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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데이브 더 다이버’가 지나온 ‘화려한 1년’ 돌아보기

연말엔 ‘트로피 수집’ 가능할까?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3-10-31 16:52:55
고백을 하나 해보자. 2022년 10월 27일, <데이브 더 다이버>가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자는 이 게임이 지금 같은 성공을 거두리라고는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건강한 시도라고는 생각했다. 민트로켓의 기반을 생각할 때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매력적 ‘인디’(분류상 어폐가 있지만) 게임으로서 글로벌한-그러나 마니악한-팬덤을 형성하는 익숙한 흐름을 머릿속에 조용히 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잘 알려진바 <데이브 더 다이버>가 출시 후 약 1년간 일군 성취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명작 광풍이 몰아친 2023년 게임 씬 안에서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이는 여러 지표와 평가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다만 <데이브 더 다이버>가 올린 개가들은 다소 시간차를 두고 들려온 탓에, 게임을 향한 세간의 관심과 애정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체감하기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가 기록한 그 동안의 괄목할 성과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살펴보기로 했다.



# 처음부터 순항한 <데이브 더 다이버>

대성공의 조짐은 출시 직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2년 10월 27일 스팀 플랫폼에 출시한 이래 약 열흘 만인 11월 7일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출시 약 2주 차인 10일에는 2,000여 개에 달하는 리뷰가 쌓였고, 97%의 긍정 비율을 기록하면서 스팀 내 최고 평가 등급인 ‘압도적으로 긍정적’에 등극하기도 했다.

인기 비결은 ‘떡잎’부터 달랐던 콘텐츠다. 당시 유저들은 게임의 메인 피처인 초밥집 운영, 해양 생물 포획, 다양한 캐릭터와 코믹한 픽셀 아트 등을 양과 질 양쪽 측면에서 두루 호평했다. 얼리엑세스 단계 게임들이 콘텐츠 부족으로 비판받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할 때, 더 눈에 띄는 출발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이렇듯 ‘탄탄한’ 상태로 출시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발팀 내부의 단련이 있었다고 민트로켓 황재호 디렉터는 설명했다. 같은 해 11월 진행된 인터뷰에서 황 디렉터는 “스파링을 했던 것처럼 끊임없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테스트하고 그걸 받아서 소화했던 게 영양가가 있었다. 그 결과가 세상에 나오게 됐고 긍정적으로 봐주신것  같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얼리 엑세스 출시 직후의 긍정 평가들


# 정식 출시 후 입증한 인기

얼리엑세스 단계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데이브 더 다이버>는 2023년 6월 28일 정식 출시 시점에 다시 한번 폭발적 인기몰이를 통해 게임성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정식 버전은 얼리액세스 버전에 없던 4~7챕터가 추가되고, 신규 타이쿤 요소인 ‘텃밭’이 더해지면서 전체 약 25시간 분량의 게임으로 완성됐다. 얼리엑세스에서 수집한 유저 피드백에 따라 ‘피쉬 트래커’, ‘인양 드론’ 등 편의 시스템도 도입되면서 유저 경험이 강화됐다.

출시 다음 날이었던 6월 29일 <데이브 더 다이버>는 곧장 스팀 유료 게임 중 인기 1위에 올랐으며, 전 세계 최고 판매 제품 순위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정식 출시 후에도 유료 게임 인기 1위 등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지표는 하나 더 있다. 출시 후 우상향 곡선을 그린 이용자 수 그래프다. 이는 게임의 퀄리티를 입증하는 분명한 지표 중 하나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의 경우 그래프가 정 반대 방향을 향하기 마련이다.

정식 출시 시점 약 1만 3,000여 명이었던 <데이브 더 다이버>의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이후 가파른 상승을 거듭, 약 열흘 뒤인 7월 9일에는 최고치인 9만 8,480명을 기록했다. 싱글 플레이만 가능한 소규모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성적이다.

