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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피파 온라인 3, 기성용의 익살까지 살렸다”

EA코리아 박창준 아트팀장의 개발 뒷이야기 공개

김진수(달식) 2012-12-13 18:10:15

 

1218일 오픈 베타 시작을 앞둔 <피파 온라인 3>는 원작 <피파> 시리즈의 느낌을 최대한 담아낸 온라인 축구게임이다. 엔진은 <피파 11>의 것을 사용했지만, 그래픽은 <피파 13>보다도 더 최신 버전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1년 단위로 나오는 콘솔 게임이 아니라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피파 온라인 3>를 개발한 EA서울스튜디오는 13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위치한 본사에서 박창준 아트팀장이 말하는 <피파 온라인 3> 제작 뒷이야기라는 제목의 공동 인터뷰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 팀장은 <피파 온라인 3>의 그래픽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한승원 개발실장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왼쪽부터 EA서울스튜디오 박창준 아트팀장, 한승원 개발실장.

 

 

<피파 13>보다 더 많은 선수 데이터를 넣었다

 

<피파 온라인 3>의 그래픽은 축구의 느낌을 최대한 담아낸다는 목표 아래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작업했다. 일반적인 그래픽 데이터는 <피파 11>부터 <피파 13>까지 사용됐던 것을 EA 캐나다 스튜디오로부터 공유받아 사용했고, 여기에 EA서울스튜디오가 직접 작업한 선수 데이터 등을 추가했다.

 

<피파 온라인 3>에 들어가는 선수 페이스온 데이터는 총 877개다. 콘솔 시리즈의 645개와 비교하면 200개 이상의 데이터가 더 들어갔다.

 

특히 한국 유저들의 관심이 쏠리는 박지성, 기성용, 차두리 같은 선수들의 데이터는 누가 봐도 이 선수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작업했다. 박지성 선수는 무뚝뚝함 속에 담겨 있는 카리스마를, 기성용 선수는 귀여운 얼굴 속에 담겨있는 장난기를 표현해 내기 위해 반복해서 작업했다.

 

선수들의 얼굴을 최대한 실제와 흡사하게 만들기 위해 EA서울스튜디오는 선수를 3D 모델로 만들고 나서 얼굴이나 체형 등을 인쇄한 뒤, 실제 사진과 비교해 가며 수정했다. 유저들에게 보여주기 전에 미리 의견을 주고받으며 수정하고, 더 나은 최종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EA서울스튜디오는 앞으로도 선수들이 머리스타일을 바꾸거나 성장하며 얼굴이 바뀌는 선수들의 외형을 계속 게임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창준 아트팀장은 유저들이 축구를 보며 느꼈던 경험을 게임에서 비슷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선수들의 변화한 외모를 빠르게 업데이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피파 온라인3>는 <피파 13>보다 더 최신 그래픽 데이터가 적용됐다.

 

 

경기장의 잔디와 관중까지 세밀하게 신경 썼다

 

<피파 온라인 3>에 구현된 관중을 보여주는 영상

 


 

EA서울스튜디오는 실제 축구장의 느낌을 <피파 온라인 3>에 담기 위해 경기장의 모습이나 카메라 워크 등을 <피파 온라인 3>에 추가했다. 박창준 아트팀장이 말하는 가장 큰 변화는 경기장 관중들의 모습이 풀 3D로 구현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온라인 스포츠게임에서는 최적화 문제로 관중을 평면 이미지로 구현한 이른바 종이 관중’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피파 온라인 3>에서는 관중들의 모습이 풀 3D로 실시간 렌더링되기 때문에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생생하게 움직이는 관중을 볼 수 있다.

 

경기장의 상태에 따라 관중의 모습도 변한다. 경기 중계를 위해 자리를 잡은 카메라맨이 맑은 날에는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다가 추운 날에는 긴 팔을 입는 식이다. 여기에 더해 리그 모드 등에서는 시즌을 진행하면서 벗겨지는 잔디의 모습도 추가됐다.

 

박창준 아트팀장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쓸 프리미어리그의 공인구가 오픈베타 버전의 기본 공일 정도로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써서 작업했다. 이런 세밀함이 경기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고 설명했다.

 

 

 

 

 

EA서울스튜디오는 가장 집중적으로 작업한 부분 중 하나로 인터페이스를 꼽았다. 전체적으로 TV중계를 보는 듯한 역동적인 인터페이스를 추구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설계했다. 카드를 뽑을 때도 화면이 갈라지는 등의 효과를 넣어 즐거움을 주려고 했다.

 

박창준 아트팀장은 발표를 마치며 축구장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피파 온라인 3>의 그래픽을 작업했다. 앞으로도 온라인게임의 장점을 살려 선수들의 외형 등을 빠르게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EA서울스튜디오 한승원 개발실장과 박창준 아트팀장의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작업은 무엇인가?

 

박창준: 3D 모델을 사용한 포스터 작업을 할 때 가장 힘들었다. 촉박한 시간 안에 머리카락 하나하나까지 폴리곤을 사용해서 품질이 높은 결과물을 만들려다 보니 힘들더라.

