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가 애니메이션 '고블린 슬레이어' 오프닝을 트레이싱?

지금까지 타사 저작권 침해 논란 빚어 온 액티비전, 하지만 법원 판결은 달라

김승주(4랑해요) 2021-09-08 16:20:31

액티비전이 <모던 워페어>에 사용한 이미지에서 <고블린 슬레이어>의 오프닝을 트레이싱한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래 이미지는 <모던 워페어>의 총기 스킨 팩 '노티스 미 IV'의 상점 페이지 배너로 사용됐다. 그리고 해외 유저들은 여기에 사용된 이미지가 애니메이션 <고블린 슬레이어>의 오프닝 중 일부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두 이미지를 비교해 보면 선 구도가 대부분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액티비전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모던 워페어> 스킨 팩 '노티스 미'의 배너(위)와 고블린 슬레이어의 오프닝 중 일부 (아래) (출처 : 유튜브)

이번 사태를 보고 게이머들은 액티비전이 타인의 지적 재산권을 무단 도용한 것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액티비전은 <콜 오브 듀티> 홍보 및 판매를 위해 타사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을 꾸준히 빚어 왔다.

가령 액티비전은 2013년 <콜 오브 듀티: 고스트>에 미국 군수품 및 복장 전문 회사 '밀 스펙 몽키'(MSM)의 로고와 유사한 멀티플레이용 패치 '화난 원숭이'를 등장시킨 바 있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MSM도 디자인의 유사성을 들어 액티비전을 고소했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승자는 액티비전이었다. 액티비전은 해당 로고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예술적인 표현'에 포함되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법원도 예술적 관련성은 있지만, <고스트>가 MSM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도하지 않았음을 들며 액티비전의 손을 들어줬다.

MSM의 로고와 <고스트>에 등장한 '화난 원숭이' 패치

비슷한 사례는 하나 더 있다. 2017년 11월에는 군용 지프차 '험비'의 제조사 'AM 제너럴'이 액티비전을 고소했다. 자신들과 어떠한 제휴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 험비를 등장시키고, 이를 게임 홍보에 활용하는 등 자사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많은 밀리터리 게임이 험비를 게임에 등장시키기 위해 AM 제너럴과 제휴를 맺어 왔다.

이번에도 승리자는 액티비전이었다. 2020년 4월 3일 미국 뉴욕 지방법원은 해당 문제는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콜 오브 듀티>에 험비가 나온 것은 "사실적이고, 현실에 기반한 게임"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보았다.

또한 액티비전과 AM 제너럴은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콜 오브 듀티>에 험비가 등장한 것이 실제 험비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