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게임쇼 중 하나인 2011년 ‘PAX 프라임’(PAX Prime)이 오는 26일, 미국 시애틀 워싱턴주컨벤션센터에서 성대하게 개막한다. 올해 PAX 프라임은 MS, 소니, EA, NC소프트 등. 각 플랫폼 별 주요 게임사들의 참여 속에 PAX 역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도 다양한 신작들의 정보가 대거 공개될 예정이어서 전세계 게이머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 PAX란 이름이 생소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체 이 PAX란 게임쇼는 어떤 행사일까? 올해 PAX에서는 어떤 게임이 기대를 모으고 있을까? 디스이즈게임은 2011 PAX 프라임 개막을 맞아 PAX의 역사와 특징. 올해의 이슈 등을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Penny Arcade’ Expo란?
PAX(Penny Arcade Expo)는 미국 시애틀에서 지난 2004년 1회 행사를 연 이후,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한 관람객 중심의 게임쇼(컨슈머 게임쇼)다.
우리나라에서는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조차 듣지도 보지도 못한 행사 취급을 당할 정도로 지명도가 낮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사실상 E3 다음 가는 중요 게임쇼 대접을 받는 행사다. 단순하게 관람객 규모만 놓고 봐도 이미 PAX는 E3를 멀찌감치 추월한 상태다. (물론 E3 게임쇼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행사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의미가 없기는 하지만, 그만큼 이 행사가 대단하다는 뜻이다)
행사명이기도 한 ‘페니 아케이드’(Penny Arcade)는 미국에서 연재중인 동명의 게임 소재 웹툰을 말한다. 게임 웹툰을 행사명으로 사용한 이유는 이 PAX 자체가 ‘페니 아케이드’를 그린 ‘제리 홀킨스’(Jerry Holkins)와 ‘마이크 크라홀릭’(Mike Krahulik)의 주관으로 시작된 행사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PAX 관련 사이트나 기사 등을 보면 페니 아케이드 캐릭터들이 그려진 만화나 그림들을 손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페니 아케이드 웹툰은 지난 1998년부터 연재되고 있으며, 게임 소재 웹툰 중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인기 덕분에 게임으로 만들어진 적도 있다.
왼쪽에서부터 페니 아케이드의 작가인 마이크 크라홀릭과 제리 홀킨스. 이 둘은 현재 PAX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게임이나 장난감을 기부하는 조직인 ‘Child's Play’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사진출처: Wikipedia)
본래 PAX는 시애틀 한 지역에서만 열렸지만, 지난해부터는 미국 동부지역인 보스톤에서 열리는 ‘PAX 이스트’(PAX East)와 시애틀에 남은 ‘PAX 프라임’(PAX Prime)의 두 행사로 나뉘었다.
PAX 이스트는 매년 봄에 열리며, 지난 3월에 2회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된 바 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 PAX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행사다.
‘게이머’들을 위한 행사 PAX가 다른 게임쇼와 가장 차별화 되는 점은 바로 행사 성격 자체가 철저하게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들을 위한 게임쇼라는 사실이다. 행사 자체가 협회나 국가가 어떠한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 시작한 행사이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PAX는 관람객들과 개발자가 함께 모여서 게임을 주제로 토론을 하는 행사 같은. ‘관람객 참여형’ 행사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의 유저미팅이나 간담회도 수시로 열리고, 플랫폼을 불문하고 각종 게임 대화도 활발하게 열린다. 관람객 누구나 참여 가능한 ‘파티’도 행사기간동안 저녁 늦게까지 열린다. 이런 성격 탓에 PAX에서는 E3 게임쇼나 도쿄 게임쇼 등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마니아 성향이 짙은 탓에 관람객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과 관심도 매우 뜨겁다. 아, 그러니까 사진과 같은 코스프레 정도는 행사장에서 아주 손 쉽게 볼 수 있다.(-_-;) 또 하나 눈 여겨 볼만한 것은 PAX는 공식적으로는 콘솔, PC, 테이블 보드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을 다루지만, 그 중에서도 ‘PC 온라인’ 플랫폼의 게임이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시애틀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아레나넷은 <길드워> 시리즈의 최신 정보를 거의 매년 PAX에서 공개했으며,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와 함께 <아이온>의 체험버전을 공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드 오브 레전드>, EA의 <스타워즈: 구공화국> 등도 PAX에서 언제나 많은 주목을 받는 게임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올해 PAX에서는 그 인기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 인기나 만은 만큼 우리나라 엔씨소프트 등도 많은 주목을 받는다. 2004년 3천 명에서 5년 만에 20배 성장
PAX는 지난 2004년, 페니 아케이드에 의해 처음 1회 행사가 열렸을 때만 해도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행사였다. 2004년 8월 28일과 29일, 이틀간 열렸던 1회 행사는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시애틀에 있는 몇몇 게임사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개최됐다. 다양한 게임대회 및 이벤트가 준비됐지만 총 관람객 숫자는 3천명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PAX는 다른 게임쇼와는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게임쇼다. 무엇보다도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들의 참여가 활발한 게임쇼라는 특징을 알리면서, 게이머들과 게임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하는 데 성공한다.
2005년에는 9천 명, 2006년에는 2만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면서 어엿한 게임쇼로서의 외형을 갖추게 된다.
특히 2007년에는 E3 게임쇼가 주최측인 ESA에 의해 행사 규모가 축소되는 바람에 그 대안 중에 하나로 PAX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E3가 ‘E3 미디어 및 비즈니스 서밋’ 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그 해, 고작 관람객 1만 여명을 동원하는 데 그친 반면 PAX는 3만 9천여 명의 관람객들을 끌어 모았다. 참가사 역시 MS, 닌텐도, 소니 뿐 아니라 엔씨소프트, THQ, 남코반다이, 코나미 등. 웬만한 메이저 업체는 모두 참여한 거대 게임쇼로 성장했다.
기세를 몰아 PAX는 2008년에 5만8천 명, 2009년에는 마침내 6만 명의 관람객 돌파에 성공한다.(2010년에는 6만 7천명)
3천 명으로 시작한 행사가 5년 만에 20배 규모로 성장한 것. 이런 관람객 숫자는 미국에서 열리는 순수한 게임 전문 게임쇼 중에서는 단연 가장 많은 것이다. (참고로 E3 2011의 관람객 숫자는 4만 6천 명이었다)
행사의 인기에 힘을 받은 페니 아케이드는 시애틀에서 열리는 PAX를 ‘팍스 프라임’(Prime) 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동부지역인 보스톤에서 열리는 ‘팍스 이스트’(East) 를 새롭게 신설한다. 팍스 이스트 역시 지난 2010년 5만2천 명의 관람객들을 모으고, 올해는 6만9천 명의 관람객들을 모으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PAX의 관람객 그래프.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부 "2011 PAX Prime의 이슈는"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