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는 유니콘이다!"
"아니다! 유달리 특별한 것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있어, 여태껏 <콜 오브 듀티>의 중요성은 핵심 쟁점으로 여겨져 왔다. MS의 인수에 제동을 건 영국 경쟁시장청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모두 <콜 오브 듀티>를 중심으로 콘솔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FPS가 약세인 국내에선 그 존재감이 덜하지만, <콜 오브 듀티>는 경쟁당국이 '독점'을 걱정할 만큼 거대한 프랜차이즈다. 2022년 6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발표에 따르면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은 4억 2,500만 장이다. 총 300억 달러(약 39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에서 흥행한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은 6억 5천만 명 이상의 유저 수를 자랑한다.
FTC와 MS의 법정 공방 3일 차였던 27일(현지 시각). <콜 오브 듀티>가 '유니콘'(대체할 수 없이 중요한 자산)인지 묻는 담당 판사의 질문에, 양 측 전문가는 <콜 오브 듀티>가 가진 영향력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FTC 측 증인으로 나선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 로빈 리(Dr. Robin Lee) 박사는 <콜 오브 듀티>는 다른 콘텐츠로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타이틀이라 주장했다. 리 박사는 미국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 종류의 경제 모형을 설계하여 PS에 <콜 오브 듀티>가 제공되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결과를 예측했다.
리 박사는 PS에서 <콜 오브 듀티>가 없어질 경우, 콘솔 시장 점유율에 최대 8.9%p의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로 FTC가 법원에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PS와 Xbox는 7:3 비율로 콘솔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리 박사는 또한 PS가 <콜 오브 듀티>와 유사한 게임을 쉽게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S 측 증인으로 나선 것은 컨설팅 기업 찰스 리버 어소시에이츠의 경제 전문가 엘리자베스 베일리(Elizabeth Bailey) 박사였다.
베일리 박사는 <콜 오브 듀티>가 중요한 게임은 맞지만, 특별한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근거로 PS 유저들이 <콜 오브 듀티> 외에도 많은 타이틀을 플레이한다는 데이터 분석 결과와 <콜 오브 듀티> 없이 콘솔 시장 점유율을 35% 상승시킨 닌텐도의 사례를 제시했다.
또한 리 박사의 분석에 대해 미국 시장의 데이터만을 활용해 현실 반영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FTC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MS의 인수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의 공급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