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에이지오브코난, 확장팩의 핵심은 세력관계

프로듀서 크래이그 모리슨 GDC 인터뷰

임상훈(시몬) 2010-03-23 10:50:29

요즘 Game Deverlopers Conference(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이하 GDC)는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코니 센터(모스콘 센터가 아닙니다.)에서 열립니다. 세계 최대의 게임 개발자 행사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죠. 하지만 대부분 강연 위주여서, 모스코니 센터에서 게임 시연이나 Q&A를 통한 홍보활동을 하는 것은 수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게임업체들이 영리한 꾀를 냈습니다. 모스코니 센터 주변의 호텔에서 방을 빌려 놓고, GDC를 찾아온 기자들을 그쪽으로 불러들이는 거죠. 저도 그런 배경 속에서, 세인트 레기스 호텔 11층으로 올라간 녀석들 중 한 명입니다.

 

11층에서 새로운 코난을 만났습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시몬


 

 

<에이지 오브 코난>(이하 <코난>)의 프로듀서인 크레이그 모리슨(Craig Moririson)이 인상 좋은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코난>의 첫 확장팩인 <에이지 오브 코난: 신을 죽인 자의 등장>(이하 <신을 죽인 자의 등장>)에 대해 PT를 해주었죠.

 

확장팩 내용은 지난 1월부터 국내 코난 공식 홈페이지의 '이것이 코난이다'(이거 표절 아닙니까. ^^;;)를 통해 꾸준히 공개돼 왔습니다. 이번 PT도 겹치는 내용이 많았죠. 하지만 처음 공개되는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이 글은 이미 공개된 내용은 대부분 줄이고, 인터뷰 내용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작성됐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코난> 담당인 한낮과 해외 담당인 알트가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확장팩의 무대는 동양] 아시아 민족인 키타이족의 등장


<신을 죽인 자의 등장>의 주 무대인 키타이 지역

 

확장팩은 서양 개발사의 MMORPG로는 드물게 동양적인 색깔을 진하게 칠했습니다. 주무대인 키타이 지역은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죠. 아시아 대륙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중국과 한국의 옛땅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이 지역, 다섯 개의 대초원과 동양의 건축물들 속에는 새로운 종족인 '키타이'(Khitai)가 살고 있습니다. 키타이 족은 오리지널에서는 NPC로 등장했지만, 확장팩에서는 유저가 직접 키울 수 있게 됐습니다.

 

크래이그 프로듀서는 “키타이 족은 네오위즈와 함께 코난의 세계와 한국 시장에 최적화해 디자인 되었다. 캐릭터는 최대한 판타지 느낌은 없애고, 현실적인 디자인을 지향했다. 다양한 커스터마이징도 지원한다”며 키타이 족 외모 탄생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어딘지 살짝 뮬란 느낌이 좀 나지 않나요?

 

수 많은 코난의 세계인 하이보리아 대륙에서 키타이 지역을 확장팩의 무대로 선택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한국 기자가 와서 물으니,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욱 드러내더군요. 

 

“네오위즈와 함께 한국 게임 시장에 잘 진입하고 싶다. 한국에서 성공해야 다른 아시아국가들까지 진출할 수 있으니까. 키타이에는 동양적 느낌의 멋진 지역들이 넘쳐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크래이그 프로듀서의 답변입니다.

 

그렇지만, <코난>이 동양에서만 서비스되는 것은 아닌데, 이렇게 아시아 쪽만 강조해도 괜찮을까 싶었습니다. 크래이그 프로듀서는 "북미나 유럽 역시 한국 못지 않게 동양 쪽인 요소에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답하더군요.

 


[세력관계의 등장] 자연스러운 유저 간의 대립구조 형성


선택! 결과! 전투! 찍지 못한 이전 화면에는 'COMBAT'만 세번 적혀 있었습니다.

 

확장팩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핵심 콘텐츠 중 하나는 세력(faction)관계입니다. 총 10개의 세력이 동맹을 맺거나 적이 돼 경쟁하게 되는 거죠. 세력간의 전투, 즉 RvR이 성립되면서 세력 간의 관계가 게임 내 장비에서 퀘스트까지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공식적인 RvR 콘텐츠는 존재하지 않지만, PvE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중립지역 필드를 가로지르다 마주치는 상대 세력 유저들과 자연스럽게 작게는 PvP가, 크게는 RvR이 이뤄집니다.

 

확장팩 이전의 <에이지 오브 코난>이 대규모 길드 단위의 PvP를 내세웠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죠. 세력선택을 통해 더 많은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PvP에 참가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크레이그 프로듀서는 “(코난의)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오직 ‘전투, 전투, 전투’만을 생각했지만, 지난 (유럽에서) 18개월간 서비스를 하며 콘텐츠의 부족을 실감했다”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래서 이번 확장팩에서는 ‘선택, 결과, 전투’를 모토로 보다 전략적인 환경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유저는 특정 세력을 '선택'하게 되고, 이러한 '결과'가 '전투'에 반영되는 시스템인 거죠.

