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온라인게임 표준약관을 심사해 보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표준약관에는 그동안 소비자 분쟁 중 많은 증가 추세를 보인 장애와 관련한 책임과 보상, 계약 및 해지와 환불, 미성년자의 계약과 관련한 효력 유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는 각 서비스업체의 약관에 해당 내용을 삽입했으나, 업체마다 근거와 규정이 달라 분쟁이 벌어졌으며, 이와 관련해 소비자의 권익보호라는 차원에서 공동 및 표준약관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 18세 미만 회원 가입 시 법정대리인 동의 필요
이번에 보급된 표준약관은 크게 네 가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회원가입 및 약관의 내용 중 중요한 내용은 굵은 글씨 등으로 처리하거나 별도로 표시해 명확이 알려야 하도록 규정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은 청약 및 계약 해제, 회사의 권리 및 의무. 회원에 대한 피해보상 등이 포함된다.
두 번째로 18세 미만 청소년이 회원에 가입할 경우 반드시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이 조항에는 초중등교육법 제 2조에 규정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도 포함된다. 이 경우 현행 14세 미만의 보호자 동의보다 상향된 조건이 된다.
이와 함께 미성년자가 유료 서비스를 결제할 경우 법정 대리인의 동의와 취소권을 명시하고, 동의 없는 결제는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 1만 원 이상 환불, 10% 이내의 수수료 공제
환불도 더 자세해졌다. 회원이 구매한 캐시 등의 환불을 요청하는 경우 남아 있는 금액의 10% 이내의 금액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환불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5만 원의 환불을 요청할 경우 수수료 5,000 원(10%)을 공제하고 남은 4만5,000 원을 환불받을 수 있다. 단, 남은 금액이 1만 원 미만일 경우에는 업체가 수수료로 규정한 일정금액을 공제한 남은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세 번째로 회원 제재와 관련한 규정을 구체화했다. 제재 대상으로는 타인의 정보도용, 관계자 사칭, 지적재산권 침해, 업무방해, 게임 데이터 등을 유상으로 처분하거나 권리의 객채로 하는 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 유료 서비스 4시간 연속 중지 시 3배 연장
네 번째로는 서비스 중지 또는 장애에 대한 보상 명시조항이다. 서비스업체의 책임으로 사전 고지 없이 유료 서비스가 1일 4시간(누적포함) 연속으로 중지될 경우, 해당 시간의 3배에 해당하는 이용시간을 무료로 연장하도록 되어 있다.
서버점검 등 사전에 공지한 경우에도 장애 시간이 10시간을 초과할 경우 초과 시간에 대해서는 무료로 연장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공정위는 이번 온라인게임 표준약관 제정을 통해 게임사업자와 이용자 간의 불공정 약관으로 인한 피해 및 분쟁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표준약관을 한국게임산업협회 및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하고 적극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 표준약관의 강제성은 없어, ‘권장’이 전부
모든 게임업체들이 이번 표준약관을 사용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약관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표준 약관은 소비자 단체 및 소비자원 등에서 소비자 피해가 자주 일어나는 거래 분야에 대해서 공정위가 표준약관을 마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마련된 표준약관은 업체에서 의무적으로 쓰도록 강제하지는 못하고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 전부다. 해당 사업자는 표준약관과 다른 약관을 사용하거나, 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표준약관을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표준약관과 다른 내용은 소비자가 알기 쉽게 표시하면 된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공정위의 표준약관은 말 그대로 온라인게임의 약관의 표준화한 것이다. 내용을 보면 규제 같은 조항도 있고, 가입사항 등 유저와 업체에 서로 불리한 조항도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표준약관은 참조하겠지만 이를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