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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어이 유비, (안) 믿고 있었다구!

대체 얼마 만일까, 유비 게임에 빠져든 것이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4-01-19 13:46:36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유비소프트 게임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느낀 것이.

1월 18일 출시한 <페르시아의 왕자: 잃어버린 왕관>(이하 ‘잃어버린 왕관’)이 화제다. 출시 수일 전부터 데모 버전이나 프리뷰를 플레이해 본 사람들은 이미 입을 모아 게임의 이모저모를 칭찬하는 중이다.

그러나 쏟아지는 찬사에도 신뢰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평소에 잘하면 하나만 실수해도 미운털이 박히고, 평소에 못 하면 정확히 그 반대라고 하던가. 기대치의 하한을 연일 경신하던 유비소프트 게임이기에 ‘조금 잘한’ 게임을 두고 집단 착시가 일어난대도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직접 플레이해 본 결과 <잃어버린 왕관>은 기지로 가득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고 조심스럽게 결론 내려 본다. <잃어버린 왕관> 안에는 만든 이들의 갖은 고민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유저 관점의 배려 넘치는 디자인, 그리고 무엇보다 플레이어를 강하게 끌어들이는 매력이 가득하다. 모두 유비소프트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것들이다.


<잃어버린 왕관>의 이야기는 실존했던 고대 페르시아의 정예 친위 부대 ‘이모탈’을 핵심 소재로 삼는다. 7명의 이모탈 중 하나인 주인공 ‘사르곤’은 쿠샨 왕국의 침략을 또 한 번 격퇴하고 돌아와 치하받는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페르시아군을 이끌던 아나히타 장군이 어떤 이유에선지 돌연 왕자를 납치해 도망가고, 이모탈들은 그 뒤를 서둘러 쫓게 된다.

장군이 향한 곳은 ‘시무르그’(페르시아 신화의 새 형상을 한 신)가 머무는 카프 산(山)이다. 일행은 장군이 왕자를 이용해 왕족만 열 수 있는 카프 산의 봉인을 푼 뒤, 시무르그의 축복을 받아 왕위를 찬탈하려는 것으로 추측하지만 진의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장군을 쫓아 카프 산에 들어선 주인공 일행에게는 불가사의한 사건들이 닥치기 시작한다. 불과 몇 시간 전 도착했을 아나히타의 부하들이 수십 년 묵은 언데드가 되어 덤벼드는 등 시공간의 뒤틀림이 곳곳에서 나타난 것. 혼돈 속에서도 사르곤은 페르시아 왕국의 위기를 막기 위해 카프 산의 여러 존재들과 싸워 나간다.



# 유비의 ‘힙한’ 시도

근 몇 년 동안 출시한 유비소프트(이하 유비) 게임들에 가해지는 비판은 ‘자기 복제’의 문제로 압축된다. 똑같은 틀에 찍어낸 뒤 겉 장식만 바꾼 듯 대동소이한 여러 게임에 유저들은 ‘유비식’이라는 수식어를 조롱처럼 덧붙여 왔다.

한편 <잃어버린 왕관>은 유비로서는 첫 시도인 2D 메트로배니아 기반의 플랫포머·액션 게임이다. 고전 2D 플랫포머 <레이맨> 시리즈 개발자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과거의 노하우 일부를 가져올 수야 있었겠지만, 결국 직접적으로 ‘복제’할 원형은 처음부터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단순히 ‘유비 게임치고’ 독창적이라고 평가한다면 억울해질 작품이다. 새로운 능력이나 장비를 획득해 탐험 영역을 넓혀가는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기본 전개 방식을 따르면서도, 항상 그 중심에 전투를 두고 콘텐츠를 풀어내는 고유한 접근법을 통해 게임을 차별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난도 플랫포머 구간들로 곳곳을 채워 1990년대 오리지널 <페르시아 왕자> 시리즈의 전통 역시 계승한다. 더 나아가 후술하겠지만 2000년대 후반 제작된 <시간의 모래> 시리즈의 액션적 면모, 심지어는 점점 다양한 장르에서 표준이 되어가는 소울라이크식 전투 시스템까지 참고했다.

