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새로운 확장팩 <판다리아의 안개>에는 다수의 신규 시스템이 도입된다. 특성 시스템이 개편되고 애완동물 대전과 새로운 방식의 전장도 선보인다. 기존의 파티 퀘스트를 대체하는 시나리오와 성장형 탈것도 나온다.
지난 15일(미국시간) 블리자드가 본사 프레스투어를 통해 공개한 <판다리아의 안개>의 최신 발표 내용 중 새로운 시스템에 관련된 정보를 정리했다. /어바인(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판다리아의 안개>에 대한 발표를 준비 중인 크리스 멧젠 부사장.
■ 인던과 퀘스트의 중간단계, 시나리오
시나리오는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인스턴스 던전을 제외한 파티퀘스트는 대부분 버림받았다. 유저들은 파티퀘스트를 만났을 때 오랜 시간 파티를 찾거나 아니면 퀘스트를 포기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고 대부분 후자를 택했다. 그래서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도입한 것이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는 던전에 가듯 빠르게 유저들이 모여서 파티퀘스트를 즐길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를 인스턴스 던전처럼 등록해 놓을 수 있으며, 인원이 모이는 즉시 독립된 지역에서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반의 양조장에서 받는 시나리오의 경우 플레이어는 옥림 전역에 흩어진 양조사 중 하나를 만나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있다. 3명이 모인 후 시나리오가 시작되면 양조사를 노린 적들이 화면 곳곳에서 덤벼든다. 적들은 양조사를 직접 공격하기도 하고 양조장에 불을 지르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양조장의 불을 끄는 동시에 적들이 양조사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탱커와 딜러, 힐러의 파티 구성이 중요한 인스턴스 던전과 달리 시나리오는 직업의 구분이 크게 필요없다. 몬스터 하나하나의 위력은 약하지만 대신 복잡한 상황에 빠지는 전투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필요한 인원도 3명에서 25명까지 다양하다. 시나리오는 단계별로 나뉘며 각 단계를 클리어할 때마다 새로운 목표들이 공개된다.
현재 총 5개의 시나리오가 제작 완료됐으며 <판다리아의 안개>를 정식으로 서비스할 때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시나리오를 공개할 예정이다.
시나리오는 인스턴스 던전이나 파티퀘스트와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 마음 편한 간이 PvP. 애완동물 대전
작년 블리즈컨 2011에서 공개된 애완동물 대전의 상세한 정보도 공개됐다. <판다리아의 안개> 이후 모든 애완동물은 6개의 스킬을 갖는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애완동물 중 3마리를 한 팀으로 엮고 각각 3개의 스킬을 선택해 애완동물 대전을 진행할 수 있다.
애완동물 대전은 턴 방식으로 진행되며 내보내는 애완동물과 사용하는 스킬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발표 현장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리단과 아서스의 애완동물 대전 영상이 공개됐다. 플레이어끼리의 대전은 물론 NPC와의 애완동물 대전도 벌어지며 아직 얻지 못한 애완동물의 리스트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집욕구도 자극한다.
블리자드는 애완동물 대전을 최대한 가벼운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상대방의 정보를 볼 수 없게 하고, 채팅도 금지시킬 예정이다. 플레이어의 전적에서도 패배는 빠지고 이긴 횟수만 표시된다.
애완동물 대전과 별개로 플레이어가 탈것까지 키우는 새로운 형식의 애완동물도 공개됐다. 판다리아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운룡은 알부터 키워서 애완동물을 거쳐 탈것으로 진화한다. 운룡을 알을 받은 후에는 운룡이 원하는 먹을 것을 주거나 원하는 장소에 데려가며 성장치를 누적시킬 수 있다. 플레이어는 약 한 달의 기간을 거쳐 운룡을 완전히 키울 수 있다.
판다리아에는 운룡을 타고 즐길 수 있는 일종의 경주 장소도 마련돼 있다. 참고로 운룡 경주는 판다렌들의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다.
양조장에 숨어든 토깽. 판다리아의 악명 높은(?) 몬스터다.
■ 유저가 판다리아의 역사를 수집하고 느낀다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는 유저가 직접 판다리아의 역사를 수집해 과거를 살펴볼 수 있다. 판다리아 곳곳에는 역사적인 이야기들이 잠들어 있다. 예를 들어 한 해변에서는 판다렌의 첫 탐험가인 리우랑이 거북이의 등에 올라타 바다로 나간 것을 기념하는 동상이 있다.