 

그 전까지는 ‘이 정도면 우리가 온라인게임 중에는 최고야’라고 생각했는데, 게임의 그래픽이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겸손해졌다. 포스터를 위해 작업한 모델이 실제 게임에 들어간 그래픽 데이터보다 높은 품질이다 보니 비교가 되더라. 더 분발해서 더 좋은 그래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풀 3D 모델로 작업한 포스터.

 

 

 

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선수가 있다면?

 

박창준: 선수 한 명, 한 명이 다 어려웠지만, 특히 차두리 선수가 어려웠다. 아무래도 한국 유저들은 한국인의 외모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서 더 신경 써서 작업하고자 했다. 차두리 선수의 뒤통수는 특유의 두상이 있는데, 이런 느낌을 담아내기 어렵더라.

 

처음에 차두리 선수를 작업할 때는 머리카락이 없어서 쉬울 줄 알았다. 머리카락 부분이 작업량의 1/3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접 작업해 보니 특유의 두상을 잡아내가 어려웠다. 우리는 뒤통수만 보고도 차두리 선수라는 느낌을 담아 내길 원했는데, 생각처럼 잘되지 않더라.

 

 

CBT에서 오픈 단계로 넘어가며 추가된 요소가 있나?

 

한승원: 시간이 촉박해서 많은 걸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추가 요소는 리그 모드다. 이번에 공개할 리그 모드는 완전히 완성된 버전은 아니지만, 첫 시작을 알리는 정도로 봐 줬으면 좋겠다. <피파 온라인 3>에 들어간 모든 리그를 플레이할 수 있고, 리그의 모든 기록이 따로 저장이 되는 것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리그 모드를 축구 매니지먼트게임처럼 발전시킬 계획이다.

 

그 외의 수정사항은 CBT 때 받은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12가지 기능이 추가되는데, 연습할 때 슛 파워를 볼 수 있게 하거나 PC방 유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이다.

 

 

<피파 11>의 엔진으로 개발했는데, 새로운 엔진이 나오면 교체할 계획이 있나?

 

한승원: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 지금 EA 캐나다 스튜디오에서는 Xbox와 플레이스테이션 다음 기종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표는 다른 기기에서 <피파> 시리즈를 플레이할 때 동일한 경험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엔진이 될지는 더더욱 나와 봐야 알 것 같다.

 

<피파 온라인 2><피파 09>에서 <피파 10> 버전 엔진으로 바꾸려다가 포기하고 그래픽만 바꿨다. 그때 포기한 이유는 유저들이 게임 플레이가 손에 익으면 최신 엔진을 줘도 싫어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피파 온라인>의 넘버링이 바뀌며 새로운 게임이 되기에 엔진 교체가 가능했다. 최소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까지는 지금 엔진을 사용할 것 같고, 이후의 인공지능(AI)이나 물리엔진 업그레이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계획이다.

 

 

 

 

<피파 온라인 2>를 하던 유저들은 빠른 속도감을 원하더라. 바꿀 계획 있나?

 

한승원: 사실 몇몇 파라미터만 바꾸면 <피파 온라인 2> 같은 속도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 보니, 다채로운 패스나 전략을 생각할 수 있는 <피파 온라인 3>만의 장점이 없어지더라. 지금 <피파 온라인 3>의 속도감이 축구다운 축구라고 생각하고,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컨디션 등을 넣은 이유는?

 

한승원: 다른 개발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장해서 넣게 됐다. 결과적으로 액션 부분은 <피파> 시리즈 고유의 재미를 살리면서 체력이나 컨디션에 따라 팀을 효과적으로 짜야 하는 요소가 들어가게 됐다.

 

한 개발자는 매니지먼트게임이 취향이라 경기장에 화장실을 늘리면 관중이 늘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같은 의견을 주기도 한다. 이런 매니지먼트의 재미는 리그 모드에 넣을 것이다.

 

 

1차와 2 CBT를 거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유저 의견은?

 

한승원: 가장 기억에 남고 치명적이었던 것은 개인기 키보드 세팅에 대한 의견이었다. 우리가 잘못 만든 부분이라 수정하는 데 오래 걸렸다그 외에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듀얼쇼크가 인식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급히 컨버터를 사와서 작업해야 했고, 오픈 베타부터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듀얼쇼크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계획이 있나? 

 

한승원: 우리의 고민도 바로 그 부분이다.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오프사이드의 룰도 잘 모를 정도인데, 이런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내년에 e스포츠에 집중해서 개발할 예정인데,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는 재미를 주는 방향으로 풀어 나갈 계획이다. 그러면서 관전 모드 등을 추가해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고 학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e스포츠가 확장되고 다른 유저들의 플레이를 분석할 수 있게 되면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18일 오픈 베타가 코앞이다.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박창준: 축구게임 안에 축구를 담고 싶었다. 이런 목표를 시각적인 부분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결과물을 오늘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 의견에 빠르게 반응해서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한승원: 요즘 개발팀이 매일 야근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이름과 인생을 걸고 <피파 온라인 3>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유저들이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여기서 시작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게임이 되리라 믿는다. 많은 유저 분들이 즐기고 의견을 줬으면 좋겠다. 그 의견을 통해 더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