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회를 맞이한 ‘비익스 2023’(방구석 인디게임쇼 - BIGS)는 인디게임사들의 홍보를 위한 온라인 행사입니다. 오는 8월 16일까지 진행되며,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한 인디게임의 데모 버전을 직접 플레이해 보고 평가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237개의 국내 게임 개발사와 13개의 해외 인디게임이 참여해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관심이 있지만 어떤 게임을 해봐야 할 지 고민하는 인디게임 러버를 위해 직접 해 본 게임 중 재미있거나 흥미로웠던 것들을 모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출처: 네오위즈)
#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피오>
<피오>는 주인공 캐릭터가 밟고 있는 지형을 활용해 적을 공격하는 액션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마치 주사위처럼 1부터 6까지의 숫자로 이루어진 발판이 게임에 등장하며, 발판 위에서 공격 버튼을 누르면 발판의 숫자가 1 감소하는 대신 투사체가 발사됩니다. 투사체의 개수는 발판의 숫자와 같습니다.
마지막 숫자까지 발판을 발사하면 발판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발판을 사용해 공격하지 않으면 적을 처치할 수 없죠. 적절하게 발판을 사용해 내가 도망칠 공간을 남기며 투사체를 발사해 적들을 처치하는 것이 <피오>의 핵심입니다. 또한, 1이 남은 발판을 사용하면 여러 투사체가 발사되기에 적절하게 발판의 숫자를 쥐어짤 필요도 있죠. 발판이 사라진 곳에 떨어지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미지를 입습니다.
<피오>
그 외에도 점프해 내려찍으면 발판의 숫자를 보충해 주거나, 모든 발판을 발사하거나, 체력을 회복시켜 주거나, 바라보는 위치로 빠르게 이동시켜 주는 발판이 존재해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일반 스테이지는 발판을 사용해 적들을 처치하는 퍼즐과 액션이 혼합된 형태며, 보스와의 전투는 계속해서 패턴을 회피하고 발판을 관리하며 공격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퀄리티와 게임성 면에서 이번 방구석 인디게임쇼에서 체험해 본 게임 중 가장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 외계인에게 음식 먹이는 타워 디펜스 <키친 크라이시스>
<키친 크라이시스>는 지구 음식에 관심이 많은 외계인에게 납치당한 주인공이, 외계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는 타워 디펜스 게임입니다.
외계인들은 독특한 문화로 인해 성질이 급합니다. 들어오자마자 출구로 달려가는 외계인을 위해 마치 '타워 디펜스'처럼 음식을 설치해 이들이 레스토랑을 나가기 전에 음식을 먹여야 하죠. 서빙할 수 있는 위치에 음식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외계인의 입으로 발사됩니다. 덕분에 보통의 타워 디펜스처럼 '체력'을 전부 깎아내는 것이 아니라, '포만감'을 전부 채워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키친 크라이시스>
흥미로운 점은 '음식'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인지, 음식을 배치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외계인에게 먹여지진 않습니다. 직접 요리를 해서 계속 재고를 채워 넣어야 하죠.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 상자와 별도의 조리대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타워의 배치도 중요하지만,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직원들이 음식을 만들고 재고를 보충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건물의 배치가 핵심입니다. 이 부분이 다른 타워 디펜스 게임과의 차별성이라 할 수 있겠네요.
<키친 크라이시스>의 개발사는 '팀 사모예드'입니다. 스팀에서 약 4천여 개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팀파이트 매니저>의 개발사입니다.
타워 대신 음식이 등장합니다.
# 이게 졸업 작품? <레버넌트>
<레버넌트>는 청강대학교 학생의 졸업 작품입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픽셀 아트 그래픽의 2D 슈팅 게임이죠.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며 적을 처치하는 게임이지만, 차별화된 요소로 '정밀 조준'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적에게 총을 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마우스가 적의 위치를 조준하고 있어야 피격 판정이 발생하죠. 그 외에도 불릿 타임 시스템이나 근접 공격 시스템이 존재해 주인공의 이동 속도는 느리지만 긴장감 있고 스피디한 게임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졸업 작품이기에 재미있는 게임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분량이 30분 정도로 짧아 아쉬운 게임입니다. 언젠가는 풀 버전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네요. 현재 스팀을 통해 무료 공개되어 있습니다.
# 이런 게임의 여기에? <킬 더 크로우즈>
<킬 더 크로우즈>는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빠른 페이스의 탑 다운 아레나 슈터입니다. 복수를 위해 폐허가 된 마을에 찾아온 주인공 총잡이는 리볼버 단 자루만 들고 몰려오는 광신도에 맞서죠.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적들은 한 방에 죽지만 주인공도 실수 한 번에 사망합니다.
대신 장전 속도가 빠르며, 장전하는 도중에도 즉시 총알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우클릭을 통해 '쇼다운' 능력을 발동해 몰려오는 적들에게 패닝 샷을 할 수도 있죠. 조작감도 상쾌합니다. 아직 데모 버전이기에 적들을 100명 처치하면 게임이 끝나지만, 확실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여담으로 <킬 더 크로우즈>는 '5민랩'에서 개발됐습니다. 크래프톤 산하의 독립 스튜디오입니다.
# 조작 방식이 특이한 <키보드 캐릭터 키캡>
<키보드 캐릭터 키캡>(키키캐키캡)은 키보드로 시작해 키보드로 끝나는 '로그라이크 키보드 액션 게임'으로, 독창적인 조작 방식을 가진 게임입니다. 캐릭터의 이동은 십자 키로 이루어지지만, 공격 버튼은 키보드의 모든 키에 할당되어 있죠. 가령 키보드의 P(ㅔ)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해당 방향으로 공격을 발사합니다.
키보드를 핵심 소재로 삼았기 때문인지 주인공은 '키캡'이며, 등장하는 적들은 키보드를 질투한 USB, 마우스와 같은 컴퓨터 주변기기입니다.
조작 방식이 독특하기 때문인지 <키키캐키캡>은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같은 키보드 버튼을 누르더라도 플레이어의 위치에 따라 공격이 나가는 방향이 바뀌기 때문이죠. 익숙해지기 전에는 첫 보스전을 넘기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과연, 독자 여러분은 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2023 비익스에 참여한 많은 게임이 8월 25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부산 인디게임 페스티벌 2023'(BIC 2023)에도 참여합니다. 인디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풍성한 8월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