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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GDC 차이나와 CGDC의 미묘한 관계

중국 문화부와 신문출판총서의 두 게임 컨퍼런스

에라이씬 2009-10-14 08:03:49

‘상하이런 에릭의 쭝꿔 이야기’는 중국 특파원 ‘에라이씬’이 중국 현지에서 직접 발로 뛰고, 부딪히고, 깨져 가며 얻은 게임 소식과 정보를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디스이즈게임 중국 특파원 신상린(복단대학 관리학원 중국마케팅센터 수석 연구원)


 

■ 문화부와 신문출판총서의 게임 컨퍼런스

 

GDC 차이나 2009(GDC China 2009, 이하 GDC 차이나)의 개막과 동시에 중국에서 주목 받는, 정확히는 비교 대상이 되고 있는 행사가 하나 있다. 그 주인공은 중국게임개발자대회(中国游戏开发者大会, China Game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CGDC).

 

매년 개최되는 차이나조이의 부대행사로, 게임산업 관할 부서인 신문출판총서에서 후원해 온 CGDC가 이번 GDC차이나 2009의 개막과 함께 컨퍼런스에 참가한 게임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폐막한 지 3개월이 다 되어 가는 CGDC가 이제와서 거론되는 이유는 지난 10월 1일 발표된 국가신문출판총서에서 문화부로의 온라인 게임산업 업무 이관 때문이다.

 

새롭게 온라인게임 권력을 갖게 된 문화부는 GDC 차이나의 주관 부서이고, 기존의 권력 부서인 신문출판총서는 CGDC를 주관하고 있어 비교되는 것이다.

 

구분

GDC China

CGDC

공식 명칭

Game Developers Conference China

China Game Developers Conference (国游戏开发者大会)

주최

UBM(United Business Media),

상하이시정보서비스산업협회(上海市信息服务业行业协会)

중국게임배급사협회(China Game Publishers Association),

상하이멀티미디어산업협회(上海市多媒体行业协会)

주관

문화부(文化)

 

후원

IGDA
(International Game Developers Association),

GXA(Singapore Games Exchange Alliance),

HKPC(Hong Kong Productivity Council)

신문출판총서(新闻出版总),

과학기술부(科学技术),

공업신식화부(业和信息化),

국가체육총국(国家体育总),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国国际贸易促进委员会)

개최년도

2007, 2009

2007, 2009

강연 구성

6개 트랙, 57개 세션

5개 트랙, 67개 세션

주요 협찬사

Intel, 중국통신, CRYTEK, DOLBY 20여 개 업체

AMD, NVIDIA, EPIC Games China, CRYTEK 30여 개 업체.

 

 

                               ▲ GDC 차이나와 CGDC의 개요 비교

 

 

■ 정치적인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CGDC

 

일단 이름만 놓고 보면 헷갈릴 수밖에 없다. 영문 행사명으로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두 컨퍼런스의 공식 사이트가 함께 표시된다.

 

높지 않은 게임 개발 수준으로 인식되어 온 중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된 CGDC인 만큼, GDC를 의식한 행사명이라는 것은 중국 게임 관계자들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태생 자체의 목적성이 그렇다 보니 행사 자체도 정치적 색채를 강하게 풍겨왔다. 특히, 지난 CGDC 2009는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뛰어든 게임회사의 CEO라면 꼭 와야 하는 자리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중국 서비스 정상화를 놓고 신문출판총서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CGDC의 기조연설을 맡았고, <WoW>의 수석 프로듀서인 제이 알렌 브랙을 강연자로 내보내며, 블리자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게임 컨퍼런스 참가라는 기록을 남겼다.

 

컨퍼런스의 꽃인 CGDC의 기조 연설은 엔씨소프트의 김형진 아트 디렉터, EA의 앤드류 윌슨 부사장, 에픽 게임즈 공동설립자인 팀 스위니도 선택을 받았다. 기타 수많은 세계 게임 업체들의 고위급 인사들이 강연자 신분으로 신문출판총서의 부름을 받았다.

 

이 외에도 피터 무어(EA스포츠), 첸 텐차오(샨다), 김택진(엔씨소프트), 히라이 카즈오(SCE), 이와타 사토루(닌텐도) 등 세계 게임업계 아이콘들은 CGDC 자문위원 자격으로 상해 시내 지하철역 광고판에 나란히 등장했다.

 

세계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CEO들을 한 페이지에 담아냈다.

 

그러나 정작 컨퍼런스의 내실은 그 위상에 어울리지 않았다. 해외 미디어의 참가등록 시스템이 없어서 CGDC를 미디어 자격으로 취재한 해외 매체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이로 인해 CGDC에서 발표된 강연들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해외 사이트는 없었다.

 

중국의 물가를 감안할 때 상상을 초월하는 컨퍼런스 입장료(온라인게임 세션을 들을 수 있는 A패스 가격 4000 위안, 당시 환율 기준 80만 원) 때문에 행사장이었던 상해국제컨벤션센터는 컨퍼런스 기간 내내 중국 내 후원사들에서 파견된 참관객들로만 채워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컨퍼런스 기간 내내 한산한 풍경을 연출한 CGDC 2009.

 

 

■ 한 치 앞을 알기 힘든 컨퍼런스의 향방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임산업 주무 부처의 이동과 맞물려 CGDC의 운영 상황과 컨퍼런스로서의 결과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CGDC는 외형만 놓고 보자면 세계 최고의 게임 컨퍼런스인 GDC와 비교될 수도 있지만, 국제적인 게임 컨퍼런스를 꿈꿔 온 것에 비한다면 그 내실은 초라하다.

 

문화부가 주관한 GDC 차이나에서 만난 한 중국 게임산업 관계자는 “CGDC가 컨퍼런스로서 내실 다지기에는 실패하면서 GDC 차이나 2009의 성패 여부, 게임산업 주무 부처 이동 등의 결과에 CGDC의 존폐 여부가 달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GDC 차이나가 해외업체 주최 행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입장에선 GDC 차이나를 통해 얻은 학습 효과를 CGDC의 안착을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중국 게임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가파르게 향상되고 있는 중국의 게임 개발력 등을 감안할 때 CGDC는 중국 게임산업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 가치를 갖고 있다.

 

해외 유명 개발자들의 중국 내 강연으로 주어지는 세계적인 트렌드 학습, 중국 게임업체 및 개발자들과의 교류 기회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이러한 이점을 해외 주도의 행사로 얻을 중국 정부가 아니다.

 

저 하늘에 태양이 하 나일 수 없듯 중국의 게임 개발 컨퍼런스 역시 둘일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 군소난립 상황의 수많은 게임 전시회들이 신문출판총서의 제재 아래 차이나조이로 통합되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내년 차이나조이 2010에서도 CGDC를 만나게 될 수 있을지, 혹은 GDC 차이나 2009에게 “짜이찌엔!”(헤어질 때의 중국 인사말)을 외치게 될지 그 결과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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