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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유력 게임 퍼블리셔 X.D.네트워크 대표 "중국 떠나고 싶다"

끝나지 않는 중국의 통제적 환경, 피로감 느끼는 황이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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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6-30 13:57:36

<소녀전선>의 퍼블리셔로 익숙한 중국의 유력 게임 퍼블리셔 X.D.네트워크(心动公司, 이하 X.D.) CEO가 중국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X.D.의 공동 창립자 황이멍(黃一孟)​은 '내년 여름 휴가 이후 거처를 해외로 옮길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내 공지를 남겼다. X.D.​는 사내 중요 사안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X.D.​ 전 직원들은 해당 내용을 공유받게 됐다. 황이멍 대표가 거처를 어디로 옮길 것인지에 대해서 밝혀진 정보는 없다.

 

황이멍 XD 공동 설립자 겸 대표 (출처: 황이멍 트위터)

 

황이멍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도 "해외로 이주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에 발동된 전면 봉쇄 조치는 해제됐지만, 시민들은 계속해서 통제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황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사재기를 한 모습이나, 미용실에 갈 수 없어 아들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거나, 봉쇄가 풀렸지만 사무실에 식물이 말라죽은 모습 등을 포스팅 중이다.

 

X.D.​는 2009년 중국 상하이에서 문을 연 게임 업체다. 한국에서는 <소녀전선>, <벽람항로>, <라이프애프터>, <제5인격>의 퍼블리싱을 맡았던 'X.D.글로벌'로 친숙한 기업이며, 중국 현지에서는 유력 앱마켓 탭탭(TapTap)을 운영 중이다.

 

2021년 집계에 의하면, CEO 황이멍은 12억 달러(약 1조 5,500억 원)을 보유한 부호다. 황이멍 대표가 국적을 옮기는 이민을 시사한 것인지, 교민이 되어 단순히 해외에 거처를 마련하기를 바라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상하이 X.D. 사무실 전경 (출처: 황이멍 트위터)
 
# 창립 대표가 외국으로 가면, X.D.도 해외로?

 

회사를 세운 대표가 거처를 옮기고 싶다는 말을 대내외적으로 꺼내면서, 업계에서는 X.D.가 본부를 해외로 옮길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트위터에서 한 유저가 황이멍에게 회사를 옮길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묻자, 황 대표는 "가족과 일을 마찬가지로 중히 여기기 때문에 중국 밖에서 살고 싶다"라며 "X.D.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다국적 기업이 될 것이기에 향후 해외 사업이 우리에게 더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개발사의 해외 진출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텐센트는 해외 퍼블리싱 전문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를 출범해 활동 중이며, 넷이즈는 2020년 일본에 별도 개발 조직인 '사쿠라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이듬해 <용과 같이>의 나고시 토시히로를 영입해 '나고시 스튜디오'를 세웠다. <원신>의 호요버스(구 미호요)도 "전 세계 플레이어에게 몰입형 가상 세계 체험을 제공하겠다"라며 몬트리올에 신규 개발 본부를 설립했다.

 

중국 회사의 해외 진출 이유로는 '미성년 접속 제한 조치' 등 제한적인 기업 활동 조건과 그로 인한 실적 부진 등이 꼽히고 있다. 텐센트의 작년 4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로 2004년 상장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X.D.는 2021년 사업보고서에서 "게임 비즈니스 매출이 13.8% 감소했다"라고 발표했다.

 

한편, X.D.​ 산하 퍼블리싱 전문 기업 X.D.​글로벌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언했고, 내부 절차까지 마쳤다고 소개한 적 있지만, 지사 설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소녀전선> 한국 퍼블리싱은 홍콩 소재 '피닉스게임즈'가 맡고 있으며, X.D.​글로벌은 <제5인격>, <라이프애프터>, <벽람항로> 등을 지사 없이 서비스 중이다. 

 

업계에서는 X.D.글로벌이 한국 지사 설립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