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는 세계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진행하는 글로벌 CBT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TL> 글로벌 CBT는 북미 현지시간 기준 4월 10일부터 4월 17일까지 이뤄진다. PC(스팀), PS5, 엑스박스 시리즈 X|S 플랫폼에서 진행되었으며, PC와 콘솔 이용자가 동일한 서버에서 함께 <TL>을 즐겼다.
CBT가 진행된 지역은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및 남미 등이다. 해외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TL> CBT 참가자에겐 NDA(기밀 유지 서약)이 적용되어 레딧이나 디스코드와 같은 커뮤니티에선 게임의 평가와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대신 PC 이용자의 테스트가 진행된 스팀의 '토론'과 '평가' 페이지에서 제한적으로 게임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어 스팀에서의 반응을 통해 알아봤다.
대신 PC 이용자의 테스트가 진행된 스팀의 '토론'과 '평가' 페이지에서 제한적으로 게임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어 스팀에서의 반응을 통해 알아봤다.
스팀DB에 따르면 <TL> 글로벌 CBT는 약 16,000명 규모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테스트 시작과 함께 16,000명을 기록한 동시 접속자 수는 4월 15일 4,700명을 기록한 후 급격히 감소했는데, 이는 CBT의 콘텐츠가 모두 소비된 영향으로 보인다. 아마존게임즈가 공지한 이벤트 스케줄에 따르면 14일 공성전, 15일 세금 수송이 진행되며 해당 일자까지 <TL>의 주요 콘텐츠를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4월 17일 기준, CBT 기간 동안 <TL> 스팀 평가란에는 41개의 리뷰가 등록됐다. 그중 73.2%에 해당하는 30명의 이용자가 게임을 추천한다고 평가했으나, 전체 CBT 참가자를 대표한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다만 토론 페이지에 게시된 약 200개의 게시글과 거기에 달린 댓글까지 종합하면, 글로벌 CBT에서의 평가는 '반반'으로 엇갈리는 분위기다.
우선 의견이 갈리지 않은 부분은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그래픽이었다. <TL>을 14시간 플레이한 한 이용자는 "달릴 때, 높은 물체에서 뛰어내릴 때, 물에 뛰어들 때의 그래픽이 정말 놀랍다"며 "지금까지 MMORPG에서 본 것 중 최고다"라고 호평했다.
6인 협력 인스턴스 던전인 '특수 던전'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패링 시스템과 보스의 패턴 파훼 등 던전 기믹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이용자는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배우고, 역할을 마스터하고, 서로 발전하도록 격려하는 등 팀워크를 통한 발전 부분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첫 번째 특수 던전인 '악령의 심연'
서버 내 인원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공성전 콘텐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공성전을 처음으로 플레이했다. 600명 이상이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데, 서버 렉이 전혀 없었다"라며, 서버 최적화에 대해 호평했다.
다대다 전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전투 중 최고는 아니지만, 출시 후 적어도 몇 달 동안 게임을 플레이할 계획을 세울 만큼 충분히 좋다"고 밝혔다.
<TL> 전투 화면
아쉬운 평가 역시 존재했다. 주로 전투 모션에 관한 비판이다. "전투가 극도로 뻣뻣해 보인다", "모바일게임 스타일에 가깝다", "조작 모드를 바꿔도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 등의 평이다.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타겟팅 방식의 전투가 다소 지루하다는 것이다.
다대다 전투를 상정한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한 유저는 스팀 토론 페이지에서 댓글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길드 워 2>와 같은 게임에 비해 전투가 뻣뻣하게 느껴진다는 점을 이해한다. <TL>은 전략적인 그룹 플레이에 크게 의존한다. <파이널 판타지>의 빠른 액션이나 <뉴 월드>의 오픈 월드 탐험이 <TL>에는 완벽하게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혼자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는 점 또한 지적 받았다. 길드 단위로 진행되는 일부 지역 이벤트, 파티 단위로 진행되는 인스턴스 던전, 길드 재화로만 구매할 수 있는 일부 소비 아이템 등이 아쉽다는 평이다. 한 이용자는 "솔로 플레이어가 처벌받아야(punished) 하는 이유가 있느냐"며 이같이 평가했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혹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유저가 <TL>에 거래소 시스템이 존재한다며 'P2W'(Pay to Win)이라고 평가하자, "<TL>의 시스템은 출시 당시의 <디아블로 3>와 크게 다르지 않다", "판매되는 어떤 요소도 게임을 잘 아는 사람을 상대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반박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글로벌 CBT 막바지에 이른 시점, <TL>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새다. 다양한 PvE 및 PvP 콘텐츠를 미려한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호평하는 이용자가 있는 반면, 다대다 전투를 상정한 게임 디자인을 꺼리는 이도 있다.
PvE와 PvP, 각 콘텐츠 유형의 핵심에 해당하는 인스턴스 던전과 공성전이 호평 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글로벌 서비스 시점에서도 <TL>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과도 같은 양 콘텐츠(및 유저) 사이의 균형이다.
엔씨소프트는 PvE와 PvP 유저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으나, MMORPG 장르의 특성 상 신규 콘텐츠 개발에 상당한 리소스가 소요되는 만큼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그만큼 두터운 유저층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일부 유저에 편중되는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주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