게임 평가 수도 이후로 계속 늘어났다. 7월 10일경 26,532개였던 리뷰는 약 2주 뒤인 24일에 3만 9,000개를 넘겼다. 매일 900개에 달하는 리뷰가 달렸던 셈이다.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리뷰 수 증가 폭이 감소했지만 10월 31일 현재 5만 7,878개를 기록 중이다

9만 8,480명을 기록했던 최대 동시접속자 수


# 절대 ‘월클’ 맞았던 <데이브 더 다이버>

한편 이러한 <데이브 더 다이버>의 인기가 국내 한정일 수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국내 업계에서 워낙 보기 드문 유형의 흥행 현상을 일으켰기에 돌출되었던 의심으로 볼 만하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지난 7월 <데이브 더 다이버>의 스팀 리뷰 3만 9,000여 개를 크롤링, 통계적으로 분석해 게임의 글로벌한 인기 분포를 알아보는 시도를 했다.


분석은 유저들의 국가 정보가 아닌 리뷰 작성 언어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스팀 플랫폼에서 유저들은 자신의 국가 정보를 임의로 입력할 수 있는 만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분석 결과 '월클'이 맞았다

집계된 데이터에 따르면 역시 한국어 유저의 리뷰가 5,696명으로 적지 않게 나타났다. 그러나 ▲영어 9,496건 ▲중국어 간체자 15,883건 ▲중국어 번체자 1,291건 ▲일본어 348건 ▲스페인어(스페인) 542명 ▲독일어 392건 ▲프랑스어 275건 ▲포르투갈어(브라질) 313건 ▲스페인어(중남미) 85건 등 지역을 막론한 여러 언어들이 포착되면서 게임의 인기가 결코 지엽적 성격이 아님이 드러났다.

더 나아가 ▲튀르키예어 ▲폴란드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등 <데이브 더 다이버>의 공식 지원 언어에 속하지 않는 언어로 작성된 리뷰 역시 수십, 수백 건 단위로 작성된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일각의 오해와 달리 글로벌한 성공을 거둔 게임이란 사실을 거듭 알 수 있었던 조사 결과다.

이는 넥슨이 직접 밝힌 매출 데이터에서도 똑같이 드러난 사실이다. 9월 22일 넥슨은 자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영상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데이브 더 다이버>의 누적 매출 국가별 비중에서 한국은 단 9%만을 차지하며, 90%이상의 판매량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해 민트로켓을 기획한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부사장은 해당 영상에서 “게임 개발을 위해 재투자를 진행했지만 현재 손익분기점은 훨씬 넘은 상태"라며 “’재미’에만 집중한 결과 소규모 프로젝트여도 상업적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좋은 예시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대훤 부사장 (출처: 넥슨)


# 매체 평점이 상승하는 게임이 있다?

<데이브 더 다이브>의 경우 매체들에 의한 평균 평점이 출시 이후 소폭 오른 점을 특기할 만하다. 양대 평점 종합 사이트 ‘메타크리틱’과 ‘오픈크리틱’에서 모두 89점의 매우 높은 평균 점수로 시작했는데, 평가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점수가 1점씩 상승했던 것.

평가 매체 수가 많아질수록 평균 점수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 경향임을 생각할 때 이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최종 평가 수 또한 각각 44개, 53개로(매체 중복 있음) 적지 않다. 그런데도 (높은 평균 점수에서 예측할 수 있듯) 80점 미만의 두드러지게 낮은 점수를 부여한 매체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결과적으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양쪽 플랫폼 모두에서 최종적으로 90점을 획득했다. 특히 이 덕에 메타크리틱에서는 평가수 15개 이상, 평균 90점 이상 게임에만 부여하는 ‘머스트 플레이’ 배지를 한국 게임 최초로 부여 받을 수 있었다.

국산 게임 중 최초로 메타크리틱 '머스트 플레이' 배지를 획득했다.

