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한국에서 개막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3 롤드컵)에서 한 해외 선수가 한국 e스포츠 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국적으로 유럽 팀 'BDS'에 소속된 탑 라이너 '아담 마나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담 마나네가 한국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그의 독특한 챔피언 폭과 플레이스타일 때문이다. 2021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아담은 주로 가렌, 올라프, 다리우스, 세트에 대한 숙련도가 높기로 유명한데, 세트를 제외한 세 챔피언은 프로 무대에서 탑 라이너로 자주 기용되지 않는다. 특히 가렌은 LCK 역사상 탑 라이너로 단 한 번도 기용된 적이 없다.
이에 해외 리그까지 시청하는 국내 <롤> e스포츠 팬들에게 아담 마나네는 이전부터 알음알음 이름을 알려 왔다. 특히 탑 가렌과 올라프를 통해 대부분의 탑 라이너가 선택하는 '텔레포트'대신 '점화'를 선택해 보여주는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본인 역시 자신을 다룬 한국 <롤> 유튜버의 동영상에 직접 한국어로 "기다려 줘 곧 월즈(롤드컵)에 갈게..."라는 댓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프랑스 탑 라이너 아담 마나네. 게임에서는 '아담'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한국 팬들의 기대감을 받으며 10월 9일 진행된 선발전 시리즈에 출전한 아담은 기대감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북미 팀 '골든 가디언즈'와의 경기에서 아담 마나네는 자신의 시그니처 픽 가렌을 2연속 선택해 특유의 플레이스타일을 제대로 보여 주며 3:0으로 승리했다. 아담 마나네는 가렌을 선택한 2세트와 3세트에서 MVP를 수상했다. 선수 인터뷰에서 두 팀 모두 승패의 원인 중 하나로 가렌을 꼽았다.
한국 팬들은 아담 마나네의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에 큰 환호성을 보냈다. 가렌이 선택창에 등장할 때마다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으며, 아담 마나네의 챔피언 폭에서 착안한 신조어 '가다세올'(가렌, 다리우스, 세트, 올라프) 치어풀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담 마나네는 경기 후 트위터를 통해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환영은 특별했습니다! 다음 경기에서도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몇몇 팬은 이를 보고 롤드컵 주제곡인 'GODS'는 가렌, 올라프, 다리우스, 세트의 앞 글자를 딴 것 아니냐며 재치 있는 반응을 보냈다.
(출처: 트위터)
한국에서 해외 선수가 이처럼 독보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 어느 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플레이스타일을 통한 '낭만'이 한국 <롤>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산 모양새다.
과연 남은 일정에서 아담 마나네가 좋은 활약을 보여 주며 보다 높은 스테이지로 향할 수 있을까? 2023 롤드컵은 10일 PSG 탈론과 R7의 경기로 개막한다. 아담 마나네의 팀 BDS는 11일 베트남의 2시드 팀 '웨일즈'와 B조 2경기에서 격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