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에서 주최하는 이매진컵은 16세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198개국 35만 명이 도전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다. 올해는 “세상이 가지고 있는 난제를 기술과 상상으로 해결한다”는 주제로 진행된다.
KGC 2011의 첫 번째 세션은 이매진컵 윈도우7폰 부문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홈런 팀의 최고운과 지피지기 팀의 허찬이 맡았다. 어떻게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대구=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영어와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수
이매진컵 윈도우7폰 부문 2위 허찬.
지피지기 팀의 허찬은 이매진 컵에 대한 소개로 강연을 진행했다. 시드니에서 파이널이 열리는 이매진컵 2012는 소프트웨어, 게임, IT, 키넥트, 윈도우7폰, Azure 등 다양한 부문으로 나눠진다.
부문마다 선정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소프트웨어는 국내에서 1팀이 선정돼 세계팀과 경쟁하는 반면, 게임디자인은 처음부터 세계팀과 경쟁하게 된다.
이매진컵은 총 4개 라운드로 진행된다.
1 라운드는 게임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가 담긴 스토리보드 또는 요약문서 중 하나를 MS에 제출하면 된다. 2012년 이매진컵의 주제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난제를 IT 기술로 해결하라”로, 이에 대한 내용과 아이디어로 작성하면 된다.
스토리보드는 4~20장 내외의 이미지로 만들어야 하며, 이미지 속 언어는 모두 영어로 표기해야 한다. 영어가 부족한 팀은 번역가나 외부의 도움을 받아 작성해도 된다.
게임 요약문서는 공백포함 600자 내외로 작성하면 되는데, 게임에 대한 소개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게임 방식을 소개하면 된다. 1 라운드는 접수된 게임이 이매진컵의 의의와 맞는지 평가하는 단계로 주제와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한 거의 통과가 가능하다.
2 라운드에서는 게임 매뉴얼, 실행 가능한 게임, 실행 동영상을 제출해야 한다. 게임은 한 라운드 정도의 데모 플레이면 충분하지만,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은 모두 포함해야 한다.
언어는 XNA 4.0, 실버라이트, HTML을 사용해야 하며 모바일 게임의 경우 XAP 파일로 제출해야 한다. 또한 모든 게임은 ESPB 심의로 T(Teen) 등급 이하를 만족해야 한다. 게임 영상은 7분 이하로 제작돼야 하며 영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해도 되지만 영어자막은 반드시 추가해야 한다.
2 라운드 점수에 따라 상위 100팀이 3라운드에 진출하며 스크린샷과 게임 트레일러를 내야 한다.
평가는 혁신성, 테마, 재미요소, 완성도, 프레젠테이션으로 나뉘며, 제출한 게임 트레일러는 온라인에 공개돼 일반 유저의 평가를 받는다.
게임 트레일러는 총 길이가 1분 12초를 초과할 수 없으며 완성되지 않은 그래픽이나 원화로 스크린샷을 만들어도 안 된다.
파이널 라운드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며 30분 발표, 15분 질의응답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데, 2시간 동안 시연을 통해 실제 소프트웨어의 구동 모습을 확인한다. 이후 대규모 청중과 심사위원 대상으로 다시 한번 게임을 발표하고 모든 점수를 총합해 순위를 정한다.
허찬은 공개되지 않은 다른 팀의 애플리케이션도 수소문해서 확인하고 그들의 아이디어와 수준을 파악했다. 또한 최신 애플리케이션의 흐름이 무엇인지, 그리고 심사위원이라면 가장 중점적으로 볼 것은 무엇인지 등 철저한 사전 조사가 통했다는 이야기다.
또한 모든 커뮤니케이션(문서·영상·대화)이 영어로 이루어지며 게임 개발에 필요한 자로도 모두 영어로 공개되는 만큼 반드시 영어를 배워야 한다.
허찬은 “이매진컵의 목표는 난제를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게임이 재미있고 퀄리티가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게임의 목표를 살리지 못했다면 높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매진컵은 개발자들의 천국이라고 생각한다. 행사의 중심에는 항상 개발자가 있기 때문에 계속 주목받을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실제로 나도 여러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는 등 이매진컵을 하기 전과는 인생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XNA, C# 실버라이트 등 처음 사용해 보는 언어라고 그리고 해외의 개발자와 경쟁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나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꾼다
윈도우폰7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홈런 팀의 주제는 “너의 아이에 미소가 떠오르게 하자”였다.
아이들와 함께 하고 싶지만 일에 치여 어쩔 수 없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부모가 많다. 이렇게 시간이 점차 줄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모와 자식 사이가 무미건조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일에 방해받지 않고 즐겁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 결과 보물찾기를 모티브로 한 메시지 서비스 <피카부>가 탄생했다.
홈런팀에서 개발한 피카부
※ 플레이 버튼(▶)를 누르면 시작합니다.
[[#/1UPLOAD_HERE/press/KGCPeekaboo.wmv#]]
<피카부>는 부모가 핸드폰 속 아이의 방에 메시지를 숨겨 놓으면 아이는 몬스터를 잡거나 퍼즐을 잡으며 어디에 문자가 있는지 힌트를 얻어야 비로소 문자를 볼 수 있다.
아이는 부모가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므로 바로 문자가 보여지는 것 보다 긴 시간 동안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부모는 그동안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텍스트로만 보여지는 일반적인 문자와 달리 유저가 직접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크레파스 같은 부드러운 색감을 사용해 아이들에게 친근함을 어필했다.
<피카부>의 콘셉트 이미지.
<피카부>를 4살짜리 아이에게 테스트한 결과 아이들이 일반적인 문자보다 더욱 좋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홈런팀의 최고운은 “발표할 때 자료의 디자인이 중요하지만 그것에 너무 신경 쓰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그보다는 내가 만든 소프트웨어가 어떤 타당성을 갖고 있으며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발표 자료가 너무 많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발표자체도 힘이 들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이매진 컵이라는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것보다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어떤 개발자는 미국에 숨을 쉬는 것을 연습하는 많은 천식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숨쉬기 연습은 끊임 없이해야 하고 숨을 제대로 못 쉴 경우 숨이 막히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운 연습이다.
그래서 그는 천식환자들의 아픔을 다루고 해결하기 위해 <드래곤>이라는 게임을 개발했다. 이 게임은 자신의 폐활량을 측정한 뒤 숨을 뿜어냄에 따라 드래곤이 공격해 성을 함락시키는 게임으로 동시에 폐활량 운동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매진컵을 통해 MS 본사에 인턴쉽 문의를 받는 등 정말 큰 변화를 느꼈다. 다른 분들도 그런 변화를 느끼길 바란다. 모두 2012년 시드니에서 만나고 싶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