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좌담]GSL을 말하다 3부

글로벌 e스포츠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

김경현(맹독왕) 2012-01-22 00:05:52

흑룡의 해, 2012년 임진년(壬辰年)을 맞아 디스이즈게임에서는 세계 최고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 GSL(Global Starcraft2 League)에 대해 이야기하는 특별기획,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를 준비했습니다.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서는 GSL에 관련된 e스포츠 관계자 대표를 초대해 지난 2011년 GSL 투어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2012년 GSL 투어의 발전과 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e스포츠팀 심현 팀장이 사회를 맡은 ‘신년좌담 GSL을 말하다’에는 곰TV의 채정원 팀장,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 대표로 스타테일 원종욱 감독, 스타크래프트2 선수 대표로 임재덕 선수(IM) 참가해 각 주체별로 GSL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밝혔습니다.

GSL를 진행하고 참가하는 각 주체들은 GSL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GSL과 스타2 e스포츠 업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진행=디스이즈게임 심현 기자, 정리=김경현 기자, 사진=이정한 기자

‘목동 곰TV 스튜디오 이전 혹은 확대’

현재 GSL과 GSTL은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목동 곰TV 스튜디오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회를 거듭하면서 스튜디오를 개선해 e스포츠 방송에 적합한 환경이 되어가고는 있지만 팬들이 직접 찾아오기 힘든 위치에 있다는 점과 스튜디오 주변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곰TV는 스튜디오 이전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일까? 과연 있다면 언제쯤 스튜디오를 더 좋은 위치로 옮길 수 있을까?

TIG> 경기장에 대한 이슈도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듣고 싶다. 임재덕 선수는 다른 경기장에서도 경기를 해봤을 것이다.

임재덕> 솔직히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게임을 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다. 부스도 좋다. 용산은 왠지 경기가 잘 안 된다. 하지만 곰TV는 정말 환경이 좋다. 하지만 팬들이 찾아오기 힘든 문제도 있고 스튜디오가 좁다. 정확히 말하자면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부스가 정말 좋다(웃음).

원종욱>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다른 행사를 하기가 힘든 구조다. 지금 게임단들이 경제적으로 여력이 되는 팀이 별로 없다 보니 뭔가를 하려고 해도 힘들다. 스튜디오라도 빌려서 하면 좋겠는데 지금은 현실적으로 경기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본다. 옮기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강남 쪽은 힘들다. 우리 팀 숙소와 멀다(웃음).

채정원> 계획은 언제나 있다. 물론이다. 회사는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쓴다. 그런 마음도 갖고 있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장소다. 안 가본 곳이 없다.

TIG> 동대문에 굿XX XX라는 대형 쇼핑몰이 있다. 입지 조건도 좋은데 부도로 말미암아 입주한 상가도 많지 않아 여유 공간도 있을 것 같다.

채정원> (웃음)거기도 가봤다. 큰 기둥이 있더라. 높이도 높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장소들이 정말 많다. 솔직히 우리 정말 많이 돌아봤다. 영상고등학교는 스튜디오 자체는 좋다. 접근성이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이 잘 나오는 것 아닌가? 일단 우리는 방송이 잘 나올 만한 스튜디오를 계속 찾고 있다.

TIG> 독자들의 제보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좋은 장소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기사 댓글이나 기자들에게 쪽지를 보내주시면 곰TV에 전달하겠다.

‘글로벌 e스포츠로 가는 시기, 문제도 발생한다’

GSL은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다.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를 아우르는 국제적인 대회가 되기 위해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실제로 GSL은 1년 동안 많은 노력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회가 됐고, 수많은 스타2 리그 중 가장 뛰어난 실력과 흥행성을 갖춘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스타2는 과거 스타1과 달리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고,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팀들도 국제적인 활동을 선호한다. 이는 e스포츠 업계의 새로운 흐름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해외 팀들로 입단하는 선수들도 많아지고 있고,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실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 받는 외국 선수들이 GSL의 시드를 받아 예선 혹은 코드A를 면제 받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다.

TIG> 외국 대회 연계 문제가 선수들에게 이슈가 될 수 있다. 모 선수는 이런 이유로 팀을 옮겼다. 나는 개인적으로 GSL이 외국 대회와 연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게임단에서 외국 선수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별로다. 야구나 축구 등 다른 프로 스포츠는 외국 전지훈련을 가서 다른 팀들과 경기를 할 때는 대가를 지급한다. 하지만 스타2는 자신들이 가진 노하우를 그냥 알려준다. 국내 팀들끼리는 연습을 많이 하지 않는데 외국 선수를 직접 숙소로 들인다. 그걸 왜 공짜로 하냐 이 말이다. 특히 장민철이 같은 선수가 외국 팀으로 그렇게 나가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싶다.

