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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결산) 중국 게임시장의 미래를 살펴보다

대작전쟁과 퓨전장르 등 다섯 가지 결산 포인트

디스이즈게임(디스이즈게임) 2012-08-02 10:42:32

중국 게임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행사, 차이나조이 2012가 지난 29일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올해는 중국 주요 게임업체들의 미래를 책임질 간판 라인업이 많이 참가해 관심을 모았죠. 디스이즈게임도 현장에 취재기자들을 보내 소식을 전했는데요, 그들이 직접 보고 느낀 차이나조이 2012의 주요 결산 포인트를 정리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차이나조이 특별취재팀


 

① 1억 위안은 기본, 대작 전쟁의 시작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진행된 여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면서 눈에 띄었던 점은 중국 대작게임의 규모였습니다. 직접 자체엔진을 개발하거나, 개발비로 1억 위안( 150억 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스케일이 한층 커진 느낌입니다.

 

넷이즈의 <드래곤 소드>는 자체엔진 Next-B를 이용해 3년 동안 개발한 MMORPG,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넷이즈는 빛에 따라 변하는 그림자와 역동적인 액션을 내세우며 자사의 미래를 책임질 타이틀로 <드래곤 소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넷이즈의 야심작 <드래곤 소드>를 한 관람객이 멀티모니터로 즐기는 모습.

 

샨다게임즈는 차이나조이 기간에 발표한 신작 <광명기원>은 언리얼엔진3로 개발된 쿼터뷰 액션 MMORPG입니다. 초기 개발자금만 1억 위안 이상 확보됐다고 알려진 대형 타이틀이죠. 샨다게임즈는 “핵심 개발자를 총동원해 <광명기원>을 차세대 게임의 대명사로 만들겠다 각오를 밝혔습니다.

 

완미세계는 자체엔진을 이용해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 <소호강호>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을 위해선 빛 처리와 빠른 그래픽 전환에 효과적인 아테나 엔진을, <소오강호>를 위해서는 자유도 높은 커스터마이징과 물리효과를 강조한 엔젤리카3 엔진을 직접 개발했죠. 신작의 특성에 맞춘 자체엔진으로 완성도 높은 대작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대형 게임사의 대작전쟁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포화에 다다랐기 때문입니다. 시장 포화로 어지간한 게임이 아니면 성공 자체가 불투명하죠. 지난 26일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중국 게임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온라인게임 시장은 사실상 포화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게임계의 높아진 자부심까지 더하면 당분간 이런 대작 러시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빛 처리를 위해 전용 엔진까지 개발한 <세인트 세이야 온라인>.

 

 

서양게임, 차이나조이를 통해 중국 공략

 

한국게임과 중국게임 일색이었던 차이나조이를 향해 서양게임들이 진군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대형 부스의 주요 라인업을 담당하는가 하면 아예 메인 타이틀이 되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죠.

 

더나인의 부스는 오로지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MMOFPS게임 <플래닛사이드 2>만을 위해 꾸며졌습니다. 중국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쇼걸마저 최소화하며 시연대를 늘렸죠. 공중망 또한 워게이밍넷의 <월드 오브 탱크>만으로 시연대를 채웠고, 무대에서도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워플레인> 등 워게이밍넷 게임의 트레일러를 연신 틀었습니다.

 

<플래닛사이드 2>가 메인이었던 더나인의 부스. 어디에도 다른 게임은 찾아볼 수 없다.

 

넷이즈는 부스 절반을 통째로 블리자드에 맡겼습니다. 실제로 블리자드 게임이 있던 부스에는 부스 최상단에 블리자드 로고가 걸려 있었죠. 그 곳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판다리아의 안개> <디아블로 3>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을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체험존이 관람객을 맞았습니다.

 

샨다게임즈는 샨다 올스타 행사에서 자사의 라인업을 발표하며 트라이온월드의 <리프트>를 첫 번째로 발표했습니다. 부스에서도 적지 않은 규모의 체험용 PC를 배치하고, 수시로 코스튬 플레이어를 등장시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이러한 경향에 대해 샨다게임즈 관계자는중국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해외 유명게임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앞으로는 자체개발 게임만큼 해외 유명 게임을 알리고 서비스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고 답했습니다.

 

샨다게임즈 부스에서 <리프트>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

 

 

동양 판타지를 넘어, 퓨전 장르의 대두

 

서양게임의 대두는 달리 말하면 동양 판타지 일색이었던 중국게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번 차이나조이에서는 다양한 세계관을 접목시킨 신작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네일 게임의 RvR MMORPG <블랙골드>는 판타지 펑크라는 생소한 세계관으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블랙골드>는 풍요로운 판타지풍의 마법문명과 음울한 스팀펑크 풍의 기계문명의 대립을 그린 신작입니다. 올해 체험버전에서는 슬럼가와 같은 황량한 배경, 거대 로봇에 탑승해 싸우는 보스전 등 기존의 중국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였죠.

 

마법문명과 기계문명의 대립을 다룬 <블랙골드>를 체험하는 관람객들.

 

미려한 그래픽과 현란한 액션으로 주목을 끈 넷이즈의 MMORPG <드래곤 소드>는 여러 장르가 한데 섞인 세계를 그립니다. 게임 속 배경에는 동양의 전각과 서양의 성채가 어우러져 있고, 캐릭터는 현대적인 느낌의 복장 입고 몇몇 직업은 공격 중에 총포까지 사용합니다. 판타지나 무협과 같은 하나의 단어만으로는 게임의 세계관을 묘사할 수 없을 정도죠.