신구의 조화는 물론 인디 씬과 메이저 씬의 트렌드까지 동시에 겨냥한 복합적 기획인 셈. 특히 인디 개발사 사이에선 이런 실험적 용복합 시도들이 계속 유행인 반면, 대기업들은 전통적 장르 구분에 훨씬 집착해 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유비가 이런 전향적 시도에 나섰다는 사실은 <잃어버린 왕관>에 주목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되고 있다.



# 전투 중심의 메트로배니아

워낙 작품이 많아 섣불리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상당수 메트로배니아 게임에서 보스 미만의 몬스터(이른바 ‘잡몹’)들은 탐험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기능할 때가 많다. 전투에 힘을 준 작품이더라도 ‘잡몹’들 만큼은 보통 패턴이 단순하고 체력이 적기 때문에, 능력이 많이 해금된 후반에 가서는 장애물 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 <잃어버린 왕관>의 전투는 메트로배니아보다는 ‘2D 소울’ 장르에 더 근접해 있다고 볼 만큼 치열하다. 이는 인게임에 들어가기 전 게임 난이도 설정 단계에서 이미 암시되어 있다.

난이도는 ▲초보자 ▲전사 ▲영웅 ▲이모탈 등 4가지 프리셋, 그리고 직접 세부 조절이 가능한 ‘맞춤 설정’으로 세분된다. ‘맞춤 설정’에서 만질 수 있는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적 체력’과 같은 기본 수치 외에 ‘회피 프레임’과 ‘쳐내기(패링) 난이도’ 역시 조절 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회피’와 ‘쳐내기’는 흔히 소울라이크에서 게임 전반적 재미와 난이도를 가르는 중요 요소로 손꼽히는 것들이다. 실제로 <잃어버린 왕관>은 한두 번의 피격이 치명적 결과로 돌아올 수 있는 소울라이크적 성격을 띠며(영웅 난이도 이상 기준), 패링과 회피의 중요성이 크다.


패링과 회피가 재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전투 감각을 시험하는 여러 가지 난관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왕관>은 적들의 다양한 유형과 행동 패턴을 통해 이 부분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적은 공격의 동작·범위·속도·효과 등이 모두 다르다. 기본적 공격 패턴은 거의 항상 두어 가지 이상이 준비되어 있으며, 특히 지형 등 주변 환경에 따라 행동이 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언데드 궁수는 높고 좁은 플랫폼에 자리를 잡고 아래로 저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유저가 점프해 접근하면 걷어차려 든다. 창과 방패로 무장한 언데드는 거리에 따라 찌르기와 돌진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각 동작의 프레임 수가 미묘하게 달라 방어에 유의해야 한다.

기본 공격 외 별도 구사하는 ‘노란 눈’ 패턴(눈을 노랗게 빛내며 공격)과 ‘붉은 눈’ 패턴(눈을 붉게 빛내며 공격)도 중요한 요소다. ‘노란 눈’ 공격은 패링으로 즉시 반격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약한 몬스터는 즉사당하고 강한 몬스터는 일시적으로 무력해진다. 붉은 눈 패턴은 반대로 패링이 아예 불가능한 공격이며, ‘잡몹’중에도 구사하는 경우가 있다.



# 플레이어 주도의 전투

적들의 공격에서 묵직한 ‘소울류’가 연상된다면, 반대로 주인공 사르곤은 <데빌 메이 크라이> 류의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연속기 중심 액션을 구사한다. 사르곤은 육성이 전혀 안 된 상태에서도 여러 종류의 연속기를 구사할 수 있고, 게임을 진행하며 그 가짓수는 계속 늘어난다. 다양한 연속기는 겉보기와 대미지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각자 차별화된 쓰임새를 가진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예를 들어 약한 몬스터는 허공에 뜨면 무력해지기 때문에 공중 연속기로 일방적 공격을 가하면 좋다. 이때 적을 띄우는 방식, 공중에서 타격을 이어 나가는 방식 모두 한두 가지가 아니기에 상황에 맞춘 판단이 필요하다.

한편 강한 몬스터는 대부분 뜨지 않으며 연속기를 중간에 끊거나 강력한 반격을 가할 때도 많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기본 공격 중 반격/회피를 섞는 고급 연속기가 유용하다. 적 공격 동작을 보고 전방 회피로 지나친 뒤 후방을 노리거나, 후방 회피 후 다시 빠르게 접근해 연속기를 이어가는 등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여기에 더해 원거리에서 경직을 줄 수 있는 화살과 이동기, 궁극기까지 조합하면 (실력이 받쳐줄 경우) 대부분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것은 쉽지 않은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유저가 전투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기 주도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게 하는 탁월한 요소다.