규모와 공신력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는 몇몇 매체들의 구체적 찬사에도 눈길을 줄 만하다. 예를 들어 올해 몇몇 대작 게임에 홀로 낮은 점수를 주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유로게이머’는 “훈훈하고 조화로우며 절대 안주하지 않는, 지난 몇 년 사이 가장 인심 후한 게임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만점을 줬다.

폴리곤은 “<데이브 더 다이버>의 탁월함은 다음에 등장할 콘텐츠를 기대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중략) 수많은 메카닉과 미니게임이 불안정하게 쌓여 있지만, 그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너무나도 재미있어 절대 무너지지는 않는다”며 게임의 절묘한 디렉팅을 호평했다.

영국/미국 기반 30년 전통의 게임 매체 ‘PC 게이머’는 자체 투표로 선정하는 연례 ‘최고의 게임 100선’에 <데이브 더 다이버>를 포함하기도 했다.

PC게이머는 “최근 몇 년간 출시작 중 가장 큰 ‘소형 게임’이다”, “새로운 게임 시스템 도입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방식이 독보적이고 흥미롭다”며 게임을 40위에 안착시켰다. 이는 <스타크래프트 2>보다 한 단계 높고, <팀 포트리스 2>보다 한 단계 낮은 순위다.

매체 PC 게이머가 선정한 '최고의 PC게임 100선'에 꼽히기도 했다.


# 화려했던 한 해, ‘트로피 한아름’으로 마무리될까?

연말이 다가오면서 게임 업계의 관심 역시 각종 시상식에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한 반응을 획득한 <데이브 더 다이버>의 수상 가능성에 국내외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미 노미네이션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10월 초 현행 게임 시상식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 여러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후보 선정은 각국 매체 기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그리고 게임 퍼블리셔 등의 종합적 추천 작품을 취합한 뒤, 심사위원단 토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추려내는 방식이다. 올해는 수많은 대작 게임이 출시된 만큼 “기존 어느 때보다 격렬한 토론이 이뤄졌다”고 주최 기업인 매체 게임즈레이더는 전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17개 시상 부문 중 ‘최고의 인디게임상’과 ‘최고의 PC게임’, ‘최고의 게임 트레일러’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은 치열하다. ‘최고의 PC 게임’ 부문에서는 <발더스 게이트 3>와 <디아블로 4>, 그리고 ‘최고의 인디게임’ 부문에서 <드레지>, <시 오브 스타즈> 등 쟁쟁한 작품들과 경합을 벌이게 될 예정이다.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3개 부문에서 후보로 선정됐다.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는 전 세계 수백만 유저들의 참여로 수상작이 정해지기 때문에, 실제 수상할 경우 이는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진에게도 큰 의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투표는 지난 10월 20일 마감되었으며, 결과는 오는 11월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노미네이션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데이브 더 다이버>가 ‘인디 게임’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대기업 넥슨 산하 민트로켓의 게임인 만큼 <데이브 더 다이버>를 ‘인디 게임’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강세인 편이다. 하지만 외신들의 판단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에서는 이미 수상소식이 한 차례 전해진 바 있다. 지난 9월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사업인 '이달의 우수게임'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가 '일반게임-프론티어' 부문을 수상한 것. 이는 서면 및 발표심사(80%)와 게임 유저 투표(20%)로 결정된 것이다.

더 나아가 문화체육관광부, 전자신문사, 스포츠조선이 함께 주최하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도 본상 및 인기상 후보에 오른 상태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글로벌 게임씬의 상황과 유사하게 다른 해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데이브 더 다이버>는 <P의 거짓>, <나이트 크로우>와 함께 최고상인 대상 수상을 노릴 수 있는 강력 후보로 거론된다. 얼리 억세스 이래 꾸준히 다양한 성과를 올려 온 데이브, 연말에는 트로피까지 한가득 끌어안을 수 있을까?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본상 후보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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