 

유저는 세력에 들어가야만, 각 세력 고유의 아머 세트를 얻을 수 있고, 새끼 야수를 육성할 수 있습니다. 같은 세력이라도 자신의 특성과 능력에 따라 아머를 고르게 되는데, 그 능력치가 달라 전투에 서로 다른 재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세력 퀘스트로 새끼 야수를 키우는데, 나중에는 함께 전투에 나서는 전투 맹수로 키울 것인지, 유저의 다리가 되어 줄 든든한 탈 것으로 키울 것인지 선택하게 됩니다. 한번 선택하면 다른 쪽으로 절대 바꿀 수 없습니다. 이 부분도 '선택'이 '결과'를 이끄는 요소겠죠.

 

세력 아머 중 하나.

 

세력처럼 새롭게 추가되는 콘텐츠도 있지만, 기존의 시스템이 더 발전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확장팩의 전투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새로운 스킬 시스템입니다. 이 역시 새로운 모토인 ‘선택, 결과, 전투’를 반영하고 있는데요, 기존의 획일적인 스킬 업그레이드 방식에서, 새로운 어빌리티 요소가 추가됐습니다.

 

수십 가지의 새로운 어빌리티는 크게 3가지 종류(빨강, 파랑, 초록)로 구분되는데, 그 중 2가지 색 종류의 6개 어빌리티만 전투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길드워>와 비슷한 느낌이 나죠. 전투에 임하기 전에 파티원의 조합과 자신의 임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확실히 '선택'이 '전투'의  '결과'에 연계되는 구조를 띠는 거죠.

 

또한 <마비노기:영웅전>의 AP와 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빌리티를 강화할 수 있는 오버타임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새로운 어빌리티 시스템(가운데).

 


[중, 후반 콘텐츠 보강] 더 이상 콘텐츠가 부족한 일은 없을 것


오리지널에서 부족했던 40레벨 이후의 콘텐츠도 강화됩니다. <에이지 오브 코난>은 후반으로 갈수록 콘텐츠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게임이 중반에 접어드는 레벨 40 이후에는 레벨 업을 위한 퀘스트조차 씨가 마를 정도였죠.

 

만렙 이후에도 PvE 콘텐츠라고는 일직선 형식의 단순한 던전 몇 개가 고작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용두사미' 형식의 게임이었죠.

 

크레이그 프로듀서는 “40레벨 이후의 콘텐츠는 최근의 ‘이미르 계곡’ 지역을 업데이트 하는 등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확장팩에는 20~30레벨을 위한 새로운 지역은 물론, 70레벨 이상을 위한 콘텐츠들을 많이 준비했다”며 콘텐츠가 모자라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입구를 어떻게 열어야 할까?

 

단순했던 던전도 개편됩니다. 새롭게 공개된 던전인 ‘천국의 기둥들’(Pillars of Heaven)과 하늘 공동 묘지(The Celestial Necropolis)는 전략적인 면과 퍼즐 요소가 보다 강화됐습니다.

 

유저가 공격할 수 없는 위치의 몬스터가 위쪽에서 활을 소나기처럼 쏘아대거나, 다리 건너의 보스 몬스터와 만나기 위해 특정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등의 다양한 전투 환경이 추가됐습니다.

 

오리지널에서 필드와 필드를 넘나들 때 불편했던 존 이동방식도 사방이 탁 트인 심리스 월드의 느낌이 드는 새로운 존 방식으로 한층 개선됐습니다. 덕분에 유저들은 이동 중에도 키타이 지역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심리스 방식의 필드가 이어집니다. 더 이상 지평선 끝에서 로딩을 만날 필요가 없죠.

 


[철저한 현지화] 한국 유저들의 성향에 맞출 것


지난 18여 개월동안 네오위즈와 협력하며 한국의 현지화에 힘을 쏟은 펀컴은 지난 10월 한글화 <코난>의 CBT를 진행했습니다. 

 

서양 게임인 <코난>을 아시아 시장에 맞게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크래이그 프로듀서는 “한국 마켓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서양 유저들은 스토리와 퀘스트 등에 의미를 두는 반면, 한국 유저들은 계속해서 전진해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외에도 기술적 문제도 있었다. 한국은 북미와 다르게 소매점에서 게임을 판매하지 않고, 전부 다운로드로 게임을 설치한다. 이런 점에서 게임의 덩치가 너무 커지지 않게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했다. 한국 시장에 경험이 많은 네오위즈 덕분에 미숙한 실수를 하지 않게 됐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에이지 오브 코난>은 4월 중 국내에서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상반기 중 공개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국내에는 확장팩인 <에이지 오브 코난: 신을 죽인 자의 등장>의 콘텐츠를 포함한 버전이 서비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양의 신비롭고 기괴한 느낌의 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