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발더스 게이트 3>로 올해의 게임(GOTY)을 수상한 라리안 스튜디오의 스벤 빙커(Swen Vincke) CEO가 올해 TGA 무대에서 GOTY를 수상할 만한 스튜디오의 자격에 대한 자기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끈다.
전년도 수상자로서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빙커는 “나는 올해 GOTY 수상자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의 수상자까지 알고 있다. 어떤 예언자가 알려줬기 때문이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 예언자에 따르면, 2025년 GOTY는 이 자리에 오르는 공식을 알아낸 개발사가 받을 예정이다. 그 공식이란 우스울 정도로 간단하지만, 어째선지 계속 잊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25년 GOTY는 스스로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 그러한 게임이 시장에 없기 때문에 도전한 개발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게임을 만들지 않는 개발자, 추상적인 판매 목표를 쫓지도 않고, 그 목표를 달성 못 했다고 해서 구조조정을 두려워하지도 않는 개발자들의 스튜디오가 받는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빙커는 더 나아가 "그 스튜디오의 책임자들은, 게임 디자인에 도움이 안 되고 그저 수익 키우는 데만 도움이 되는 요소를 게임을 채워 넣는 걸 금지한다. 또한 개발자들을 장표상의 숫자로 취급하지 않고, 플레이어들을 착취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보너스나 정치에 눈이 가려서 근시안적 결정을 내리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 책임자들은, 게임과 팀을 우선시하다 보면 이윤은 자연히 뒤따른다는 사실을 안다. 이상을 좇고, 유저들에게 재미를 주기 원하며, 개발자 스스로가 즐기지 못하는 게임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란 걸 안다. 존중의 가치를 알고 있으며, 개발자와 플레이어를 잘 대우한다면 일이 잘못됐을 때 그들 역시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게임에 진심을 다한다.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연설을 통해 빙커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게임사가 추구해야 할 근본적 가치와 태도에 대한 생각을 밝힌 셈이다. 라리안 스튜디오는 빙커 스스로가 이야기한 조건에 대부분 부합하는 게임사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빙커는 TGA의 ‘수상자 홀대 논란’을 의식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해 TGA 운영진은 수상자들이 소감을 제대로 밝히기도 전해 ‘마무리해달라’(please wrap it up)는 메시지를 별도의 전광판으로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빙커는 “올해 수상자 역시 오늘은 ‘마무리해 주세요’라는 얘기를 듣겠지만, 다음 해에 다시 이 자리에 와서 이렇게 3분 동안 떠들 수 있다”고 이야기해 청중에게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