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IP를 소유한 게임 퍼블리셔 ‘THQ 노르딕 GmbH’가 이 지난주 토요일 새벽 자체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THQ 노르딕 GmbH는 비교적 덜 알려진 업계의 ‘숨은 강자’다. 모회사 ‘엠브레이서 그룹’은 스웨덴에서 ‘노르딕 게임즈’로 사업을 시작해 게임사, 투자사 등을 흡수하며 덩치를 불렸다. 2016년 THQ를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며, 이때 ‘THQ 노르딕’이 되었다. 이후 자회사 ‘THQ 노르딕 GmgH’와의 명칭 혼동을 피해 ‘엠브레이서 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THQ 노르딕 GmbH 역시 산하에 스튜디오를 여럿 거느리고 있다. 이번 쇼케이는 이에 힘입어 다양한 장르와 IP를 선보였다. 특히 이목을 끈 것은 오랜만에 소환된 몇몇 ‘옛 이름’들이다. 길게는 수십 년 전 출시한 유명 작품의 리메이크 및 후속작이 발표되면서 쇼케이스가 화제를 모았다. 올드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이름들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자.
<어둠 속에 나 홀로>는 90년대 출시한 고전 호러 시리즈다. 사설탐정 에드워드 칸비와 에밀리 하트우드가 귀신 들린 집을 수사하며 펼쳐지는 기괴한 이야기를 담았다.
리부트에서는 시스템과 그래픽을 일신하고 스토리에 변주를 줬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자살한 것으로 묘사됐던 에밀리 하트우드의 삼촌이 실종되고, 에밀리와 에드워드가 사건 조사를 위해 데서토 저택으로 향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줄거리 집필은 <암네시아: 더 다크 디센트>와 <소마> 등의 이야기를 쓴 미카엘 에드버그(Michael Hedberg)가 맡았다.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와 함께 작업했던 콘셉트 아티스트 가이 데이비스가 괴물 디자인에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게임의 삼인칭 액션과 호러 연출 일부를 감상할 수 있다.
<어둠 속의 나 홀로>는 현대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기틀을 처음 마련한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생존에 필요한 아이템과 무기를 수집하고, 초자연적 괴물과 퍼즐들을 해결하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게임 구성은 지금까지 많은 작품에서 참고되고 있다.
서바이벌 호러 장르 대표작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게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례로 이 게임은 당시의 기술적 한계 극복을 위해 2차원 배경을 고정된 카메라 각도로 비추면서 주인공 및 적을 폴리곤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이는 <바이오하자드> 초기작에 그대로 재현되었다.
더 나아가 구체적인 캐릭터 조작법, 인벤토리 관리 등 기본 메카닉, 한정된 시야를 이용해 괴물을 갑자기 등장시키는 공포 연출, 소량의 자원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살아남는 핵심 게임성 등 많은 요소가 <바이오하자드>에서 답습되었다.
<바이오하자드>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2000년대까지 <사일런트 힐>, <클락 타워>, <화이트데이>, <패러사이트 이브>, <데드스페이스> 등 여러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 흥행했다. 반면 정작 2000년대 출시한 <어둠 속의 나 홀로> 정식 후속작들은 엉성한 스토리와 시스템 완성도 부족 등 여러 문제로 대대적 혹평을 받아왔다.
<어둠 속에 나 홀로> 리부트의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오는 8월 25일부터 29일 열리는 게임스컴 현장에서 플레이어블 티저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독일 개발사 피라냐 바이츠(Piranha Bytes)의 2000년대 인기 액션 RPG 시리즈 <고딕>의 리메이크의 새로운 티저 트레일러가 발표됐다. <고딕>은 지난 2019년 처음 공개됐지만, 이후로 현재까지 추가 정보가 많지 않았다.
<고딕> 리메이크의 기본 설정은 1편과 동일하다. 오크들과 전쟁 중인 왕국 미르타나의 왕 로바르 2세는 전쟁에 꼭 필요한 마법 광물 확보를 위해 왕국의 죄수들을 ‘코리니스’ 광산으로 보낸다.
