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한국 온라인 RPG의 총출동입니다. 2013년에 국내 유저들에게 공개될 롤플레잉게임 중 계획이 잡힌 것만 19개입니다. 아직 숨죽이고 있는 신작들까지 합하면 얼마나 많은 RPG가 올해 공개될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죠.
특히 올해는 최소 5년 이상 개발에 매진했던 RPG 신작 5개가 나왔거나 나올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그간 매체나 게임쇼를 통해서만 소식을 전하다가 드디어 테스트를 실시하는 게임, 지난해를 이어 올해도 자신을 담금질하는 게임 등 쟁쟁하죠. 과연 계사년의 패권을 장악할 RPG는 무엇일까요?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개발기간만 최소 5년! 대작들의 잇단 OBT
연초부터 경쟁이 치열합니다. 1월에만 벌써 두 개의 굵직한 MMORPG가 있는데요, 자유분방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아키에이지>와 논타겟팅 액션 MMORPG <열혈강호 2>입니다.
지난 2일 오픈 베타테스트(이하 OBT)에 들어간 <아키에이지>는 레이드나 공성전 같은 기존 RPG의 콘텐츠는 물론이고, 집이나 배를 제작할 수 있는 제작 시스템, 유저의 행동을 심판할 수 있는 범죄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특징으로 합니다. 최근 주류 MMORPG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요소가 많아 관심을 모으는 핫이슈 신작입니다.
1월 10일 OBT에 들어가는 <열혈강호 2>는 원작 30년 후의 세계를 그리며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최근 MMORPG가 타겟팅으로 회귀하는 가운데 등장한 논타겟팅 액션 MMORPG라는 점도 눈길을 끌고요.
1월 2일 OBT 시작 | |
1월 10일 OBT 시작 |
이어서 상반기에는 각기 다른 콘셉트의 MMORPG 2종이 나옵니다. ‘서버 전쟁’을 메인으로 내세운 <코어온라인>은 1월과 2월에 테스트를 준비 중이고, 위메이드의 야심작 <이카루스>는 올 상반기 날갯짓을 시작하려 합니다.
엔트웰의 <코어온라인>은 타겟팅 전투를 지향하는 정통 MMORPG입니다. 유저는 탱커, 딜러, 힐러 등으로 구분된 역할을 수행하며 파티원들과 함께 모험을 하죠. 차원대전이라 불리는 서버 간 대전이 주력 콘텐츠입니다. 유저는 카일룸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서버까지 총 3개 서버가 한데 엮이는 난전에 참여할 수 있죠. 명예와 재화, 그리고 복수가 차원전쟁을 이끄는 요소입니다. <코어온라인>은 1월 말 2차 테스트를 실시한 다음 2월 중 프리 OBT를 시작합니다.
리뉴얼만 세 번 거친 <이카루스>도 상반기 중에 OBT에 들어갑니다. 2005년 <네드>(NED)란 이름으로 공개됐던 게임은 2008년 1차 테스트까지 실시했었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후 빌드를 두 차례나 바꿨습니다. 2008년의 <네드>와 2013년의 <이카루스>는 다른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작년 11월 지스타 2012에서 공개된 <이카루스>는 몬스터를 길들여 타거나 데리고 다닐 수 있는 펠로우 시스템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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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2차 CBT / 2월 중 프리 OB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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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내 OBT 진행 |
<코어온라인>(왼쪽)과 <이카루스>.
상반기에는 액션 MORPG도 있습니다. 씨드나인이 개발하고 있는 <마계촌 온라인>과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던전스트라이커>가 올 상반기 각각 다른 콘셉트로 액션 마니아들을 유혹할 예정이죠.
