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2020년 야심차게 내놓았던 'AI 간편투자 증권사' 계획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자사의 관련 조직이 금융비즈(Biz)센터가 해체되기 때문.
엔씨소프트는 2020년, 게임 이외의 신사업 육성을 위해 'AI 기반의 금융 서비스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해체된 금융비즈센터는 AI와 금융을 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던 신사업 담당 조직이었다. 그에 따라 AI 자산관리와 AI 투자전략, 금융 AI 리서치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사업성을 비롯한 관련 성과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서 회사는 3년 만에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뗀다. 엔씨소프트의 설명은 "선택과 집중의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3일, 엔씨소프트는 해당 조직 소속의 직원들 40여 명을 대상으로 조직개편 설명회를 열고 사업 정리와 관련된 공지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는 금융사와의 협력과 투자 유치 등에 제한이 있어 센터의 해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2020년 10월 6일 KB증권과 합작해 'AI 간편투자 증권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속 직원들은 다가올 1월 13일까지 사내 전환 배치 프로그램과 희망퇴직 중 선택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 배치를 선택한 직원들은 다른 조직으로 배치를 타진할 수 있지만, 기간 안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대기발령 상태로 전환되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들은 퇴직금과 더불어 6개월치 급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실적이 부진한 비주력 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케이팝(K-POP) 팬덤 플랫폼 사업인 '유니버스 사업'을 SM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디어유에 양도하고, 이후 5월에는 해당 사업을 운영하던 '클렙'의 보유지분 전량을 기존 주주들에게 매각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김택진 대표가 직접 설립한 인공지능 투자 플랫폼 기업 디셈버앤컴퍼니의 매각이 추진되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자사 공동대표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했다. 이사회의 동의를 구하게 되면,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영입을 두고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엔씨소프트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