 

웹게임 전문 게임사 쿤룬의 첫 클라이언트 MMORPG <더 액소시스트>도 다양한 세계가 혼합된 모습을 띕니다. 게임 속 몬스터는 해골용이나 사령술사 등 전형적인 판타지풍이지만, 이에 맞서는 캐릭터들은 무협게임처럼 검과 무공을 쓰거나 양손에 권총을 들고 적진을 누비는 등 다양한 세계관의 전투방식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경향은 중국의 수당시대를 배경으로 한 넷이즈의 3D MORPG <참혼>에서도 엿보입니다. 게임은 전형적인 삼국지 스타일의 세계를 그리지만, 캐릭터의 기술 곳곳에는 기계 같은 디자인의 오브젝트들이 엿보이죠. 특정 캐릭터는 쌍권총이나 개틀링건을 난사해 게임의 배경을 알고 있는 게이머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수당시대 배경에 미래적인 요소들이 혼합된 <참혼>.

 

이에 대해 <드래곤 소드>와 <참혼>을 선보인 넷이즈의 관계자는 “중국 유저들이 동양 판타지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은 많은 게이머와 다양한 취향이 공존하기 때문에 기존 세계관을 복제하는 것만으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드오션을 뚫어라, 슈팅게임의 차별화

 

차이나조이에 나온 게임업체들의 차별화 노력은 슈팅 장르에서도 이어집니다. 스네일 게임의 <펭귄 워페어>는 제목 그대로 펭귄과 인간의 전쟁을 그린 신작니다. 스네일 게임 리처드 우 대표는 “펭귄과 인간의 전쟁이라는 독특한 세계관과 8가지 이상의 게임 모드는 우리 게임이 다른 슈팅게임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귄 vs 인간의 전쟁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FPS게임 <펭귄 워페어>.

 

텐센트의 TPS액션게임 <창신기>는 각기 다른 무기와 기술을 보유한 캐릭터들이 서로 맞서는 게임입니다. 라이플이나 샷건 같은 일반적인 무기는 기본이고, 캐릭터마다 투명화나 가속, 엄폐물 생성 등 독특한 특수기술을 갖고 있어 기존 슈팅게임의 문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죠.

 

텐센트의 FPS게임 <역전>은 로봇을 소재로 한 게임입니다. 유저는 로봇에 탑승해 개틀링건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로 다수의 적들을 쓸어버릴 수도 있고, 로켓런처나 라이플 등으로 무장한 병사가 되어 다수의 동료들과 철옹성 같은 로봇을 공략할 수도 있습니다. 텐센트 부스 관계자는다른 슈팅게임보다 강한 화력을 강조해 차별화를 꾀했다”고 밝히더군요.

 

로봇을 소재로 한 FPS게임 <역전>의 일러스트.

 

이러한 차별화 노력은 이미 슈팅게임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펭귄 워페어>의 스네일 게임 관계자는 “TPS 장르만 해도 경쟁작이 20개를 넘고 FPS 장르에는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대작이 버티고 있다. 눈에 띄는 게임을 만들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중국 슈팅게임 시장의 현황을 전했습니다.

 

 

신천지를 개척하라, 모바일게임 바람

 

모바일게임 자체가 드물었던 작년 차이나조이와 달리, 올해는 EA나 차이나 모바일 같은 대형업체부터 중소업체들까지 각기 다른 모바일게임 라인업으로 차이나조이 관람객들을 유혹했습니다.

 

대형업체들이 자리잡은 1관에서는 EA <플랜츠 대 좀비>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EA <플랜츠 대 좀비>로 부스 메인 이벤트를 벌여 관객들의 눈을 사로 잡았죠.

 

좀비 인형탈을 쓴 EA의 차이나조이 행사요원.

 

2관에서는 웹게임 전문업체 2곳이 모바일로 전장을 옮겼습니다. 웹게임 <신선도>로 유명한 심동게임즈는 다른 업체의 2배 규모 부스에 <신선도>를 비롯한 자사의 모바일게임 체험대를 설치했습니다. 국내에 다수의 웹게임을 론칭 중인 쿤룬은 PC와 모바일 연동 MMORPG <더 액소시스트>의 티져 영상을 공개해 관객몰이에 나섰죠.

 

중소개발사가 주로 위치한 3관은 모바일게임의 천국이었습니다. 14개 참가사 중 8곳이 자사의 모바일게임을 홍보했죠. 특히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절반 가까이 점유한 차이나 모바일은 <앵그리버드 스페이스> <런던 2012 - 공식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제휴 게임을 홍보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밖에도 <어메이징 알렉스>를 앞세운 우 스토어, <피싱 데이> 91무선 등 다양한 업체가 자사의 모바일게임을 알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차이나조이에서 모바일게임이 급증한 이유는 중국 스마트폰 이용 인구의 증가 때문입니다. 공산당 관계자는 중국 게임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PC 인터넷 사용자보다 휴대폰 인터넷 사용자가 더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모바일게임 지원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차이나 모바일의 한 관계자는최근 바둑이나 교육, 아동 등 특정 장르를 정부 부서에서 직접 개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