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중국집 쿠폰도? ‘게이미피케이션’을 말한다

게임문화컨퍼런스 ‘게임연구&비평’ 1일차 종합

김승현(다미롱) 2012-08-24 16:15:02

디스이즈게임이 주최하고 NHN, DAUM, 한빛미디어,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이 후원하는 게임문화컨퍼런스게임연구&비평’이 지난 22일부터 3일 동안의 일정을 시작했다.

 

22일에 있었던 1일차 행사는 경기도 미술관의 ‘바츠혁명전’을 통해 살펴보는 게임과 예술, 현실을 게임으로 만드는 기법 ‘게이미피케이션’, 그리고 ‘유아와 스마트폰’이라는 3개 주제, 5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일상을 게임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의 허와 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점수·레벨업·랭킹 등 게임의 요소를 게임 외적인 영역에 활용하는 기법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고객등급 제도나 포도송이 모양의 중국집 쿠폰도 게이미피케이션의 하나인 셈이다.

 

이런 정의 자체가 없던 시절에도 유사한 기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새롭게 게이미피케이션이 조명(혹은 재조명)되는 것에 대해 코그노미디어 송준호 대표는 ‘스마트 기기의 발달’을 이유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일상의 소소한 선택이 결국 게임의 미션과 같다. 이러한 일상적인 선택에 게임과 같은 인터페이스와 유·무형의 보상을 보여주는 스마트 기기가 결합하면서 사람들이 일상을 게임처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상으로 돌아온 게이미피케이션’을 발표한 코그노미디어 송준호 대표.

 

물론 게이미피케이션이 단순히 점수나 레벨업 등의 요소만 차용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에게 마치 게임처럼 어떻게 동기와 재미를 선사하는가’이다. 가천대학교 윤형섭 교수는 다양한 게임기법 적용사례를 예로 들며 게이미피케이션을 설명했다.

 

일례로 지하철 역에 설치된 피아노 같은 계단은 ‘건강을 위해 계단을 이용하라’는 캠패인 없이도 이전보다 계단 이용자를 66% 증가시켰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소변기의 파리 그림’은 남성의 사냥본능(?)을 자극해 오조준을 줄이는 게이미피케이션 기법이다.

 


 

윤 교수는 이런 예시들을 설명하면서도 “게이미피케이션을 만병통치약처럼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본질을 레벨이나 뱃지, 보상 같은 일부 기법으로만 이해할 경우 도리어 상대의 의욕을 저해하기도 하고, 사람의 건강과 같은 신속성이 필수적인 분야에선 게이미피케이션이 오히려 효율을 낮추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미피케이션이 강력한 고객확보 및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는 것은 이 기법 자체가 재미라는 보상을 주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앞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이 집단지성의 활용이나 거대한 규모의 협업을 통한 사회문제 개선, 보다 효율적인 교육방법 고안에 기여할 것이다”고 전망하며 세션을 마쳤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만병통치약인가’를 발표한 가천대학교 윤형섭 교수.

 

 

■ 예술계 관계자가 말하는 게임과 예술

 

경기도 미술관의 바츠혁명전을 기획한 최기영 큐레이터와 그 행사에오사마 미영의 취미생활’이라는 작품을 출품한 이대웅 작가는 전시전을 준비하며 느꼈던 게임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강연해 눈길을 끌었다.

 

최기영 큐레이터는 바츠혁명전을 준비하며 예술계 관계자나 일반인은 물론 게임계 관자까지도 무수히 물었던 질문을 이야기했다. ‘예술로써 게임은 존재하는가?’

 

그는 이 질문에 대해 “예술이라는 활동과 게임, 혹은 그림이나 조각과 같은 다른 분야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같은 자동차라도 거리의 자동차와 앤디 워홀의 아트카에 담긴 의미가 다른 것처럼, 게임도 만든 이 혹은 다루는 이에 따라 그 안에 담긴 예술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바츠혁명전, 가상사건을 현실사건으로 만들기까지’를 발표한 최기영 큐레이터.

 

이대웅 작가는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책 한 권도 읽지 않았던 자신이 게임을 통해 수많은 관련 지식들을 쌓았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이 경험이 실은 전쟁이라는 실체를 단순히 남의 일처럼 소비하기만 한 것이었다.오사마 미영의 취미생활’을 제작하며 이를 직시할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나은 이미지 생산자가 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황홀한 게임과 전쟁의 시대에 게임 마니아의 리플’을 발표한 이대웅 작가.

 

 

■ 아이와 부모, 스마트폰의 삼각관계

 

애니원·애니박스의 김정령 편성제작팀장은 아이와 부모가 스마트폰에 대해 갖는 상반된 감정을 이야기했다. 부모에게 스마트폰이란 아이를 얌전하게 만들 수 있는 편리한 도구임과 동시에 아이가 몇 시간씩 붙잡고 있게 되는 불안함의 원인이다. 반면 아이에게 스마트폰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기기임과 동시에 부모가 소중히 여기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는 “이러한 부모와 아이의 엇갈림은 교육 콘텐츠와 놀이 요소를 충분히 결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이 둘을 조합한 스마트 미디어가 탄생해야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용연구’를 발표한 김정령 애니원· 애니박스 편성제작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