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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밸브의 큰 그림 ‘스팀 박스’와 ‘생체 컨트롤러’

CES 2013에서 각종 스팀 기반 하드웨어 구상 공개

홍민(아둥) 2013-01-09 16:48:27
밸브의 게이브 뉴웰(Gabe Newell) 대표가 소문으로 떠돌던 ‘스팀 박스’의 실체를 밝혔다.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3에 참석한 그는 해외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팀 서비스를 거실 TV에서 콘솔과 같이 이용하는 데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진 ‘스팀 박스’를 소개했다.
 
 
■ 누구나 개발 가능한 스팀 호환 하드웨어
 
게이브 뉴웰은 밸브 자체적으로 ‘스팀 박스’를 만들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스팀’ 호환 하드웨어를 만들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즉, 밸브를 포함한 다양한 업체들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최고의 스팀 호환 하드웨어를 선보이기 위해 경쟁하는 모양새다.
 
9일 발표된 Xi3의 초소형 게이밍 PC ‘피스톤(Piston)’은 밸브의 협력으로 탄생한 최초의 스팀 호환 하드웨어로 앞으로 밸브의 ‘스팀 박스’를 포함해 다양한 호환 하드웨어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피스톤’ 개발의 기반이 된 Xi3의 초소형 컴퓨터. CES 2013에서 공개된 피스톤은 회색의 색상과 후면 포트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디자인이 동일하다.

 
밸브는 각 제조사에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을 제공하며 까다로운 규제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밸브가 직접 만들고 있는 ‘스팀 박스’는 리눅스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각 제조사는 윈도우를 선택할 수도 있다. 광학 드라이브 선택 등도 모두 자유다.
 
하지만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인 최신 OS 윈도우8에 대해서는 “처음 사용하자마자 ‘오 마이 갓!’, 이걸 사용할 순 없겠군”이란 결정을 내렸으며, 더 나아가 “윈도우8은 모든 PC 관련 사업 종사자들에게 슬픔이다”고 덧붙였다.
 
 
■ 바이오메트릭(생체) 기반 컨트롤러 선보일 예정
 
작년에 키보드, 마우스, 게임패드와 같은 현존 입력기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바 있는 게이브 뉴웰은 “바이오메트릭 데이터를 사용하는 컨트롤러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더 높은 정확성과 빠른 반응속도의 컨트롤러를 구현하기 위해 망막의 움직임 등을 수치화한 입력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모션 컨트롤러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했으나, 이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게임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발견할 수 없었다”며 그 한계를 지적했다. 모션 컨트롤러는 유저의 신체를 통신 채널처럼 사용하는 것과 같은데, 손가락과 손목 근육, 팔을 이용해 게임과 대화하는 것은 “난 이더넷 대신 전화연결 인터넷 시대로 돌아가겠어”와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메트릭 기술은 게임과 게이머 사이에 더욱 폭넓은 통신 대역폭을 제공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굳이 바이오메트릭 기반의 컨트롤러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주시 추적’(Gaze Tracking) 기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밸브가 구상하고 있는 게임 컨트롤러의 특허출원용 시안 중 하나.

 
 
■ 게임을 위한 거실 만들기
 
게이브 뉴웰은 게임을 거실에서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먼저 어떻게 웹 브라우저와 상호작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현재도 크롬만 실행하면 오픈 플랫폼 환경에서 수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큰 장애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어떻게 모든 게임이 통일된 컨트롤러를 지원하도록 할 것인가와 적절한 CPU와 GPU, 확장성을 가진 하드웨어를 준비하는 일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는 하나의 PC에 한두 개의 모니터를 연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미래에는 하나의 GPU로 8개의 게임을 동시에 실행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밸브는 더 많은 스크린과 컨트롤러를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플랫폼 스팀을 거실로 나오게 만드는 것이 밸브의 ‘큰 그림’이다.

 
 
■ 밸브, 모바일 하드웨어도 개발 중
 
게이브 뉴웰은 밸브의 하드웨어 개발 중에 ‘스팀 박스’와 컨트롤러 외에 모바일 등 몇 가지 프로젝트가 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팀 박스’는 밸브 회사 내부에서 ‘빅풋(Bigfoot)’으로, 모바일 버전은 ‘리틀풋(Littlefoot)’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나 나은 모바일게임 환경을 위해선 아직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밸브는 “모바일 세계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가?”는 원초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모든 모바일 기기에 멀티 터치패드가 사용되고 있다고 해서 휴대용 콘솔에도 무조건 멀티 터치패드를 넣어 가격만 올리지 않고 먼저 그 효용성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