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회사 자레코가 유저들이 만든 황당한 캐릭터를 그대로 신규 게임에 추가해 화제다.
자레코는 지난 상반기 지금까지 부진했던 이미지를 벗겠다는 뜻의 ‘자레코 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신작 <와이즈맨 월드>의 몬스터, 캐릭터 이름, 로고 등을 모두 유저 공모와 투표에 맡겼다.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개발사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결정이었다.
하지만 투표가 진행되자 예상 외의 문제가 벌어졌다. 몬스터 공모전에서 구현하기 힘든, 황당한 몬스터 이미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열광한(?) 유저들이 표를 몰아주면서 순위권인 30위까지 모두 낙서에 가까운 이미지들로 채워졌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자레코는 투표 기간을 변경하고 부정 투표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투표가 끝날 때까지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1위는 일본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2ch의 인기 캐릭터 ‘마코하치’에게 돌아갔다.
유저투표 1위에서 15위 사이에 오른 몬스터의 이미지.
■ “유저의 공모작은 소중” 대인배 자레코
몬스터 공모전이 끝나고, 자레코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마코하치를 정말로 신규 게임에 넣은 것이다. 자레코는 지난 7일 신작발표회를 열고 공모전에 우승한 몬스터의 모습이 담긴 <와이즈맨 월드>의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단순히 외형만 추가한 것이 아니라 네타바레(미리니름), 무명의 침략(2ch에서 이름을 등록하지 않았을 때 나오는 익명 표시)처럼 실제로 2ch에서 통용되는 단어를 게임 속 기술로 구현했다.
자레코의 결정에 유저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짓궂은 장난으로 뽑힌 공모전 당선작을 정말로 게임에 적용시킬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투표에 참가했다는 한 유저는 “자레코가 정말로 이걸 캐릭터로 만들 줄은 몰랐다. 자레코가 정말로 정신이 나갔거나 엄청나게 통이 크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소문을 탄 홍보영상도 블로그를 통해 곳곳에 뿌려지면서 게임인 <와이즈맨 월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에 힘입은 자레코는 몬스터 이미지와 캐릭터 이름, 로고 공모전에 이어 홈페이지 상단 배너용 일러스트, 이벤트용 일러스트 등의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참고로 자레코의 캐릭터 이름 공모전에서는 ‘디폴트(Default)’와 ‘자레코도산’, ‘아아아아아’ 등이 격전을 벌였다. 하지만 자레코에서 직접 수상작을 선정하면서 수상은 평범한 이름인 ‘폴마’와 ‘루네스’가 차지했다.
<와이즈맨 월드>의 일본 발매일은 내년 2월 25일이며, 기종은 닌텐도DS다.
공모전 우승작인 2ch의 인기 캐릭터 마코하치(왼쪽)와 실제 게임화면(오른쪽).
<와이즈맨 월드>의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