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 코엑스 컨퍼런스홀에서 ‘2013 글로벌 게임산업 전략포럼’이 열렸다.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미래를 읽고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전략포럼’이라는 슬로건 아래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2012년을 돌아보고 2013년을 내다봤다.
이번 포럼의 마지막 순서였던 ‘국내 온라인, 모바일 게임시장의 전망’ 발표와 ‘국내 게임시장의 장르별 결산 및 전망’ 토론을 묶어서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 “2013년에 모바일 급성장, PC온라인 건재할 것”
위메이드 석주완 상무이사는 ‘국내 온라인, 모바일 게임시장의 전망’ 발표에서 “2013년에는 모바일게임이 급성장할 것이며, 온라인게임 시장은 여전히 건재할 것이다”고 말했다.
석 이사는 2012년 모바일게임 시장을 돌아보며 “폭발적인 성장에는 카카오 게임의 위력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 게임 덕분에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게임을 접하기 시작했다”며 모바일게임 시장이 확대된 요인으로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유입을 꼽았다. 그 덕분에 모바일게임 시장은 확대되고, 온라인게임 시장을 크게 잠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2013년 모바일게임 시장은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이 점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찾을 전망이다. 그리고 이동통신사나 삼성전자 등이 신규 플랫폼을 출시해 카카오톡, 라인과 경쟁하면서 플랫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석 이사는 2012년 온라인게임의 PC방 점유율 데이터를 근거로 들며 “모바일게임의 폭발적인 성장 때문에 온라인게임 시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12%나 성장했다”며 PC온라인게임 시장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13년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해 <리그 오브 레전드>가 계속 흥행할 것이고, <메트로 컨플릭트>나 <하운즈>의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하드코어 게이머를 노리는 대작 RPG는 출시 시기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 “2012년 PC온라인 시장은 오리무중이었다”
액토즈소프트 배성곤 부사장은 ‘국내 게임시장의 장르별 결산 및 전망’ 토론에서 “2012년을 돌아보면 ‘오리무중’이었다”고 말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모바일게임이 급성장과 함께 주목받으며 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반면, PC온라인게임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 온라인게임 시장 전망에 대해 “개발사들이 모바일게임에 너무 집중하면서 PC온라인게임 개발을 축소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2~3년 안에 산업적인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온라인게임의 개발에 2~3년 정도가 걸리는 만큼, 지금 개발 중인 PC온라인게임이 적어지면 앞으로 중국 등의 외산게임에 온라인게임 종주국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모바일게임은 점점 경쟁자도 많아지고 게임의 수명도 짧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대작을 흥행시키면 한동안 걱정 없이 차기작을 준비할 수 있는 PC온라인게임으로 다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한다”는 소견을 덧붙였다.
■ “개인화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나올 것”
게임빌 이경일 사업개발실 이사는 2012년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이 201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LTE 통신과 고사양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며 스마트폰에 온라인게임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이사는 “스마트폰은 각 사용자의 정보를 토대로 개인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개인의 정보를 활용한 게임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면 GPS를 활용한 위치기반 게임이나 나이키+의 센서를 활용한 경쟁게임 같은 것들이다.
그는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해서는 “어느 플랫폼에서나 그랬듯 시장이 커지면 많은 업체가 뛰어들고, 경쟁에서 살아남은 업체가 남을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기인 만큼, 유저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고 바라봤다.
■ “하드웨어 플랫폼 장벽, 점점 무너지고 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최정환 본부장은 지금의 콘솔게임 시장은 상당히 위축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콘솔게임은 일본의 시장 규모가 큰데, 2007년 닌텐도 DS와 Wii의 흥행으로 7조 원 규모였던 일본 콘솔시장이 2012년에는 4조 원 규모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콘솔게임 시장이 위축된 이유로 신기종인 Wii U나 닌텐도 3DS의 판매량 저조를 꼽았다. 새로운 콘솔 기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며 시장이 작아졌다는 견해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게임이 휴대용 콘솔 게임기의 자리를 차지할 까 염려스럽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최 본부장은 콘솔게임의 전망에 대해서는 “점차 하드웨어 플랫폼의 장벽이 무너져가는 상황이라 개발사들이 콘솔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에서 구동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언리얼 엔진이나 유니티3D 등의 게임 엔진을 통해서도 멀티플랫폼 개발이 가능해진 만큼, 다양한 플랫폼으로 어떤 재미를 줄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 “아케이드게임, 오프라인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아이알로봇 박창현 대표는 “아케이드게임이 산업군으로서 인정받지 못할 정도가 된 것이 현실이다”며 아케이드 업계의 우울함을 대변했다. 그는 “아케이드 게임 전시회를 가 보니, 중국산 게임들이 많더라. 이미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것 같다. 이런 상황이 된 것은 제작, 유통, 영업의 생태계가 파괴된 탓이 크다”며 아케이드 업계의 생태계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법천자문> 같은 아케이드게임이 흥행했던 것처럼 오프라인의 장점을 살린 게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케이드게임이 장치산업이라는 점을 들어 다양한 센서 등을 융합할 수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