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게임사 지분을 골고루 매입하고 있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이번에는 닌텐도 지분을 사들였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가 29억 8,000만 달러(3조 7,700억 원)에 닌텐도 지분 5.01%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PIF는 닌텐도 5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년 동안 PIF는 캡콤, EA, 액티비전 블리자드, 테이크 투, SNK 등 글로벌한 메이저 게임사 주식을 매입해왔다.
더 나아가 올해 들어서는 넥슨, 엔씨 등 국내 기업들의 지분도 대거 인수했다. 현재 PIF는 엔씨 지분 9.26%를 보유하면서 김택진 엔씨 대표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또한 넥슨 지분도 9.14% 보유해 마찬가지로 2대 주주인 상황이다.
PIF는 본래 사우디 정부의 공기업 소유지분에 대한 지주회사였다가 2017년 기점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운영을 맡으면서 사우디 정부의 글로벌 투자기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신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사우디 정부의 기조에 따라 IT 방면 국제투자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한편 지난 10일 닌텐도는 31년 만에 주식분할을 통한 투자 접근성 향상에 나섰다. 반도체 공급부족 등 여파로 스위치 판매량이 전년 대비 9% 감소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한편 PIF를 실질적으로 소유, 운영하는 빈 살만 왕세자는 여러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다. 2017년 왕세자 자리에 오르면서 강경한 개혁을 추진하고, 이에 반하는 자국 내 여러 고위 인사를 수년 동안 구금한 의혹을 받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 국가정보국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저명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원래 사우디 왕가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카슈끄지는 2017년 미국으로 망명한 뒤 워싱턴 포스트에 정기적으로 사우디 왕가 비판 기사를 기고하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