이때 죄수들의 탈출을 염려한 왕은 마법사들에게 거대한 마법 장벽 설치를 지시하는데, 모종의 문제로 장벽이 지나치게 넓게 전개돼 마법사와 죄수들이 안에 함께 갇히고 만다. 죄수들이 장벽 내부를 장악, 세력을 형성해 마법 광물 공급을 빌미로 왕과 협상에 나서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장벽 안 죄수 중 한 명 되어 자신만의 길을 밟아 나간다.
유럽권 RPG 마니아들 사이에서 <고딕>은 같은 장르의 인기 시리즈 <엘더스크롤>에 자주 비견되는 작품이다. 두 시리즈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 깊이 있는 스토리, RPG 성장 요소, 다채롭고 현실적인 NPC 상호작용 등 여러 특징을 공유한다.
그러나 당시 기준으로 그래픽 수준에 비해 너무 높은 시스템 요구사항, 어색한 전투 조작감, 얕은 캐릭터 묘사 등은 단점으로 꼽혔다. 성적 면에서도 독일 및 유럽 지역에서는 크게 흥행했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애매한 성과를 거뒀다.
더 나아가 2003년 출시한 3편 및 이후 후속작들은 모두 유럽에서도 흥행에 참패했다. 이렇듯 시리즈가 한시적, 지엽적으로 흥행한 탓에 그 대중적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편이다.
한편 THQ 노르딕은 리메이크에서 원작의 단점으로 꼽혔던 전투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개선하고 차세대 그래픽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원작 고유의 매력을 계승하는데 충실하겠다고 이들은 밝혔다.
출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PC, Xbox 시리즈 X, PS5 등 플랫폼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전 배경의 턴제 전략 <재기드 얼라이언스>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 돌아온다.
시리즈는 용병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가상의 섬을 탈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기작들이 나온 1990년대에는 현대적 총기들을 사용해 펼쳐지는 밀리터리 테마의 게임이 흔치 않았던 덕분에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1999년 나온 2편은 4년 전 나왔던 1편과 비교해 발전된 그래픽과 저마다의 개성을 갖춘 용병 캐릭터 등에 힘입어 명성을 얻었다. 복잡한 선택지가 많은 전략적 전투 시스템으로 인해 난도가 높은 게임이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의 몰입감 있는 전투가 흥행몰이의 바탕이 되어줬다.
한편 2편 이후로 <재기드 얼라이언스>의 IP는 그 소유 기업이 자주 바뀌면서 다양한 복귀 시도가 있어 왔다. 그러나 <재기드 얼라이언스 온라인>, <재기드 얼라이언스: 플래시백>, <재기드 얼라이언스 레이지> 등 후속작들은 모두 초기작의 명성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이번에 발표된 <재기드 얼라이언스 3>의 경우 <트로피코> 시리즈로 명성을 쌓아온 헤미몬트 게임즈가 개발을 맡아 시리즈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편의 스토리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정치적으로 불안한 가상국가 그랑 시앙을 배경으로 삼는다. 그랑 시앙의 대통령이 납치되고 ‘군단’으로 불리는 민간 군사조직이 정권을 잡으면서 국가는 혼란에 빠진다. 대통령의 가족은 현지의 대기업과 손을 잡고 용병단을 고용해 대통령 구조와 국가 탈환을 도모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2편에서와 같이 다양한 특기와 배경을 지닌 용병들을 고용해 팀을 꾸릴 수 있다. 기존에 인기가 높았던 캐릭터 일부가 다시 등장하면서 올드팬들을 반길 예정이다. 무기 노획 및 커스터마이징, 레벨업을 통한 특전 획득, 섬의 지배력을 회복해 나가는 운영 페이즈 등 전작의 시스템을 계승·발전시킨 여러 요소가 예고되었다.
이번 쇼케이스 영상에는 오프닝 시네마틱뿐만 아니라 실제 게임플레이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작품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다만 출시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