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업계에 있어 2010년은 매우 의미가 깊은 한 해였다. 아이폰과 갤럭시S 같은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기존 일반 휴대폰(피처폰, Feature Phone) 중심의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업체의 양대산맥이라고 불리는 게임빌과 컴투스는 2010년, 시장의 변화 속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그리고 2011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 대전’에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일까? 게임빌과 컴투스의 2010년을 결산하고 2011년의 계획을 정리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게임빌, 컴투스를 처음으로 앞지르다
최근 게임빌과 컴투스가 발표한 2010년 실적발표를 확인해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게임빌이 연매출에서 컴투스를 사상 처음으로 앞섰다는 점이다. 게임빌은 2010년 매출액 285억 원, 영업이익 155억 원, 당기 순이익 14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 280억 원, 영업이익 34억 원, 당기순이익 40억 원을 기록한 컴투스에 앞선 성적표다.
게임빌이 컴투스를 앞선 것은 두 업체가 코스닥에 상장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009년 실적과 비교해 봐도 게임빌은 매출 기준으로 약 17% 성장했다(영업이익은 14%, 당기순이익은 25% 성장). 반면 컴투스는 매출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11.7%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영업이익은 -36.3%, 당기순이익은 -30.8%).
게임빌의 2009년 매출(왼쪽)과 2010년 매출(오른쪽) 비교.
양사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피처폰 게임’의 영향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컴투스는 2009년에 약 288억 원을 기록했던 피처폰 게임 매출액이 2010년 185억 원으로 100억 원 넘게 줄어들면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반면 게임빌은 <2011 프로야구>와 <제노니아 3> 등 기존 프랜차이즈 게임들의 신작이 피처폰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또한 컴투스는 당초 피처폰 게임의 부진을 메우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부진한 결과를 냈다는 점이 뼈아팠다. 컴투스는 지난해 <골프스타>와 <컴온베이비! 올스타즈> 2개의 온라인게임을 상용화까지 진행했지만, 지난해 회사 전체매출의 5% 수준인 약 15억 원 미만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컴투스의 2009년 매출(왼쪽)과 2010년 매출(오른쪽) 비교.
■ 스마트폰 게임으로 무게중심 완전 이동
게임빌과 컴투스의 2010년 실적을 분석해 보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무게중심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컴투스는 피처폰 게임 매출이 100억 원 넘게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게임 매출은 23억 원에서 76억 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고, 전체 매출에서 스마트폰 게임의 비중이 7%에서 27%로 높아졌다. 컴투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1년 스마트폰 게임 매출 목표를 187억 원으로 잡아(전년 대비 +91%), 완전한 주력 매출원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게임빌 역시 2009년과 비교하면 스마트폰 게임 매출이 급증했다. 스마트폰 게임 비중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매출을 보면 2009년 19억 원에서 2010년 31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게임빌은 2011년 해외시장 매출 목표를 2010년 대비 100% 이상 높은 66억 원으로 잡았다.
■ 같은 듯 다른 게임빌과 컴투스의 2011년 계획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내에서도 드디어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의 스마트폰 게임 비중은 부쩍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빌과 컴투스는 모두 스마트폰 게임을 주력사업으로 집중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다양한 신작을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양사의 2011년 계획을 살펴보면 같은 듯하면서도 많은 부분이 다르다.
먼저 컴투스는 말 그대로 스마트폰 게임 ‘물량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올해 컴투스는 애플 앱스토어에만 31개의 게임을 선보일 계획으로, 피처폰까지 합치면 40개가 넘는 게임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 중에는 <컴투스 프로야구>나 <미니게임천국> 같은 기존 프랜차이즈 외에도 스마트폰용으로 선보이는 다양한 신규 IP 게임들이 포함돼 있는 게 눈에 띈다. 컴투스는 이런 목표를 위해 현재 300여 명 규모인 직원의 수도 최대 400여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반면 게임빌은 새롭게 출시할 스마트폰 게임의 숫자는 20여 개 정도로 컴투스보다는 적다. 스마트폰 게임과는 별도로 ‘소셜 네트워크 게임’(Social Network Game, SNG)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게임빌은 지난 1월 네이트 앱스토어에 소셜게임 <프로야구 슈퍼리그>를 출시했고, 퍼블리싱 게임 <트레인시티>를 페이스북에 출시해 월 이용자 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게임빌은 현재 별도의 소셜게임 게임 사업부를 내부에 만들고 올해 최대 5개 이상의 소셜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빌은 스마트폰 게임만이 아니라 새롭게 소셜게임 분야도 개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