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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E3현장] 예상을 뒤엎은 발표, 닌텐도 컨퍼런스

닌텐도 E3 2012 프레스 컨퍼런스 취재 후기

안정빈(한낮) 2012-06-06 04: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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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혁신과 도전이 올해는 쉽니다. 미국시간으로 6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 닌텐도의 E3 2012 프레스 컨퍼런스는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Wii U의 혁신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신작도 없었습니다. 대신 자체행사 홍보와 뻔한 타이틀이 그 자리를 채웠죠.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입니다.

 

그나마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3> <좀비U>, 첫 발표를 맡은 <피크민 3>번트를 댔지만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는 데 그쳤죠. 차세대 게임기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고 보기엔 아쉬운 구석이 너무나 많았던 컨퍼런스였습니다. /LA(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닌텐도는 E3 컨퍼런스 시작 전에 독특한 퀴즈를 내기로 유명합니다.

올해는 모자이크를 보고 무슨 게임인지 맞히는 퀴즈였습니다.

 

 

신형 게임기 컨트롤러를 만지지 않는 게임 컨퍼런스

 

닌텐도는 컨퍼런스 시작과 동시에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의 <피크민 3>를 내세우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카메라가 컨퍼런스 현장을 비추면 귀여운 피크민들이 관람객 여기저기에 달라붙어있는 증강현실 영상도 흥을 돋웠죠.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라? <피크민 3>의 영상을 보여준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가 그대로 퇴장합니다. 실제 플레이라도 보여줄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피크민 3>가 컨퍼런스의 메인타이틀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뒤이어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U>가 공개됐습니다. 익숙한(?) 4인 플레이 영상과 함께 Wii U 컨트롤러를 이용해 화면을 터치하면서 친구를 도와줄 수 있다고 하는군요. 여기서 영상 끝. 어라(2)? 플레이는 안 하나요? 달라진 Wii U 컨트롤러를 쓰는 법이라도 보여줘야 하지 않나요?

 

 

바로 그 때, 워너브라더스에서 <배트맨: 아캄 시티> Wii U 버전의 플레이 영상을 보여줍니다. . 역시 이 정도는 돼야죠. 그런데 역시 무대 시연은 없습니다.

 

이후 공개된 게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대에 올라서 영상을 틀어 주고 내려가는 일이 반복됩니다. 무대에는 Wii U 컨트롤러가 보물이라도 되는냥 놓여 있지만 아무도 컨트롤러를 잡진 않습니다. 플레이에서도 Wii U 컨트롤러가 나오는 부분은 전부 편집 영상으로 처리돼 있죠.

 

유일하게 컨트롤러를 만진 게임은 유비소프트의 <좀비U>인데요, 자기 얼굴을 카메라로 비추면 좀비로 변환해주는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거 게임 발표회 맞나요?

 

유일하게 Wii U 컨트롤러를 만졌던 <좀비U> 개발진.

 

Wii U E3 2012 개막 전부터 흉흉한 루머에 시달렸습니다. 독특한 컨트롤러 탓에 개발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개발킷이 자주 바뀌어서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돌았죠. 닌텐도는 지난 1년 사이에 컨트롤러 디자인을 바꾸고 개수를 1개에서 2개로 늘리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닌텐도 컨퍼런스는 결국 ‘변변한 무대 시연 하나 없이끝나버렸습니다. 연말에 발매되는 차세대 게임기가 E3 컨퍼런스에서 시연 한 번 없이 넘어가다니, 기록에 남을 일입니다.

 

시연 대신 영상만 계속 이어졌습니다.


 

식상한 발표, 뻔한 게임의 연속

 

발표된 게임만 놓고 봐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뻔히 나올 거라고 예상했던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U> <피크민 3>을 빼면 신작이라고 해 봐야 <레고 시티> <어쌔신 크리드 3> <배트맨: 아캄 시티> <좀비U> <레이맨 레전드> <Wii Fit U>뿐입니다.

 

이렇게 나열하니 뭔가 많아 보이지만 하나씩 뜯어 보면 이미 충분히 다른 게임기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대부분이죠. 전혀 예상 밖이었던 건 <매스 이펙트 3> 정도입니다만, 나올 거다외에는 공개된 내용이 없었죠. 덕분에 발표도 반응 없이 조용하게 끝났습니다.

 

아무리 봐도 컨퍼런스에서 내세울 ’이 아닌 듯한 게임도 이어졌는데요, <스크리블너츠 언리미티드>(Scribblenauts Unlimited)와 컨퍼런스 마지막에 소개된 <닌텐도 랜드>그냥 생략합시다.

 

좋게 봐서 온 가족의 게임기를 지향했다고 치더라도 부실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Wii U로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을 찾기 힘들더군요.

 

 

 

발매일은 없고, 홍보와 불만족이 한가득

 

컨퍼런스 내내 나온 행사 홍보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컨퍼런스 시작 전부터 E3 특설 페이지와 페이스북, 유튜브에 더 많은 정보가 있을 것이라고 알리더니 코너가 끝날 때마다 특설 페이지 주소와 E3 이벤트 일정을 반복해 알립니다. 컨퍼런스가 끝날 때까지 특설 페이지 주소만 5~6번은 들었을 정도입니다.

 

최근 닌텐도가 ‘닌텐도 다이렉트’나 ‘사장에게 묻는다’ 시리즈 등으로 유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려 하고 있고, 프레스 컨퍼런스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면서 유저들도 볼 수 있기 때문에 홍보에 신경 쓴 건 알겠지만, 컨퍼런스 발표가 기대치를 밑돌다 보니 현장 반응이 좋을 리 없습니다.

 

제 주변에 앉아 있던 외국 기자들도 실망감이 가득한 표정을 짓더군요. <닌텐도 랜드>로 컨퍼런스가 마무리되자 “What the ****”이란 소리까지 들렸을 정도입니다.

 

이 정도 발표 내용이라면 차라리 지난해 Wii U 공개와 함께 이뤄졌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해 닌텐도 컨퍼런스에도 참가했던 입장에서 볼 때 한 번에 진행할 행사를 둘로 쪼갠 느낌이에요.

 

게다가 정작 Wii U는 발매일조차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행사에서는 오늘 공개하지 않은 숨겨진 무언가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