CJ E&M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마계촌 온라인>은 1월 중 마지막 테스트를 실시합니다. 캡콤의 액션게임 <마계촌>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슈팅액션에서 MORPG로 장르가 바뀌었음에도 코믹한 갑옷파괴, 음흉한 함정 등 원작의 특징이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원작의 극악한 난이도는 온라인게임에 걸맞게 완화됐고요. 최종점검이 끝나면 1분기(1월~3월) 안에 OBT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게임의 야심작 <던전스트라이커>도 상반기 중 론칭될 예정입니다. 귀여운 SD 캐릭터와 호쾌한 액션이라는 특성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신작이죠. 직업군의 한계 없이 종횡으로 오갈 수 있는 자유로운 전직 시스템은 <던전스트라이커>만이 가진 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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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 최종 테스트 / 1분기 중 OBT 시작 |
상반기 내 OBT 진행 |
<마계촌 온라인>(왼쪽)과 <던전스트라이커>.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13년 첫 테스트
올해 처음 CBT로 유저들과 만나는 RPG도 많습니다. 먼저 네오위즈게임즈의 대형 MMORPG 두 편이 상반기에 첫 테스트를 실시합니다. 그동안 지스타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블레스>와 <아인>이 드디어 대중에게 공개되죠.
<블레스>는 지스타 2012에서 뛰어난 그래픽으로 호평받은 타겟팅 MMORPG입니다. 이 게임은 그래픽 외에도 유저와 NPC의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 NPC의 대사와 행동이 바뀌고, 같은 퀘스트라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완수하는 등 마치 그 세계를 살아 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목표죠. 이외에도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보이는 모든 곳이 이동 가능한 심리스 월드, 몬스터 하나도 그 지역의 생태계를 감안해 배치된 게임의 디자인은 <블레스>의 또 다른 강점입니다.
2011년 지스타에서 첫선을 보인 <아인>은 <킹덤언더파이어> 시리즈에 참여했던 이누카의 이현기 디렉터가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MMORPG입니다.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스팀펑크 느낌의 독특한 세계관 만큼 연출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입체적인 캐릭터 성격 묘사와 세련된 카메라 앵글이 돋보였던 지스타 2011의 영상 이후 새로운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올 상반기에 베일을 벗을 예정입니다.
상반기 내 CBT 진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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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내 CBT 진행 |
작년에 혜성같이 모습을 드러낸 MMORPG 3종도 올해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4>와 펄어비스의 샌드박스 MMORPG <검은 사막>, 그리고 디스이즈게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던 정통 MMORPG <프로젝트 N>입니다.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선택한 <창세기전 4>는 기존 시리즈에서 나왔던 이야기와 또 다른 전개의 가능성을 모두 아우릅니다. 유저는 평행우주를 여행하며 원작에 개입할 수 있고 원작의 인물을 영입할 수도 있습니다. 최대 5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조종하는 군진 시스템, 마장기나 그리마와 같은 거대 병기를 소환하는 강림 시스템이 특징이죠. 올해 CBT로 만날 수 있습니다.
<검은 사막>은 <릴>(R.Y.L) <R2> <C9>으로 유명한 김대일 PD의 신작입니다. 김대일 특유의 역동적인 액션은 물론, 실제와 같은 공성전과 거점을 기반으로 한 탐험·무역 콘텐츠로 내실도 다지고 있습니다. 샌드박스 MMORPG <검은 사막>은 올해 하반기에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엔플로드소프트의 <프로젝트 N>(가칭)은 타겟팅 MMORPG입니다. PvP와 레이드 등 MMORPG의 대표 콘텐츠를 언리얼 엔진 3의 화려함으로 채색했죠. 타겟팅 전투의 지루함은 다양한 이동 스킬과 범위 스킬로 극복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더해 보통 지상으로 국한되던 MMORPG의 전장을 공중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유저는 신의 힘을 빌리거나 합체해서 공중을 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이동 뿐만 아니라 개별전투와 레이드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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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중 CBT 진행 |
하반기 내 CBT 진행 | |
하반기 내 CBT 진행 |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RPG도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띵소프트의 카툰 MMORPG <프로젝트 NT>와 나딕게임즈의 이능력 배틀 MORPG <클로저스>입니다.
<프로젝트 NT>(가칭)는 따뜻한 화풍이 인상적인 MMORPG입니다. 시스템도 독특합니다. 유저는 몬스터를 ‘설득’해서 자신의 편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아군이 된 몬스터는 마치 스킬처럼 사용할 수 있죠. 장착할 수 있는 몬스터의 수가 한정되기 때문에 몬스터의 수집과 조합이 핵심 콘텐츠입니다. 이외에도 유저가 지형과 마을, 각종 정치와 경제 요소를 편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로젝트 NT>는 2013년 중에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작년 말 디스이즈게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던 <클로저스>는 세련된 화풍과 MORPG 본연의 강렬한 액션을 내세웠습니다. 초당 80프레임 이상의 정교한 판정과 화려한 연출, 속도감 넘치는 액션이 주력 무기죠. 부위별 아이템 제한을 해제하며 극대화한 육성의 자유와 AOS를 재해석한 PvP도 눈길을 끕니다.