# '강력한 한 방'과 육성의 재미

한편 제작진은 전투의 ‘쾌감’도 놓치지 않았다. 화려하고 스피디한 연속기를 구사할 수 있더라도 적을 쓰러트릴 때 항상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 지루해지기 쉽다. 이를 방지하는 것이 일종의 궁극기 시스템인 ‘아스라 폭주’다.

아스라 폭주는 ‘아스라 게이지’를 채워 사용하는 강력한 기술이다. 아스라 폭주에는 총 7가지가 존재하며, 원거리형, 근접형, 보조형 등으로 나뉜다. 아스라 폭주는 한 번에 두 가지씩만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상황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아스라 게이지는 적을 때려 조금씩 채우거나, 패링으로 한 번에 많이 채울 수 있다. 일부 소울라이크 게임에서와 유사하게, 회피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패링에 그만큼의 보상을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전투에 쾌감을 더해주는 요소는 몇 가지 더 있다. 그중 하나는 시무르그의 능력이다. 사르곤은 스토리를 진행하며 시무르그의 깃털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시공간 조종에 관련된 초능력을 하나씩 얻는다. 공중에서 전후방으로 돌진하거나, 분신을 설치한 후 해당 위치로 순간이동 하는 등의 능력이다.

아스라 폭주 커맨드를 입력하면 컷씬 연출과 함께 강력한 궁극기를 시전한다

시무르그의 능력들은 일차적으로는 탐사 가능 지역을 늘려주는 보조 수단이다. 하지만 전투에서도 강력한 역할을 하는데, 아예 능력마다 관련된 별도의 연속기 커맨드가 몇 개씩 존재한다.

한편 ‘목걸이’는 앞선 두 가지와 다른 유형의 쾌감을 선사한다. 아스라 폭주와 시무르그 능력이 적을 일시적으로 압도하며 시원함을 안긴다면, 목걸이는 자신 만의 플레이스타일을 시험하고 완성하는 RPG적 재미를 줄 수 있다.

일단 목걸이는 크게 메달과 소켓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둘 다 필드에서 발견하거나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기능이 강력한 메달일수록 더 많은 소켓을 차지한다. 즉 소켓을 늘려갈 때마다 사르곤은 조금씩 더 강해지며, 이때 자잘한 능력 여러 개를 장착할 것인지, 혹은 강력한 능력을 조금 장착할 것인지는 유저의 선택이다.

목걸이가 RPG적 육성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유는, 우선 독특한 기능의 목걸이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패링 성공 시 체력을 채워 주거나,  적들이 느려지는 ‘시간의 물방울’을 형성하는 등의 이색적 목걸이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자원을 들여 목걸이를 업그레이드하면, 이 특성을 극대화해 주요 전략으로 삼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패링으로 회복되는 체력량을 늘려서 더 적극적으로 패링과 아스라 폭주 중심으로 전투를 풀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목걸이를 조합하고 강화해 플레이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 ‘대기업 메트로배니아’란 이런 것

넥슨 산하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작지만 큰’ 게임으로 통한다. 픽셀 아트 그래픽이나 아기자기한 게임플레이는 소규모 인디 감성을 자극하지만, 기저에 깔린 자금력은 숨겨지지 않는다. 끝없이 도입되는 무수한 게임 메카닉, 고품질의 아트 애셋, 각종 컷씬 등은 ‘대기업이 만든 인디’라는 모순적 개념이 지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것은 글로벌 대기업 유비가 만든 <잃어버린 왕관>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카툰풍 그래픽과 ‘메트로배니아’라는 인디 친화적 장르는 게임의 성격과 감성을 설명할지언정 그 규모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단적인 예로 인디 메트로배니아에서는 같은 맵과 적이 반복 등장해도 좋은 장르 문법을 십분 이용, 제작비용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잦다(거꾸로 이 장르가 인디 씬에서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잃어버린 왕관>은 다음 힌트를 찾지 못했거나 반복 사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같은 동선을 반복 왕복할 일이 별로 없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신규 지역으로 나아가면서 메인 퀘스트, 부가 퀘스트, 히든 콘텐츠, 스토리 연출 등 갖가지 콘텐츠가 짧은 텀을 두고 계속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을 구성하는 화려한 컷씬, 다수의 인물, 텍스트, 특수 애니메이션은 모두 같은 장르 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볼륨을 자랑한다.

