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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다크 앤 다커, 사실은 BM 때문에 넥슨에서 나갔다?

"에셋은 스토어에서 산 것... 아이디어는 타르코프가 원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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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3-02-17 19:18:08

화제의 스팀 게임 <다크 앤 다커>의 개발사가 넥슨의 '프로젝트 P3'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 이후, 2021년 넥슨이 경기남부경찰청에 <다크 앤 다커> 개발사에서 일하는 전 직원을 고소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20여 명의 개발자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흘러온 것일까? 왜 넥슨을 떠나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게 된 것일까? 전 '프로젝트 P3' 개발팀, 현 아이언메이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을 취재한 내용은 이렇다.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그 주장을 정리해 그대로 전한다.

 


 

# '리틀' 프로젝트 'P3'... BM 요구에 지치다?

 

2020년 또는 2021년경, 20명 미만의 개발자들은 넥슨코리아에서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에 RPG 성격을 가미한 던전 크롤러를 프로토타이핑했다. 

넥슨에서는 오래전부터 소수의 개발자들이 모여 경영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조용히' 게임을 만드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들 팀 또한 그러했다. 이들은 그래픽 디자이너 없이 언리얼엔진으로 게임을 만들어갔다. 대부분의 그래픽 에셋은 엔진 스토어에서 구매했다. 이 소규모 팀은 대략 6개월의 기간을 거쳐 'P3'를 다듬었다.

그러던 중, <메이플스토리> 확률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넥슨코리아에서는 자사 프로젝트에 대한 전사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신규개발본부에서는 '빅앤리틀'이라는 기조를 천명하고, '리틀'에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원래 '조용히' 게임을 만들던 'P3' 팀은,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 수 없게 됐다. 여담이지만, 스팀에서 호평을 받았던 <데이브: 더 다이버>도 한 차례 드롭(개발 중단)된 프로젝트였는데, 이 시기에 부활한 것이다.​

본지가 접촉한 인물의 증언에 따르면, 'P3' 팀은 경영진으로부터 개발 방식과 BM(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방향성 전환을 요구받았다. 또 경영진은 'P3' 팀에게 규모를 확대해 상업적 기대를 충족시키는 프로젝트로 만들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전했다. '넥슨에서 만드는 인디게임'을 꿈꾸었던 현 아이언메이스 팀원들은 회사 차원에서 이전에 없던 수준의 제약을 받게 되었고, 이에 반발하기 시작한다.

팀원 사이에서는 큰 회사에서 게임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취재원에 따르면, "넥슨을 떠난 'P3'의 리더, 그리고 'P7'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한 멤버들이 자신의 이상을 찾아 세운 법인이 아이언메이스"다. 아울러 "아이언메이스 팀원들이 퇴사하며 들고 나온 에셋은 없다. 징계해고 과정에서 모든 자료를 지웠고, (후술할)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아무 것도 나온 것이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넥슨 사정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P3'가 민트로켓의 1번 타자가 될 계획이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개발자의 징계와 퇴사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넥슨의 신규 브랜드 민트로켓

 

# "어차피 그래픽 에셋은 스토어에서 산 것, 코드는 새로 만들면 돼"

 

이 일이 일어나던 때는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일상이었다. 'P3' 개발팀도 재택근무의 형태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 시기 넥슨코리아는 한정된 기간 동안 자가에서 게임 개발을 위한 서버를 가용하도록 허가했다. 그런데 'P3'팀의 리더는 그 기간이 지나도록 자신의 개인 서버에 'P3'를 가지고 있었다. 넥슨은 이를 문제 삼았다. 그리고 회사를 떠나려는 시도를 지적하며, 개발자의 개인 서버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취재원에 따르면, ​이때부터 넥슨과 현 아이언메이스 핵심 개발자 사이의 갈등이 '감정의 문제'로 비화됐다.

2021년 7월, 'P3'팀의 리더는 징계해고로 회사를 떠났다. 넥슨코리아에 남은 개발자들도 있었고, 팀 리더와 함께 회사를 떠난 이들도 있었다. 넥슨을 떠난 이들은 'P3'의 불씨를 살리기로 하고 3개월 만에 판교에 아이언메이스라는 법인을 설립한다. 그리고 2022년 8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스팀에서 신작 <다크 앤 다커>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게임에 대한 반응은 대단히 열렬했다.

디스이즈게임은 2월 16일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에서 짠 코드와 에셋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취재원은 이렇게 반박했다. ― "어차피 그래픽 에셋은 대부분 (언리얼엔진) 스토어에서 구매한 것이다. 나머지도 넥슨 재직했던 시절 데이터와 빌드 없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영역이다. 코드는 현 아이언메이스 개발자들의 머리에 들어있다."

개발자의 개인 서버에 'P3' 관련 내용이 보관이 되어있었지만, <다크 앤 다커>는 그것과 관계없이 충분히 새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이었다는 것이 해당 인물의 설명이다. 그는 또 이렇게 반문했다.  ― "결국에는 아이언메이스가 새로 만드는 <다크 앤 다커>도, 넥슨에서 개발 중인 'P7'도 <타르코프>에서 영감을 얻은 게임 아닌가?"

 

<다크 앤 다커>

 

# 'P7'로 방향 전환한 넥슨, 아이언메이스에는 "엄중한 책임 물을 것"

 

넥슨은 'P3'의 리더를 징계해고한 이후, 'P7'로 신작 개발력을 집중했다. 넥슨은 'P3' 팀 리더의 징계해고 를 사내에 공지하면서 "회사가 프로젝트를 출시하지 않을 거라는 식의 허위 사실 및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언급하며 소속 구성원 전원과 면담을 통해 본인과 함께 외부에서 온 프로젝트와 유사한 게임을 출시하자는 제안을 하였다"라고 명시했다.

그리고 2021년 8월, 넥슨은 이 리더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다음 달인 2021년 9월부터는 'P7' 관련 직군의 채용을 공고했다. 취재에 의하면, 현재 넥슨코리아에서 'P7'는 계속 개발 중이다. 'P3'가 'P7'로 피봇(방향 전환)되었지만, 넥슨코리아에 남아있는 개발자들이 일부 존재한다. 이들은 애정으로 함께 만들던 프로젝트가 도마 위에 오른 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편, 넥슨은 16일 본지 최초 보도가 나온 뒤 ​"자사의 신규 프로젝트였던 P3의 지적재산권을 고의로 침해한 정황을 확인했다. 콘텐츠 창작 영역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어떠한 불법행위에도 타협하지 않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가장 큰 게임사는 정말로 "타협" 없는 "엄중"한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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