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저그’ 박수호(MVP)가 완벽한 프로토스전 플레이를 선보이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박수호는 16일 옥션 올킬 스타리그 2012 4강 B조에서 장민철(SK게이밍)을 4:1로 격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하며 후반을
도모하는 수준 높은 운영으로 기선을 제압한 박수호는 프로토스 최고의 필살기 ‘불멸자 타이밍 러시’에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1세트부터 엄청난 경기가 펼쳐졌다. WCS여명에서 만난 장민철과 박수호는 맵에 배치된 자원을 거의 다 사용할 정도의 장기전을 펼쳤다. 저그, 프로토스가 조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유닛이 등장했다.
초반부터 기세를 잡은 쪽은 박수호였다. 다수의 저글링, 바퀴를 활용한 압박으로 장민철을 위축시킨 뒤 빠르게
확장을 늘렸다. 이에 장민철은 프통령 다운 수비력을 자랑하며 한방 병력을 조합했고, 견제에도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박수호도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으며 후반 힘싸움 양상을 이끌었다.
자원력에서 앞서는 쪽은 박수호였다. 다수의 가시촉수, 포자촉수를 활용해 확장 지역을 탄탄하게 지켰고, 힘싸움에서 한 차례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무리군주, 타락귀, 감염충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 장민철은 모선, 우주모함, 거신, 집정관
등을 조합해 맞섰지만 12시 지역 확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며 점점 힘이 빠지는 모습. 결국 박수호는 저그 최강의 조합인 무리군주-타락귀-감염충을 앞세워 12시 지역을 빼앗고 GG를 받아냈다.
접전 끝에 기선을 제압한 박수호는 2세트 WCS안티가조선소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꼼꼼한 정찰과 빠른 움직임으로 차원분광기가 조합된 장민철의 앞마당 확장 후 차원관문 러시를 원천 봉쇄했다. 이후 뮤탈리스크 다수를 조합한 박수호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장민철을 궁지에 몰아 넣었다.
박수호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다. 저글링, 뮤탈리스크, 바퀴로
압박을 가하고 장민철이 추가 확장 지역 길목에서 이를 막기 위해 역장을 사용하면 뮤탈리스크가 앞마당과 본진을 급습하는 형태의 공격을 수차례 성공시켰다. 탄탄한 방어로 위기를 거듭 넘기던 장민철은 자원력을 갖춘 박수호의 공격에 결국 흔들리며 앞마당과 본진에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승기를 잡은 박수호는 빈틈 없는 플레이로 2:0 스코어를 만들었다. 뮤탈리스크를 꾸준히 활용해 시간을 벌며
감염충, 무리군주 다수를 확보한 뒤 장민철의 마지막 공격을 침착하게 막고 경기를 끝냈다.
수세에 몰린 장민철은 3세트 WCS오하나에서 프로토스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필살기인
‘불멸자 타이밍 러시’를 꺼내 들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앞선 두 세트의 완승으로 손이 완벽하게 풀린 박수호는 매우 여유로운 자세로
이 공격에 대비했다.
박수호의 대처는 완벽에 가까웠다. 장민철의 의도를 간파하자 마자 저글링, 바퀴를 이끌고 나가 중앙에서
교전을 펼치며 시간을 벌었다. 역장을 소모시키는 형태의 교전을 몇 차례 시도한 박수호는 장민철의 전진
속도를 최대한 늦추며 추가 확장 지역의 자원을 발판으로 다수의 저글링, 바퀴를 확보한 뒤 압도적인 물량으로
또 다시 GG를 받아내며 결승전 문턱에 도달했다.
0:3으로 벼랑 끝에 몰린 장민철은 4세트 WCS묻혀진계곡에서 드디어 반격에 성공했다. 자신의 주특기인 다수의 점멸 추적자 공격으로 박수호를 격파한 것.
더블 연결체 빌드로 경기를 시작한 장민철은
박수호의 심리를 정확하게 간파했다. 다수의 저글링, 바퀴를
소모해 시간을 버는 움직임이 보이자 공격을 가는 척 하다가 빠르게 돌아온 뒤 앞마당 길목에서 큰 이득을 거둔 것.
이후 장민철은 전진 수정탑을 건설한 뒤 다수의 점멸 추적자로 공격을 퍼부으며 이제 막 감염충이 조합되기 시작한 박수호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박수호는 4강 A조 김성현(STX)과
달리 역전의 희망조차 주지 않았다. 1세트에 이어 다시 돌아온 5세트 WCS여명에서 비슷한 플레이를 다시 한 번 구사하면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장민철은 다수의 저글링, 바퀴 공격에 대비해 불멸자 타이밍을 앞당기고 불사조로 맞불 견제를 놓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박수호의 공격이 1세트 때보다 더 강력했다는 것. 결국 박수호는 다수의 저글링, 바퀴로 장민철의 앞마당 방어 라인을
손쉽게 무너뜨리면서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박수호는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스타리그에서 결승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장민철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기 때문에 최근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정윤종(SK텔레콤)과의 결승전에도
더욱 자신 있게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윤종과 박수호의 옥션 올킬 스타리그 2012 결승전은 오는 27일 오후
6시 한양대학교 올림픽 체육관에서 열린다.
◈ 옥션 올킬 스타리그 2012
▶ 4강 B조
● 장민철/SK_MC 1 vs 4 박수호/MVP_Dongraegu
1세트 WCS여명 장민철(프, 7시) 패 vs 승 박수호(저, 1시)
2세트 WCS안티가조선소
장민철(프, 8시) 패 vs 승 박수호(저, 2시)
3세트 WCS오하나 장민철(프, 11시) 패 vs 승 박수호(저, 5시)
4세트 WCS묻혀진계곡 장민철(프, 1시) 승 vs 패 박수호(저, 5시)
5세트 WCS여명 장민철(프, 7시) 패 vs 승 박수호(저, 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