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테스트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테스트 참가 신청을 받은 후, 추첨일에 맞춰 무작위로 선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저를 직접 선발한 데 이어, 오픈 베타테스트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테스터를 모집하는 등 각 게임에 필요한 다양한 테스트 모집방식을 채택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색다르고 눈에 띄는 온라인게임의 테스터 선별방식을 디스이즈게임에서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열성유저에게 우선권 드립니다
NHN의 <테라>는 멤버십 제도를 통해 테스터 자격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테라>의 멤버십 제도는 총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상위 등급인 ‘세렌’과 ‘엘리누’ 등급의 유저들은 매 테스트마다 자동으로 테스터권한과 한 명의 다른 유저를 테스터로 초대할 권한을 부여 받는다.
세렌 이상의 등급을 받기 위한 조건이 ‘매우 열성적이고 인상 깊은 활동을 펼친 유저’인 만큼 게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활동을 보인 유저들에게 우선적으로 테스트 권한을 배포하는 셈이다.
<워해머 온라인> 역시 같은 방식의 멤버십 제도를 통해 테스터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5단계로 나뉜 등급 중 3단계 카드린 등급 이상의 유저는 클로즈 베타테스트 참여 기회가 자동으로 주어진다. 또 등급이 높을수록 당첨확률도 높아진다.
NHN 관계자는 “멤버십 제도를 통해 테스트가 없는 시기에도 게이머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열성 유저에게 다양한 혜택을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개발사는 테스트가 없는 공백기에 홈페이지가 썰렁해지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고, 유저들은 관심있는 게임에 보다 확실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
그야말로 1석 2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 테스트에 도움이 되는 유저부터
등급제는 아니더라도 테스트에 꼭 필요한 유저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거나 반대로 테스트에 도움이 안 되는 유저를 명단에서 제외하는 일도 있다. 대표적인 게임이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에이지 오브 코난>과 CJ인터넷의 <드래곤볼 온라인>이다.
<에이지 오브 코난>은 북미서버에서 게임을 미리 즐긴 유저들 중 스크린샷과 글을 올린 사람 일부에게 테스트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초반 진입장벽이 높은 <에이지 오브 코난>에서 게임을 미리 체험한 유저들의 입소문과 체험기는 게임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벤트를 통해 해외 서버의 스크린샷을 노출시킴으로써 테스트 전에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관심도 높일 수 있었다.
<드래곤볼 온라인>은 작년 11월,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기 전에 1차 테스트에서 접속기록이 없는 유저들을 테스터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정상적으로 1차 테스트를 진행한 유저들에게는 주변의 다른 유저들 7명을 초대할 수 있는 초대권을 증정했다. 테스트 의지가 없는 유저들 대신 진짜로 테스트에 도움이 될 유저들에게 권한을 돌린 것이다.
■ 신청 즉시 즐기는 클로즈 베타테스트
오픈 베타테스트와 유사한 환경을 노출하고 유저 편의도 돕기 위해 즉석 당첨확인 시스템을 도입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게임이 윈디소프트의 <헤바 온라인>과 <겟앰프드2>, 그리고 <코즈믹 브레이크> 등이다. 한술 더 떠서 <룬즈 오브 매직>이나 <캐논킹즈>처럼 아예 테스터 모집에 제한을 두지 않은 곳도 있다.
이 경우 테스트 진행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평균 접속 시간을 예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소수의 테스터를 대상으로 실시했을 때의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테스트 당첨 여부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 입장에서도 접근이 편하고 그만큼 입 소문을 통한 홍보가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 홍보기간이 짧은 캐주얼게임이나 외산 온라인게임에서 사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테스트 목적만큼 다양한 방식 선보여
이처럼 테스터 모집 방식이 다양해지는 이유는 그 목적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베타테스트가 단순히 게임의 버그를 잡고 완성도를 높이는데 치중하던 과정에 중점을 뒀던 반면, 최근에는 클로즈 베타테스트 단계부터 홍보에 치중하거나 극소수의 인원으로 게임의 초기 골격만을 확인하는 등 테스트의 목적도 점차 세분화되는 추세다.
테스트의 목적이 여러가지이다 보니 그에 따른 유저들을 필요로 하게 되고 그 결과 테스터 모집 방식도 다채로워진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사양과 직업, 연령대 등을 상세히 기재한 후 개발사에서 필요에 따라 사람을 선별하거나 팬사이트, 혹은 특정 사이트 유저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등 조건에 맞는 테스터를 모집하는 방식의 테스트가 보편화 돼있다.
한 관계자는 “게임에 따라 규모나 홍보방식, 테스트의 목적 등이 다른 만큼 테스터 모집방식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게임의 종류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방식의 테스터 모집이 생겨날 것”이라 예상했다.
12월 17일 테스터 모집을 시작한 <파이널판타지14>의 테스터신청지의 일부. 해외에서는 참가자의 나이나 성향, 성별, 관심도, PC사양 등을 종합해서 테스터를 선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