채정원> 나가라, 나가지 말아라의 권한은 우리에게 없다. 선수들의 해외 대회에 나가는 것에 있어서 자신의 일정이 겹치지 않는 한에서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도 문제가 될 것 없다. 다만 작년에는 정말 많이 조정을 해줬다. 사실 내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그렇게 리그 일정을 바꿔주는 것은 우리 리그에 해가 되는 일이다. 그래서 올해는 경기가 열리는 요일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기 순서 조정도 해외 대회와 계속 연락을 하면서 협약서를 만들 생각이다.

작년에는 MLG가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경험을 해보니 시스템화를 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에 있어서 유난히 혜택을 많이 받는 팀이 있기도 했다. 이에 대한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 확실한 근거를 마련해서 일정을 조정해줄 생각이다. 연계를 하고 있는 대회 위주로 일정을 조정할 생각인데 어떤 대회와 협력을 할 것인지는 아직 미정이다. 해외 대회 일정이 아직 다 안 나왔기 때문이다. 당부를 드리고 싶은 것은 해외 대회 중 협력이 되지 않은 대회는 조정이 힘들다는 것이다. GSL을 포기하고 가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그런 상황이 나온다면 부전패를 할 수 밖에 없다.

원종욱> GSL 일정을 1순위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게임단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우리가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GSL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임재덕> 당부 내용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TIG> 장민철 선수가 SK게이밍으로 이적을 했다. 선수들이 해외 팀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민철 선수는 정말 아쉽다. 외국 대회 스케줄이 안 나왔다. GSL에 다섯 번 나가는 것보다 외국 대회 10번 출전하는 것이 더 좋다면 괜찮다. 그런데 아직 일정이 안 나왔다. 외국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SK게이밍에 입단한 것은 GSL과 외국 대회 일정이 겹치면 GSL을 버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 선수들이 계속 외국 팀으로 나가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재덕> 선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된다. 스타1처럼 기업이 모두 들어와 있는 상태도 아니고 연봉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금으로만 겨우 살아가고 있다. 상금을 잘 버는 선수들이야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사실 생활이 힘들기도 하다. 이호준 선수 같은 경우도 해외 팀으로 가서 벌이가 좋아졌다. 해외 팀에 가면 경비 지원,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은 당연히 그런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도 들기는 한다. 지금 환경상 어린 선수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원종욱> 선수가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말릴 수가 없다. 내가 선수라고 생각을 해보면 그럴 것 같다. 물론 지금 수많은 연습파트너가 있고 숙식이 해결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프로들은 궁극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하는 선택들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친구들의 선택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맞다. 하지만 냉정히 업계에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은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잘했다 못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선수들이 그렇게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게임단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시급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게임단 입장에서 국내 영업을 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 솔직히 지금은 부족하다. 제작년 9월 오픈 시즌 당시 만큼의 폭발력이 없었던 것 같다. 리그가 더 부흥이 됐고 게임단이 영업을 잘했다면 선수들이 해외 팀으로 나가는 일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사실 어렵다. 애니박스의 경우도 더 많은 프로그램을 했으면 좋겠고, 곰TV 역시 리그 외에도 기타 정보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채정원> 약간 생각이 다르다. 장민철의 경우는 SK게이밍에서 선수 한 명을 영입했다. 솔직히 선수 한 명의 연봉은 충분히 지금 우리 게임단들도 부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장점은 연습 환경이다. 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장민철 선수의 경우는 그런 연습 시스템이 없어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TIG> 나는 스타2 게임단이 그런 연습 시스템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가는 선수와는 연습을 계속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외국에 나가면 당연히 돈을 더 많이 벌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게임단 활동을 하는 것은 이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고 이 선진화된 시스템을 누려야 하기 때문이다. 장민철 선수는 나름 정상급의 선수인데 그런 선택을 했다면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왠지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마음이다.

원종욱> 사실 게임단이 지금도 연습 시스템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 어떤 나라도 따라 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다.

채정원> 나도 동의한다. 이 시스템의 가치를 팀도 인정하고 선수도 인정해야 한다. 사실 한 선수에게 연봉을 엄청나게 많이 주지 않는 이상 이 시스템을 포기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갔다는 것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폐쇄적으로 가자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노하우와 가치는 지키자는 것이다. 게임단에 있어야 게임을 더 잘한다는 것을 우리나라 게임단 소속 선수들이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TIG>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이 부분이다. 게임단을 나가더라도 예전 팀원들이 친한 선수들이니까 연습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프로의 세계에서는 옳지 않다고 본다.

임재덕> 나도 동의한다. 내 노하우는 내 것이다. 그걸 지켜야 한다. 교류는 가능하지만 일방적인 연습 제공은 싫다. 그래야만 우승할 수 있다. 나는 나만의 노하우는 공유하기 싫다. 게임단의 노하우도 말이다.

TIG> 외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다면 코드A 예선에 대해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시드를 주고 있는데 그 개수가 고정적이지 않다.

채정원> 잘한다고 해서 왔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는 계속 줄 생각이다. 시드의 개수가 고정적이지 않은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국 선수에게 시드를 주지 못하면 한국 선수들을 더 뽑으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미리 접수를 받아서 시드를 부여하고 참여 시점을 미리 공지를 하는 방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