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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외국 게이머들 “디아블로3에 불만 많다”

경매장 기대, 불안한 인터넷에 오프라인 플레이 희망

알트 2011-08-02 23:32:30

지난 1일 공개된 <디아블로 3> 화폐(현금화 가능) 경매장 소식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시끌벅적하다.

 

여러 가지 의견이 많지만 <디아블로 3>에 대한 불만은 게임 내부에 아이템 현거래 경매장 도입, 게임 플레이를 위해 인터넷 연결 필수, MOD(변형게임) 절대 불가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은 ‘현금 거래가 가능한 경매장’이다. ‘아이템의 개인화’와 ‘민감해질 아이템 밸런스 패치’, ‘현금 거래 조장’이라는 세 가지 대목에서 열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 게이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슈별로 정리해 봤다.

 

 

■ 현금 거래 경매장은 인정하는 분위기

 

미국의 경우 직접 달러로 가격을 정해서 거래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열띤 논쟁의 중심이 된 현금 경매장이지만, 외국에서는 괜찮은 기능이라며 ‘쿨하게’ 인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게임계에서는 아이템 현금 거래가 제 3자를 통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어차피 (현금 거래가) 이루어질 거라면, 안전하고 확실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퍼블리셔(블리자드)가 현금 경매로 얻는 수익은 상대적으로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며, 유저들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윈윈 전략이라는 생각이다.

 

블리자드도 회사인데 일명 ‘고래(Whale)’로 불리는 부유한 게이머들로부터 추가 수익을 거두는 것에 대해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고, 중국 작업장이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도 경쟁이 많아지면 아이템 가격이 낮아져 결국 이득은 게이머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밸런스 같이 현금 거래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금 거래 자체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개념에 “이제야 게임을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 “<디아블로 3>에 올인하겠다” 등의 기대감에 찬 의견도 눈에 띄었다.

 

 

■ 온라인으로만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외국 게이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부분은 ‘게임 플레이를 하려면 인터넷 연결 필수이며, 배틀넷을 통해서만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발표다.

 

이런 반발은 ‘<디아블로 3>는 패키지 게임’이라는 인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 인터넷 환경은 여전히 편차가 심하다. 일부 대도시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땅이 워낙 넓은 북미는 불안정한 위성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비행기로 장시간 이동하며 랩탑에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많아 게이머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 장수의 비결인 변형게임(MOD) 절대 불허

 

 

외국 게이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유저들이 창작하는 MOD(변형게임) 불허 방침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게임 플레이의 다양성과 보안 문제 때문에 봇(Bots)이나 MOD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사용자 동의를 통해 금지시킬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국 게이머들은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시리즈가 10년 이상 장수할 수 있던 이유는  MOD를 적극 지원해 줬기 때문이라며, 회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만으론 유저의 새로운 콘텐츠를 향한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가 MOD를 불허하는 이유의 중심에는 현금 경매장의 보안과 콘텐츠 판매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경매장 등장을 반기지 않는 유저들이 있을 정도다.

 

 

■ 초심을 버렸다? 달라지는 블리자드

 

이번 <디아블로 3> 발표를 접한 외국 게이머들의 반응은 매우 격하다.

 

영국의 게임 디자이너 테드 캘리(Tedhg Kelly)는 “블리자드가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경쟁사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분주히 찾는 동안, 시장 장악력이 큰 회사는 자기들은 뭘 해도 먹힐 것이란 생각에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지만, 어느 순간 고객은 다 떠나있을 것이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적지않은 외국 게이머들은 게임 플레이에 배틀넷 접속을 필수로 한 것과 MOD 허용을 거부한 것은 블리자드가 커뮤니티와의 관계와 신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ARPU(유저 1명당 평균매출)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디아블로 3>에 실망한 팬들의 가려움을 긁어준 루닉게임즈.

 

한편, <토치라이트>의 개발사 루닉게임즈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토치라이트 2>는 MOD와 랜 플레이를 지원하며 한 번 구입하면 더 이상 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하며 <디아블로 3>에 실망한 유저들의 관심을 기대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각종 불만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 3>의 성공을 의심하는 외국 게이머를 찾아보긴 힘들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블리자드도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게이머들은 무척 많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