 떴음에도 구글은 퀵 서비스를 받지 않았다. 결국 그램퍼스의 서류가 일반등기가 구글로 전달된 뒤에야 결제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그램퍼스는 지금(19일 오후 6시 30분) 급히 관련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김지인 대표는 "토요일 오전에 결제가 막혀서 막대한 피해를 봤다"라며 이 일을 "구글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계정 확인 절차에서 서비스 결제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예정일자가 안내되지 않았다"며 "자기들이 요청한 서류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도 안내되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1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소울시커>의 클래게임즈 또한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개발자 psb7391도 지난 6월 자신의 블로그에 주소지 증빙을 위해 건강검진 내역을 찍어 보낸 이야기를 게시한 적 있다. 이렇듯 구글플레이에 게임을 올리는 개인개발자나 영세한 회사의 경우, 구글이 제시하는 인증 절차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는 "계정 인증에 대해서 광범위한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Update 23-12-20 11:45] 구글코리아는 다음과 같이 알렸다.
구글플레이가 개발자 계정 인증을 통해 유효한 금융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조치는 여러 법령에 의해 부여된 의무임을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금융정보법”)로 고객(개발자)이 신원확인 등을 위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등 고객확인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좌 개설 등 해당 고객과의 신규 거래를 거절하고, 이미 거래 관계가 수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거래를 종료하여야 함(특정금융정보법 제5조의2 제4항 제1호)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EU의 DSA(디지털 서비스 액트)에도 'seller verification'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명시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세계 국가에 앱과 게임을 배포하는 글로벌 앱마켓의 특성상 정책 수립 시 여러 국가의 법령상 의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관련 증빙자료 제출의 방법 역시 여러 가지를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90일 이내에 발행된) 공공요금, 전기세 또는 수도세 문서, (90일 이내에 발행된) 신용카드 명세서, (90일 이내에 발행된) 은행 명세서, (90일 이내에 발행된) 임대 계약서에 더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모두 가린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대부분의 개발자분들이 이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정을 인증하신 후 수익화를 실현하고 계십니다.
― 구글코리아는 제출에 있어 "한달 이상의 시간을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