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최근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스팀 게임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취재 결과, 위원회는 최근 밸브를 통해서 등급분류를 받지 않았지만 '스팀에서 국내 시장 유통을 목적으로 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메시지에는 등급 분류를 받지 않고 서비스하는 것이 한국 현행 게임산업법 위반이라는 것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다. 실제로 게임산업법 제32조에 따르면,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서비스되는 게임은 '불법게임물'로 규정된다.
한국에서 스팀 게임을 서비스하는 해외 게임사들이 이러한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대상이 되는 게임의 개수는 수십여 개며, 지명도 높은 게임도 일부 포함됐다. 디스이즈게임 문의에 위원회 측은 '국내 시장 유통을 목적으로 한 게임'의 기준으로 ⓐ 한국어화 여부 ⓑ 다운로드 수 ⓒ 사용자 수 등을 제시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한국 법인이 없는 해외 유통사가 대행사를 통해 등급분류는 받았지만, 최근 해외 게임사가 직접 등급분류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라고 소개했다. 2014년, 스팀 게임의 한국 서비스 지원 중단이 늘어난 적 있는데, 당시 많은 게임사가 한국 심의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곤란을 겪은 적 있다.
종합하자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취지는 해외 게임사가 직접 등급 분류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으니 현행 법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해외 게임사가 이 문을 실제로 드나들 수 있는지 없는지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밸브는 일부 업체에게 '등급 분류를 받지 않으면 한국에서 게임 판매를 종료시킬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해외 스팀 게임의 등급 분류를 돕고 있는 바다게임즈의 임바다 대표는 "한국에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은 업체는 위원회가 '해라' 하면 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달 말이면 실제로 스팀에서 내려가는 게임이 생길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해외 게임사가 이번 경고를 무시하면, 실제로 한국 지역 스팀에서 자기 게임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디펜더즈 퀘스트>와 <미니 메트로>는 스팀 커뮤니티를 통해 "등급분류 문제로 한국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힌 적 있지만 현재 한국에서 한국어로 두 게임을 즐기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
위원회의 이번 조치가 판매 자체를 걸어 잠그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2014년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될 전망이다. 한국에 스팀 게임을 서비스하려는 해외 게임사 입장에서는 현지화에 복잡다단한 심의 과정까지 추가된 것. 많은 게임사가 한국 시장에만 적용되는 행정상 번거로움을 피한다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스팀에서 한국어로 만나는 게임이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