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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불붙는 웹게임 시장, 전략과 다양화가 관건

2010 국내시장 전망 ① 선택 아닌 ‘필수’가 된 웹게임

이터비아 2010-01-04 11:07:00

지난 해 국내 게임시장 판도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웹게임의 본격적인 등장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앞다퉈 웹게임을 확보하고 서비스에 돌입했고, 이러한 추세는 2010년에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웹게임은 일부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서비스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칠용전설>과 <부족전쟁>이 정식 서비스되고 투자 대비 매출 등 성과가 좋게 나오자 많은 게임업체들이 웹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9년에만 10개가 넘는 웹게임이 새롭게 등장했고, 2010년에는 수십 종의 신규 웹게임이 서비스될 예정이다.

 

한때 미심의 게임물로 국내 서비스가 차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부족전쟁>.

 

 

■ 중소 개발사에서 대형 퍼블리셔까지 참여

 

웹게임의 최대 장점은 적은 비용과 인력, 시간으로 풍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입되는 돈과 시간이 적기 때문에 서비스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면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아진다.

 

특히 개발 비용의 부담이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에 비해 매우 적어서 신생 개발사가 소규모 개발팀이 웹게임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웹게임의 경우 유경험 개발자 4명이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정도면 개발이 가능하다. 투자 금액도 1억 원 선이라 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게임포털을 운영하는 퍼블리셔들은 기존의 유저들을 진입장벽이 낮은 웹게임으로 유도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웹게임은 퍼블리셔가 보유한 회원 분포에 따라 이용 빈도가 직접적으로 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돈을 쓰는 유저가 많은 모 게임포털은 웹게임 서비스를 시작하자 타 웹게임에 비해 유저 대비 매출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에 국내 퍼블리셔들은 바로 서비스할 수 있고 게임성이 검증된 중국산 웹게임을 들여와 기반을 닦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웹게임들은 가격을 크게 낮춰 국내에 진입하고 있어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첫 웹게임’으로 중국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해외 웹게임으로 첫 서비스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나아가 직접 보유한 IP로 자체 개발 웹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로 국내의 대부분의 게임 퍼블리셔가 자체적으로 웹게임의 개발에 뛰어들었고, 일부는 개발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인력으로 개발을 시작한 부동산 웹게임 <바이시티>.

 

 

■ 눈앞의 대박보다는 멀리 보는 전략이 필요

 

국내 웹게임 시장은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블루오션이라고 말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웹게임 시장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고, 과도한 신규 진입으로 시장이 급격히 과열돼 벌써 레드오션이 되어 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웹게임의 시장 규모는 클라이언트 기반의 온라인게임에 비하면 크지 않다. 국내에서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부족전쟁>과 <칠용전설>도 최대 월매출이 3억 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칠용전설>처럼 외부 게임포털 채널링 서비스로 매출 확대를 꾀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2010년 상반기에는 20개가 넘는 신규 웹게임이 론칭될 예정이어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 웹게임들이 대부분 땅따먹기’ 방식이어서 유저들 입장에선 게임마다 뚜렷한 차별점을 찾기 힘든 점도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대형 퍼블리셔 입장에서 웹게임은 당장 대박 매출을 기대하기보다 기반을 닦고 경험을 쌓는 느낌이 더욱 강하다.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인력도 적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에 비해 부담도 적다.

 

다만, 자체 서비스를 하는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크진 않지만 꾸준히 들어오는 금액으로 원활한 회사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웹게임이 매력적인 선택이 된다. 색다른 아이디어로 개발된 국산 웹게임은 해외 웹게임에 비해 차별점도 갖는다. 일단 직접 서비스를 하다가 포털사이트 채널링의 형태로 파이를 키워 나가는 단계별 전략도 적용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도 중국산 웹게임 <무림제국>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 국산 웹게임의 등장과 장르 다양화 기대

 

웹게임은 설치와 실행이 쉽고, 접근성이 높아 게임포털에서 성과를 거두기 좋다. CJ인터넷의 넷마블에서 채널링 서비스를 하고 있는 <칠용전설>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엔씨소프트는 <무림제국>을 론칭하면서 자사의 인기 게임 <아이온> 등과 연계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게임포털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현재 국내 대형 게임포털 업체들은 각자 웹게임 전담팀을 만들어서 신작의 확보와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기존 인기 웹게임의 채널링부터 해외 웹게임의 서비스, 자체 웹게임 개발까지 전략도 다양하다. 실력 있는 외부 개발팀을 확보해 입맛에 맞는 웹게임을 만드는 전략을 추진하는 업체도 있다.

 

게임포털 사업을 준비하는 신생 게임업체들에게도 웹게임은 훌륭한 대안이 된다. 지난 해 <삼국지 W>와 <아포칼립스> 등 웹게임 3종으로 게임시장에 진출한 동양 온라인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땅따먹기’ 스타일의 해외 웹게임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엠게임은 올해 SF RPG <다크 오빗>, 해양 RPG <씨파이트> 등 유럽산 웹게임의 국내 서비스로 웹게임의 토대를 닦을 계획이다. 풍부한 개발인력을 보유한 중대형 게임업체들이 준비 중인 웹게임도 색다른 소재나 완성도를 한층 높인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자바와 HTML 외에도 플래시를 이용한 MMO 웹게임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엔씨소프트에서는 이와 관련한 인력 구인과 연구에 착수한 상황이다.

 

국산 웹게임의 개발은 향후 해외 수출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워낙 환경이 좋아 기존 온라인 게임과 겹치는 스타일의 웹게임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또한 이는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웹게임을 준비하는 게임업체 관계자들은 탄탄한 기획이 기반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웹게임 개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획이다. 기획이 탄탄해야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온다. 또한, 무리한 유료 아이템의 도입은 게임의 수명을 깎아 먹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상용화 기획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웹에서 실행되는 프랑스산 MMORPG <WAKFU>의 전투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