2013년 중 CBT 진행 | |
2013년 중 CBT 진행 |
‘담금질은 계속된다’ 미래를 준비하는 신작들
마지막으로 올해도 유저들의 피드백으로 담금질을 계속하는 RPG들이 있습니다. 방망이를 깎는 마음으로 신중히 한 획 한 획 더해 가는 신작들이죠.
먼저 장대한 부대전투를 내세운 <모나크>와 <킹덤언더파이어 2>가 올해 새로운 테스트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영웅만 임무를 수행하는 일반전투와 병사들과 함께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부대전투 두 가지 모드가 있습니다. <모나크>는 타겟팅, <킹덤언더파이어 2>는 논타겟팅 전투를 지원하지만 하나같이 복수공격이 가능한 호쾌한 진행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반전투의 느낌은 비슷하지만 게임의 특징인 부대전투로 가면 두 게임 모두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먼저 1월 14일 2차 테스트를 앞둔 <모나크>는 낮은 진입장벽과 유저 난입에 따른 긴장감이 특징입니다. 부대를 지휘하는 명령을 간략하게 해서 컨트롤의 난이도를 낮춘 대신, 부대전투 중 상대진영의 난입을 허용해 전투의 긴장감을 높이고 진영 간 대립 극대화를 꾀했습니다.
<킹덤언더파이어 2>는 박력 넘치는 대규모 전투와 세밀한 전략이 매력입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유닛과 영웅의 강렬한 액션은 콘솔게임의 느낌을 살렸고, 전술맵을 통해 부대의 이동방향이나 목표를 지정할 수 있어 전략성도 추구했습니다.
1월 14일 CBT 진행 | |
2013년 중 CBT 진행 |
동양적인 배경을 내세운 <아스타>와 <천룡기>도 올해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아시아 판타지를 내세운 정통 MMORPG <아스타>는 화려한 성과 벚꽃, 저승사자 같은 아시아 각국의 문화 아이콘이 위화감 없이 어울리는 독특한 세계관이 인상적입니다. 인원에 따라 난이도가 조절되는 인스턴스 던전, 특정 지역의 유저들이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역협동임무 등을 특징으로 하죠. <아스타>는 오는 9일 있을 기자 시사회에서 1월 테스트 계획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삼국지(창천)에서 무협으로 돌아온 <천룡기>는 쉽고 편한 시스템이 특징입니다. 마우스 위주의 조작법과 우호도나 업적과 같은 최신 MMORPG 콘텐츠를 조합해 20대와 40대로 양분되는 MMORPG 시장의 틈새를 공략했죠. 전투 또한 복잡하거나 빠른 손놀림을 요구하진 않지만 다양한 연속기와 회피무공, 상황에 따 추가 대미지 등으로 수 싸움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천룡기>는 상반기에 추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1월 중 CBT 진행 | |
상반기 내 CBT 진행 |
마지막으로 전형적인 MMORPG의 직업구성을 탈피한 RPG 신작 2종을 소개합니다.
엔비어스에서 만들고 한게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에오스>는 타겟팅 게임의 익숙함과 힐러를 없앤 독특한 직업구성이 특징입니다. 타겟팅 방식이면서도 각종 연계기와 조건부 스킬을 활용해 역동적인 전투를 보여줍니다. 이와 함께 치유주문서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파티원 서포트를 모두에게 분담시켰죠. 올해 상반기 두 번째 테스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작년에 해외를 뜨겁게 달궜던 <길드워 2>는 올해 한국 진출에 나섭니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아레나넷이 개발한 <길드워 2>는 맵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다이내믹 이벤트와 캐릭터의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퍼스널 스토리가 특징입니다. 또한 탱커·딜러·힐러로 구성되는 MMORPG의 전형적인 직업구성을 탈피해 자유로운 파티 구성이 가능하죠.
상반기 내 CBT 진행 | |
2013년 중 CBT 진행 |
<에오스>(왼쪽)와 <길드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