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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밸브 인수, 가능할까?

밸브 게이브 뉴웰 대표는 M&A에 부정적인 입장

현남일(깨쓰통) 2012-09-27 11:17:37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힘을 합쳐 밸브(Valve) 인수를 추진한다는 국내 일간지의 보도가 나오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앙일보는 27일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 김정주 대표와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힘을 합쳐 밸브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두 대표가 최근 하와이에서 열린 넥슨의 비공개 개발자 서밋(Summit)에서 회동을 갖고 밸브를 공동인수(M&A)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이다.

 

중앙일보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 발언을 근거로 “두 사람이 서밋 전후 따로 만나 밸브 M&A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공식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가 넥슨의 초청을 받아서 하와이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확인 결과 논의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넥슨 역시 두 대표가 하와이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밸브 인수를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넥슨 관계자는 “현재 알아보고 있으나 관련해서 어떠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밸브를 인수할 경우 전 세계 4,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스팀을 손에 넣을 수 있어 향후 세계시장 공략에 중요한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

 

 

넥슨과 엔씨의 밸브 인수,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렇다면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밸브를 인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일단 밸브는 게이브 뉴웰 대표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재정 보고서가 공개돼 있지 않다. 미국 업계에서는 밸브의 가치가 못해도 10억 달러( 11,200억 원)에서 25억 달러( 28,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김택진 대표는 개인 소유의 엔씨소프트 지분 14.7% 8,045억 원에 팔아 현금화했으며, 넥슨 역시 지난해 3월 매입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리츠 타워 인근 부지를 매각해 1,300억 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양사가 보유한 현금을 동원하면 밸브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다.

 

관건은 밸브의 의향이다. 열쇠를 쥐고 있는 게이브 뉴웰 대표는 밸브를 파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9월 게재한 게이브 뉴웰 인터뷰에서 익명의 취재원 2명의 이야기를 인용해 “밸브는 몇 년 동안 EA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왔고, 10억 달러( 1 1,200억 원) 정도에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게이브 뉴웰 대표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밸브가 팔린다면 독립적인 마인드를 가진 직원들이 흩어지며 산산조각 날 것이다”고 언급했으며(밸브가 인수된다는 것은) 거대기업이 우리를 고용계약 기간인 2~3년 동안 돈을 주고 잡아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계약에 명시된 기간이 끝나면 밸브 개발진이 흩어질 거라는 이야기다.

  

밸브는 최근 스팀을 통해 게임 외의 소프트웨어를 유통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스팀을 대형 TV에서 이용할 수 있는 ‘빅 픽처’ 서비스의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는 등 스팀 플랫폼 확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혁신적인 게임용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