'방황하는 전사들' 부가 퀘스트에서는 고유한 디자인의 보스급 적 8명이 등장한다. 메인 스토리의 무수한 보스 및 정예 몬스터들과는 전혀 별개의 콘텐츠다.


# 유비가 앞으로도 돌아봐야 할 게임

그런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이처럼 컷씬, 스토리, 인물, 지역, 전투 등의 콘텐츠를 풍성하고 촘촘하게 배열하는 작법 자체는 평가가 좋지 못했던 최근의 유비 게임들에서도 다름없이 제공되던 것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기존 게임 대부분은 3D 오픈월드였기 때문에 콘텐츠 마련에 소모되는 자원과 기술력은 오히려 더 막대했을 것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잃어버린 왕관>에서는 이들 요소가 즐거움으로 승화될 수 있었던 반면, <파 크라이>, <어쌔신 크리드> 등의 최신작에서는 지루함만을 안겨주었을까?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콘텐츠의 분량이 아닌 그 전달 방식에 있다.

벌써 수년째 유비는 장르적 틀, 그리고 시리즈의 틀 안에서만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정해진 제작 공식에 새로운 애셋만 입력해 게임들을 '찍어낸다'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근 출시한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에도 '<파 크라이>의 <아바타> 모드'라는 비판이 가해졌다.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역시 초기 시리즈의 문법을 큰 고민 없이 가져와 애매한 평가를 받았다.

미디어 콘텐츠에서 '예측 가능성'은 자주 감흥을 떨어뜨린다. 이른바 '유비식 오픈월드'와 반대로 예상치 못한 스토리 및 상호작용을 산개시켜놓는 '락스타식 오픈월드'가 (오랜 신작 부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장르의 정점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잃어버린 왕관>은 이 측면에서 최근의 유비 게임들과는 정 반대 노선을 택했다. <잃어버린 왕관>의 게임플레이는 작은 '서프라이즈'로 가득 차 있어 계속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숨겨진 방들은 접근 방식이 모두 다르고, 보상의 종류도 일률적이지 않다. 같은 느낌의 지형이 반복되는 구간은 드물고 완전히 새로운 맵 기믹이 꾸준히 추가된다. 신규 지역에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적 유형이 나타나며, 이들은 이전까지 본 적 없는 공격을 구사할 때가 대부분이다.

더 나아가 이들 요소 대부분이 게임의 코어 메카닉을 유기적으로 심화한다. 계속 등장하는 함정과 맵 기믹들은 플랫포머로서의 재미를 뒷받침한다. 다종다양한 적 유형은 장황한 전투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요소다. 숨겨진 방들 역시 재화, 장비, 심지어 히든 스토리까지 제공하면서 RPG적 육성의 재미와 퍼즐 풀이의 보상감을 동시에 챙긴다.

이렇듯 <잃어버린 왕관>은 유비 게임에서 실로 오랜 만에 만나보는 '유저지향적 개발'의 결과물로 보인다. 이는 게임에 도입된 몇몇 편의 시스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환영 기억' 시스템은 이 게임의 유저지향적 성격을 가장 잘 상징하는 요소다

대표적인 것은 현재 모든 유저가 극찬을 아끼지 않는 ‘환영 기억’ 시스템이다. 나중에 돌아와야 하는 지점을 스크린샷으로 찍어 맵 상에 마커로 남기는 기능으로, 이를 두고 ‘앞으로 모든 메트로배니아가 참고해야 할 시스템’으로 평가하는 유저들도 있다.

해당 시스템은 어떻게 보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잃어버린 왕관>에서 가장 독창적인 요소지만, 그렇다고 게임성을 비약적으로 진작시켜주거나 마케팅에 도움이 될 만한 유형의 기술은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최근의 유비라면 별다른 노력을 할애하지 않았을 만한 기능이기도 하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 게임에 드러난 유저지향적 태도를 가장 잘 표상하는 시스템인 셈이다. ​그리고 유비 역시 <잃어버린 왕관>의 기억을 생생하게 갈무리해 두고, 차기 행보를 결정할 때마다 계속 다시 꺼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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