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작’으로 비판받았던 <람보: 더 비디오 게임>의 개발사가 작지만 큰 성공을 거둬서 화제다.
폴란드 개발사 테이온(Teyon)이 만든 <로보캅: 로그 시티>가 작은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90년대 디스토피안 SF 영화 <로보캅>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게임은 출시 후 약 3주 만에 스팀 플랫폼에서 5,800여 명의 사용자 중 93%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또한 배급을 맡은 프랑스 기업 Nacon에 따르면 <로보캅: 로그 시티>는 자사의 역대 게임 중 가장 좋은 초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알란 팔크 Nacon CEO는 “<로보캅: 로그 시티>는 우리의 기대를 넘어섰다”며 “<로보캅>의 진정한 팬으로서 다른 팬들을 위해 이번 게임을 만든 테이온의 개발자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이번 협업을 가능하게 해준 영화사 MGM, 그리고 이번 성공의 주역인 플레이어 여러분께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로보캅: 로그 시티>의 흥행은 개발사 테이온의 전적을 생각할 때 더욱 흥미롭다. 테이온은 지난 2014년, 영화 <람보>IP를 각색한 <람보: 더 비디오 게임>을 출시했으나 처참한 실패를 겪었던 바 있다.
<람보: 더 비디오 게임>은 혹평을 받은 뒤 스팀 상점에서 내려갔다.
<람보: 더 비디오 게임>은 원작 영화 시리즈의 첫 세 작품을 고전적인 ‘레일 슈터’ 장르로 재구성한 타이틀이었다. 레일 슈터는 유저가 캐릭터를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아케이드 스타일의 FPS를 말한다.
그러나 장르뿐만 아니라 그래픽, 사운드 등 기타 측면의 완성도에서도 시대 역행적 모습을 보이면서 큰 비판을 받아야 했다. 스팀 플랫폼에서 600여 리뷰어 중 42%가 ‘비추천’을 남기는 등 좋지 못한 성과를 기록했으며, 이후 모종의 이유로 스팀 상점에서 내려가기도 했다.
더 나아가 테이온은 스팀에 출시한 다른 8개 게임 중 7개에서 저조한 판매와 함께 ‘복합적’ 평가를 받는 등, 내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 테이온에게 비로소 반전이 찾아온 것은 또 다른 영화 각색 게임 <터미네이터: 레지스탕스>에 이르러서다.
2019년 출시한 <터미네이터: 레지스탕스>는 현대적이지 못한 FPS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동시에 원작의 분위기와 설정을 충실히 재현했다는 점에서 IP 골수팬들의 극찬을 받았다. 스팀 플랫폼에서 12,000명의 리뷰어 중 92%가 게임을 추천하면서 ‘매우 긍정적’을 기록한 바 있다.
<로보캅: 로그 시티> 역시 원작 재현의 측면에서 호평받는다. 게임 규모나 일부 만듦새에 있어서는 화려한 트리플A 게임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로봇이자 인간인 주인공 ‘머피’의 모호한 정체성과 그로 인한 고뇌, 어두운 유머 감각, 디스토피안 세계관의 재현, 재치 있는 대사 등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재현했다는 평가다.
꾸준히 게임을 출시한 끝에 <터미네이터>에 이어 홈런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