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새로 내려받거나 업데이트할 수 없다. <포트나이트>가 멀티플레이 게임이니만큼 아이폰에 <포트나이트>가 설치돼있던 유저들의 매칭도 쉽지 않게 됐다. 애플이 28일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와 개발자 계정을 완전히 삭제했기 때문이다. 한국 시각으로 14일 경부터 앱스토어에서 찾기 힘들던 <포트나이트>는 이제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앞서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에픽게임즈에게 8월 28일까지 개발자 권한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보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이것이 약관 위반이라는 것. 애플은 "에픽게임즈와 수년간 협력했지만, 이들은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았다"라고 못을 박았다.
에픽게임즈는 법원에 이같은 조치가 '보복'이라며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은 소송 당사자가 아닌 다른 업체에도 피해가 갈 수 있으므로 "애플이 <포트나이트>를 차단할 수 있지만, 언리얼 엔진 개발자 계정을 해지하지 말라"는 내용의 가처분을 내렸다. 이로써 소송전에서 에픽게임즈는 iOS와 맥(MAC)에서 언리얼 엔진은 지켰지만, <포트나이트>는 지키지 못하게 됐다. 많은 개발사가 언리얼 엔진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에 초미의 관심사였던 건이다.
애플이 제시한 데드라인인 28일이 지나면서 <포트나이트>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는 검색되지 않으며, 앞으로 업데이트도 지원하지 않는다. 인앱 결제도 불가능하게 됐다. 한국 <포트나이트> 공식 카페에서는 자신의 계정 레벨이 1이 됐고, 멀티 매칭이 안 돼서 봇 매치를 플레이해야만 했다는 등의 증언이 확인된다. 기존 유저라 하더라도 사실상 게임을 접어야 하는 상황.
앱스토어는 <포트나이트>를 내리면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을 밀어주고 있다. <포트나이트>가 사라진 8월 28일 이후 애플 앱스토어에는 <배그 모바일>을 홍보하는 피처드(Featured) 기사가 줄곧 올라와 있으며, 앱스토어 공식 트위터에도 같은 내용이 게시됐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에픽게임즈와 크래프톤(펍지가 소속된 그룹)의 최대, 2대 주주가 텐센트라는 것이다.
펍지는 2018년 1월 에픽게임즈코리아를 고소한 적 있다. 당시 펍지는 <포트나이트>의 게임성과 핵심요소, 게임 UI 등이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하다는 주장을 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맡았던 사건은 같은 해 6월 펍지 측이 소를 취하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이보다 두 달 앞선 2018년 4월, 텐센트가 블루홀(크래프톤의 옛 이름)에 5,0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텐센트가 에픽게임즈의 최대 주주가 된 건 2013년의 일인데, 펍지와 에픽이 텐센트라는 공통분모를 갖게 됐으니 더이상 소송을 진행할 수 없었으리라는 게 당시 업계의 중론이었다.
애플은 <포트나이트>의 빈자리를 다른 게임으로 메꾸겠다 나섰고, 그 결과 iOS에서 <포트나이트>를 하던 유저들은 <배그 모바일>에 관심을 보이기에 좋은 상황이 됐다. 이러한 반사효과가 추가로 반영된다면 IPO(기업공개)가 유력한 크래프톤에겐 뜻밖의 호재다.
참고로 <배그 모바일>은 텐센트 산하 라이트스피드 & 퀀텀 스튜디오와 펍지가 공동 개발한 게임이다. 개발에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4가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