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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복제' 욕 먹던 EA 이제는 양산모드? 축구게임 6개 개발

전부 모바일게임으로, ‘새 장르, 새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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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0-11-09 17:50:02

축구게임은 진정 EA의 ‘최애’ 장르고, 모바일은 ‘떡상’ 플랫폼인 모양이다. EA가 축구게임을 동시에 6개 개발 중이다. 모두 모바일이다.

 

EA는 11월 5일 2021회계연도 2분기* 성과 발표에서 향후 축구게임 개발 방침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EA 회계연도는 4월에 시작한다. 즉, 2021회계연도는 2020년 4월 ~ 2021년 3월이다. 2021회계연도 2분기는 2020년 7월1일 ~ 9월 30일이다.

 

“축구의 인기는 세계적으로 계속 성장 중이다. 우리는 새로운 게임장르와 새로운 소비시장에 어필하기 위해 6개의 모바일 축구게임을 새로 개발하고 있다. EA는 최상위 축구 리그 라이선스도 가장 많이 보유했다. 분데스리가, 라리가와 계약을 최근 연장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남미축구연맹(CONMEBOL), 등 30개 이상 리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 새 게임 6개는 어떤 작품일까?

 

EA는 6개 축구게임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축구’라는 단일 테마로 모바일이라는 플랫폼 상에서만 여섯 개의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는 EA의 발언에 의거해 어떤 게임을 만드는 중인지 추측해볼 여지는 있다.

 

 

먼저 ‘새로운 시장’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특정 지역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 지역 내 실제 축구리그를 다루는 ‘전문 타이틀’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테면 한국에 ‘K리그 축구게임’을 내놓는 식이다. EA가 전세계 유력 축구리그와 맺어놓은 파트너십은 이런 가능성을 한층 강화해준다.

 

‘새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는 모바일 플랫폼 선택과도 연관이 있다. 상당수 국가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은 PC나 콘솔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관련해 다양한 ‘장르’를 공략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선수 컨트롤이 배제된 순수 ‘구단경영’ 등, 모바일에서도 플레이가 쉬운 게임을 내놓을 것으로 추측된다.

 

 

# '축구 모바일' 게임 만드는 이유는?

 

EA의 이러한 결정은 기존 축구게임 <피파> 시리즈의 지속적이고 막대한 성과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매든 NFL>과 함께 <피파 20>은 EA 2021회계연도 2분기 수익을 주도했다. <피파 20> 이용자는 전작에 비해 12% 늘었고, 시리즈 27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기록됐다.

 

10월 12일 발매된 <피파 21>도 성공적 첫발을 내딛었다. 출시 직후 3주 간의 순수익이 전년도 동일 시기 <피파 20>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모드는 이전과 같이 FUT(FIFA Ultimate Team)로 고객참여(engagement·현금결제나 게임 플레이 등 관련 활동)가 제일 많았다.

 

EA는 이번 분기에 모바일 사업의 성장 잠재력도 다시 확인했다. 2021회계연도 2분기에 <피파 모바일>은 중국, 한국 시장에서 고객참여도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일본에서도 정식 론칭해 프랜차이즈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모바일 사업 순수익도 1년 전인 2020년 2분기부터 현재까지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 축구게임 확장에 대한 우려

 

반면 이런 EA의 ‘축구게임 확장’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피파> 프랜차이즈는 매출에서 꾸준히 ‘효도’하는 반면, 콘텐츠 측면에서 ‘자기 복제 시리즈’라는 혹평에 시달려왔다. 매해 신규 넘버링 타이틀을 판매하면서도 게임성과 내용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체 IGN은 최근 EA의 이러한 <피파> 개발 관행을 강도높게 꼬집었다. 닌텐도 스위치판 <피파 20>의 리뷰를 그대로 ‘복사’해 스위치판 <피파 21> 리뷰에 고스란히 ‘붙여넣기’한 것. IGN은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종종 받을 정도로 대기업 게임에 호의적인 매체다. 리뷰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EA가 지난해 나온 스위치판 <피파 20>을 올해 ‘복붙’했다. 스토어 페이지 상품 설명에조차 전편처럼 '새로운 추가사항이나 큰 개선사항 없는 게임플레이’라 적어놨다. 그런데 49.99달러 풀프라이스를 받는다. 이를 보며 나도 지난해 작성한 스위치판 <피파 20> 리뷰를 <피파 21>리뷰에 복붙하기로 결정했다.”

 

흥미롭게도 문제의 리뷰 첫머리는 이렇다. “여러분이 스위치판 <피파 19>를 가지고 있다면, 솔직히 말해 스위치판 <피파 20>을 구매할 이유를 대기 힘들다.” 결국 해당 기자는 스위치 버전 <피파>가 3년째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한 셈이다.

 

곧 출시될 <피파 21> ‘차세대 콘솔 버전’은 조금 다를까? EA는 전혀 새로운 게임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콘솔 기기들의 혁신적 성능을 십분 활용, 비교 불가한 수준의 몰입감과 혁신적 게임플레이, 2초 이하 로딩 타임을 보장하겠다고 EA는 전했다. 약속이 정말 이행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