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버전이 정품보다 프레임이 더 좋다고요?
2021년 7월.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크랙 버전이 공개되면서 해외 매체를 중심으로 불법 버전이 정품 게임보다 프레임이 훨씬 좋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문제는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에 적용된 캡콤의 자체 DRM(불법 복제 방지 서비스) 때문으로 밝혀졌다.
정품 PC 버전은 적을 처치하거나, 드미트리스쿠 자매가 벌레 무리와 같이 등장할 때마다 프레임 드랍이 있어 유저 빈축을 샀다. 한국어 기준 스팀에서 가장 유용한 평가가 "벌레로 프레임 드랍 공격하는 건 아니잖아요"일 정도였다. 해당 문제는 콘솔 버전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스팀 커뮤니티)
그리고 7월,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크랙을 배포한 해킹 그룹 'EMPRESS'는 "캡콤 자체 DRM을 패치해 대부분의 기능이 실행되지 않도록 막았다. 이 덕분에 게임 환경이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캡콤의 자체 DRM에 대한 문제 때문에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해외 IT 매체 '디지털파운드리'의 실험 결과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정품 버전은 적을 일격에 처치하거나, 드미트리쿠스 자매가 벌레와 같이 등장할 때마다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다. 불법 버전은 프레임 드랍이 발생하지 않았다.
초록색(크랙판)과 정품 버전(빨간색)의 프레임 차이. 벌레 무리가 화면에 등장하자 정품 버전은 갑자기 프레임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출처 : 디지털 파운더리)
다른 해외 매체도 동일한 현상을 확인했음을 밝혔다. 'DSOGaming'은 "게임을 철저히 테스트하기 위해 2시간 넘게 불법 버전을 플레이했다. 놀랍게도 한 번도 끊김이 없었다. 적을 죽일 때마다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 악명이 높은 드미트리스쿠 성 지하에서도 끊김이 없었다"고 밝혔다.
두 매체의 말을 종합하면 캡콤의 DRM이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성능 문제에 큰 영향을 끼쳤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해외 팬들은 캡콤의 발 빠른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PC 출시 때부터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 요구가 있었으나, 캡콤은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
이에 한 해외 유저는 2011년 10월 게이브 뉴웰이 시애틀 컨퍼런스에서 언급한 발언을 인용했다.
“The easiest way to stop piracy is not by putting antipiracy technology to work. It's by giving those people a service that's better than what they're receiving from the pirates.”
"불법(pirates)행위를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불법 퇴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다. (정품 사용자들에게) 불법 사용자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5월 7일 발매된 1인칭 호러 게임이다. 새로운 호러 요소의 추가와 '알치나 드미트리스쿠' 등 개성 있는 등장인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발매 20일 만에 전 세계 판매량 400만 장을 돌파했다.
[Update 2021-07-16]
7월 16일, 캡콤은 디지털 파운드리 측에 연락을 취해 "현재 패치를 준비 중에 있으며,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곧 안내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