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의 대표적인 서바이벌 호러액션 게임 <바이오 하자드>. 이 시리즈의 닌텐도 3DS용 타이틀이자, 지난 1월 말에 출시돼 마니아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신작이 <바이오 하자드: 레벌레이션즈>(영문명: Resident Evil Revelations, 이하 레벌레이션즈)이다.
최근 3DS의 국내 발매가 확정된 가운데 <레벌레이션즈>는 지금까지 3DS로 나온 액션 게임 가운데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캡콤은 어떤 과정을 통해 <레벌레이션즈>를 만들었을까?
캡콤에서 <레벌레이션즈>의 개발을 주도한 카와다 마사치카 프로듀서는 8일(미국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2012 강연에서 “<레벌레이션즈>는 캡콤 개발팀이 3DS로 처음 시도한 게임이지만, 같은 기간 함께 개발을 진행한 <바이오 하자드: 머셔너리즈 3D>와 이른바 ‘이모작 개발’ 방법 덕분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개발 비결을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이모작’이란 하나의 논에서 순차적으로 2개의 작물을 심어 논의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농경용어다. 카와다 PD가 난데없이 왜 농경용어를 꺼냈는가 하면, <레벌레이션즈> 또한 하나의 개발팀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신작인 <머셔너리즈 3D>와 함께 개발됐기 때문이다(참고로 <머셔너리즈 3D>는 지난해 5월에 <레벌레이션즈>보다 약 6개월 앞서 출시됐다).
실제로 두 게임은 개발 리소스를 포함한 핵심사항을 공유했다. 개발자들도 프로젝트별 전담 멤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겹친다고 카와다 PD는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을 진행한 덕분에 <머셔너리즈 3D>를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은 고스란히 <레벌레이션즈>로 이어졌다. 또한 유저들이 <머셔너리즈 3D> 발매 후 보내온 피드백은 결국 <리벨레이션즈>에 대한 피드백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됐다.
그 덕분에 <레벌레이션즈>는 <머셔너리즈 3D>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발매된 시리즈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을 수 있었다.
만약 <레벌레이션즈>를 <머셔너리즈 3D>와 동시에 개발하지 않고 개발팀을 완전히 따로 운영해 개발했다면 지금의 완성도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혹은 후속작의 느낌으로 <머셔너리즈 3D> 출시 이후 개발을 이어서 시작했다면 출시 시점이 훨씬 늦어졌을 것이다.
카와다 PD는 “이런 개발 방법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닌텐도 3DS라는 ‘최신 하드웨어’에 대한 첫 도전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인 만큼 캡콤은 3DS에 대한 연구·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거의 없었고, 3DS 이용자들의 성향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라이트 게이머를 겨냥해 액션성에 초점을 맞춘 <머셔너리즈 3D>, 그리고 하드코어 게이머 및 액션보다 호러에 초점을 맞춘 <레벌레이션즈>를 이모작 방식으로 동시에 개발해 리스크를 극복했다.
물론 성향이 완전히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 관리가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짧은 시간에 2개의 프로젝트를 완성도 높게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카와다 PD는 “<레벌레이션즈>는 호러 게임이다. 그리고 <바이오 하자드> 1편과 2편을 굉장히 좋아했던 시리즈 마니아들을 위한 게임이다. 우리는 <머셔너리즈 3D>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3DS의 하드웨어로 끌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완성도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성향이 다른 2개의 게임이지만, 기초적인 핵심기술은 공유해서 개발했기 때문에 노하우를 녹여내는 데 문제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