이런 장소를 클릭하면 역사적인 유물들이 모이고 이는 영원꽃 골짜기에 위치한 전승지기를 통해 직접 이야기로 살펴볼 수 있다. 유물을 가져가면 이야기꾼이 나와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플레이어는 유물에 해당하는 역사 속 이야기를 영상으로 구경하게 된다.
블리자드의 수석 퀘스트 디자이너 데이브 코삭은 “우리는 판다렌의 역사를 게임 환경 속에 녹여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유물을 통해 판다리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우랑의 거북이 유물을 모으면 리우랑의 거북이가 자라서 판다렌의 시작지점인 유랑도가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광물차 옮기기와 유물 지키기, 새로운 방식의 전장
<판다리아의 안개>에는 새로운 방식의 전장 2개가 추가된다. 첫 번째 전장인 코트모구의 사원은 영원꽃 골짜기에 위치한 모구 사원 중 하나에 위치한다. 코트모구 사원에는 굉장히 오래된 강력한 유물이 있으며 얼라이언스와 호드는 이 유물을 놓고 서로 싸우게 된다.
전장에서는 몇 개의 유물이 놓여 있고 각 유물을 일정한 시간 이상 갖고 있으면 점수를 얻는다. 유물을 가진 플레이어는 매우 강력한 힘을 얻는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큰 대미지를 입는다. 유물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효과나 점수도 다른 만큼 유물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전장 전략의 핵심이다.
두 번째 전장은 은빛조각광산이다. 가시덤불골짜기 지하에 위치한 이 광산은 고블린들의 소유로 풍부한 광물을 갖고 있다. 은빛조각광산에서는 광물차를 중심으로 전투를 벌이게 된다. 광산에는 총 3개의 광물수레가 보급고를 향해 지나가며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각 광물수레를 자신의 보급고로 옮겨 와야 한다.
광물수레는 자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레를 얻으려면 미리 갈림길의 스위치를 조작해 레일의 경로를 자기 진영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수레가 이동하는 레일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 전투보다는 어떤 스위치를 확보해서 어떻게 조작하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된다.
용암으로 가득찬 동굴 속에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
■ 자유도를 높인 특성과 도전 모드
특성과 던전에도 변화가 생긴다.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모든 특성은 단순해진다. 플레이어는 3개의 전문화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며 이후 레벨 15마다 3개 중 1개씩 특성을 고르게 된다. 특정한 특성을 올리기 위한 사전조건도 없으며 같은 특성을 몇 단계에 걸쳐 투자하는 일도 없다. 단순히 레벨에 맞춰 3개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다.
대신 전문화 부분이 대폭 강화된다. 전문화에 따라 10개 남짓한 스킬이 추가되며 특화력도 강화된다. 기존의 특성으로 배우는 스킬은 대부분 전문화를 선택할 때 자동으로 배울 수 있다. 하나의 직업을 3개로 분리한 셈이다.
블리자드의 수석 시스템 디자이너인 그렉 스트릿은 “우리가 특성을 만들었을 때는 같은 직업이라도 특성에 따라 차별화를 갖기를 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유저가 국민특성을 따라 찍는 수준에 그쳤다. 어떤 특성을 선택하더라도 플레이어의 전투능력에는 큰 차이를 두지 않는 방향으로 특성을 새롭게 바꿨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던전에는 도전 모드가 추가된다. 경쟁적인 PvE 콘텐츠인 도전 모드는 기존의 레이드 던전에서 특정한 탈것을 얻기 위해 시간제한에 도전하거나 보스를 45분 안에 처치하는 이벤트 등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됐다.
판다리아 지역의 던전에 추가되는 도전 모드는 얼마나 빠른 시간에 클리어하는가에 따라 금·은·동 메달을 주며 수집한 메달에 따라 보상을 제공한다. 동메달은 호칭을, 은메달은 외형변화가 가능한 다양한 방어구를, 금메달은 하늘을 나는 기린을 준다.
도전 모드에서 제공하는 아이템은 개인의 성취욕을 위한 것일뿐, 게임의 밸런스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도적의 은메달 보상인 외형변화 방어구는 해당 방어구의 겉모습을 변화시켜줄 뿐이다. 대신 이를 이용해 겉모습을 바꾸고 나면 스킬을 쓸 때 어깨에 달린 용장식이 불을 뿜는 등 특별한 이펙트로 성취감을 제공할 예정이다.
도전 모드를 위한 던전별 점수판도 제공된다. 점수판에서는 서버별, 길드별 순위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게임이 계속 업데이트되더라도 다른 유저들과 PvE를 통해 꾸준히 경쟁할 수 있다는 게 블리자드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